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외의 결과는 아니다. 엡스타인도 “김병현을 올리지 않겠다”고 확정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 “빅리그에서 던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변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게 전부다. 분명히 변화 가능성을 얘기했고,그렇게 됐으니 엡스타인이 말을 바꾼 것은 아니다. 스포츠서울은 ‘김병현이 최종결정을 기다리며 비상시에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계속 전했다.
보스턴은 왜 김병현을 빅리그에 올리기로 결정했을까. 여기엔 ‘김병현의 풍부한 경험’과 ‘엡스타인의 신뢰’가 최종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면서 불펜투수들이 혹사당해 마운드에 ‘긴급수혈’도 필요했을 것이다.
김병현은 한때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다. 3년연속 포스트시즌에 뛰며 빛과 그림자를 두루 경험했다. 25세의 청년이지만 경험으로 봤을 때는 베테랑 투수라고 할 수 있다. 구단 관계자든 코칭스태프든 그런 경험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
김병현에 대한 엡스타인의 신뢰는 각별하다. 보스턴 언론이 뭐라고 하든 김병현을 안고 가고 있다. 지난해 엄청난 트레이드 압박을 견디며 김병현과 2년간 1000만달러의 고액연봉계약을 맺은 게 엡스타인이다. 과거의 활약에 대한 존중과 미래의 활약상에 대한 확신이 그에게는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지난해 겨울 트레이드했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 주) | 이평엽특파원 yu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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