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주니어'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가 19일 부산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골'을 약속했다. 지난 15일 입국한 그는 9월 8일 베트남과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전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로 FIFA로부터 4경기 출장정지를 받은 후 약 3개월 10여일 만의 A대표팀 합류다.
차두리는 2005년 2월 9일부터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못나서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자신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 독일의 대표팀과 갖는 친선경기 참가에 대해 "색다른 느낌이다. 마치 친구들과 뛰는 것 같을 것이다"며 "물론 이기면 좋겠지만 결과가 중요한 경기가 아닌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독일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2년 월드컵 준결승 독일전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긴 했지만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 2부서 뛰고 있어 이번 독일전이 더욱 각별하다.
아버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51)도 19일 부산을 찾아 아들이 독일대표팀을 상대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입국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아버지 차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귀국보고'를 한 차두리는 "수원 감독에 부임하기 전 독일에서 내가 뛰는 것 보신 이후 1년 만에 직접 내 경기를 관전하시는 것"이라며 "예전엔 몰랐는데 요즘은 아버지 오시는 것이 좋다. 아버지 칭찬도 받고 싶다"며 돈독한 부자관계를 과시했다.
차두리는 또 아버지의 2004 K리그 우승의 기쁨을 자신의 독일전 골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2호골을 기록한 다음날 아버지가 우승했다고 전하자 "알고 있었다. 내가 골을 넣으면 아버지 성적이 좋다"고 웃으며 "그래서 (수원이) 지진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승부차기까지 갈 줄은 몰랐지만"이라고 답변했다. 오은미 씨에 따르면 차두리는 당시 친구로부터 승부차기 상황을 전화통화를 통해 실시간 전달받았다고 한다.
차두리는 "경기 전날 '아빠, 나도 우승 감독 아들 좀 되어 봅시다'라고 말했다"며 "내 바람대로 아버지의 우승이 이뤄졌으니 독일전에서 내가 골을 넣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골 욕심을 보였다.
아버지 대표팀 감독 절대 안돼요
차두리는 "만일 아버지가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난 대표팀에서 나올 것"이라고 한마디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차두리는 "지금의 아빠-아들 관계가 좋다. 부자지간에 선수와 감독관계가 되는 것은 싫다"고 이유를 말했다. 어머니 오은미 씨 역시 "프로 감독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빠(차범근 감독) 의견을 존중한 것이다"며 대표팀 감독 복귀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한편 그동안 문제가 됐던 경기 후 인터뷰 거절에 대해서는 "아시잖아요. 싫어하는거"라고만 밝혔다.
지윤미 기자
KBO | 1251명이 읽었어요. 3.145.1.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