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짧게나마 경험했던 심해 체험 후기를 공유 드릴까 합니다.
가능하면 3988님이 계신 진짜 심해인 600~900점대였으면 좋았겠지만,
제 계정이 시즌점수가 하나도 없는 계정이라서, 주로 매칭되는건 골드구간이 매칭이 되더라구요.
간혹 가다가 실버 유저들도 있긴했습니다.
그 점 감안하였으면 하구요.
시즌 1~3때 핵이 정말 넘쳐났을때.본계정 돌리면 70~80%는 핵유저를 만났습니다.
아군으로든 적군으로든.그때 받았던 스트레스는 정말 너무 심했었죠.
오버워치 유저들도 엄청 줄어들었습니다.
근데 그때 느꼈던 핵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어제 심해에서 느낀 스트레스와 비슷했습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암담함이라고나 할까?
오버워치 오픈 초기부터 나름 쌓았던 인내심이 아니었으면,
어제 그 계정이 내 본계정이었다면 아마 분명 멘탈이 터졌겠죠?
(사실 디바할때는 모르다가, 아나부터는 이제 슬슬 눈에 보이니 멘탈이 금가서 질질 샜죠 ㅋㅋ)
어쨋든 어제 느낀 점을 정리해보면,
1. 심해 탈출에 가장 빠른 방법은 솔랭이다.
단언컨데 본인이 압도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솔랭이 가장 빠릅니다.
듀오 이상을 돌리면 적군도 듀오이상이 나올 확률이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에
(솔랭도 다인큐를 만나긴 하지만.)
당연히 상대방에도 버스와 대리기사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게임내의 가장 큰 변수를 자기 자신의 실력만으로 한정짓는 방법은
솔큐를 돌리는 방법입니다.
단, 압도적인 실력이라 함은 단순한 캐리가 아닌 하드 캐리를 뜻합니다.
2. 심해에서는 절대 압도적인 실력을 만들 수 없다.
심해를 탈출 하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압도적인 실력을 가지고 솔랭을 돌리는 것인데,
역설적으로 심해에서 게임을 하면, 절대로 실력이 향상 될 수가 없습니다.
에임 정도는 아주 조금 "익숙"해질 수 는 있겠죠.
FPS 게임을 즐겨보시면 사람마다 다른 에임에 대한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연습을 하지 않는 이상 절대 정교한 에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충분한 연습을 거쳐 어느정도 트래킹과 끌어치기가 익숙해진 유저라면,
그 어떤 FPS게임을 하더라도 쉽게 익숙해질 겁니다.
반대로 충분한 연습을 거치지 않고 그저 in-game 에서 익숙해진 에임이라면,
그건 말 그대로 마우스를 갖다대는데만 익숙할 뿐이죠.
FPS에서 말하는 정교한 에임은,
정확하게, 신속하게, 근육에 기억된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서 만들어 지는거죠.
이건 절대 in-game에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럼 그랜드마스터 계정으로 연습하면 에임이 훨씬 느나요?
그건 아니죠.
하지만 높은 등급에서 게임을 하면 에임 이외의 상황판단이라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오버워치는 그 상황판단이 엄청나게 중요합니다.
블리자드가 이야기하는,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마스터하기는 어려운 오버워치잖아요.
단축키 몇개면 기술을 쓰고, 누구나 자리야 궁하나 있으면 한타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야 궁을 타이밍 보고 디바로 먹어치우고,
적이 쏟아부은 궁에 몸을 대주고 빠르게 한타를 져버리고,
다음 턴에 최소한의 궁을 사용해서 바로 거점을 가져오는 능력은
쉽게 만들어지는 기술들이 아닙니다.
심해 유저들은 자신들이 왜 지는지 모릅니다.
상위 티어에서도 본인들이 왜 이기고 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얼마전 러너웨이를 결승 진출시킨 카이저의 아이헨발데에서의 대지분쇄 기억하십니까?
과연 카이저 혼자 러너웨이를 이기게 만든 걸까요?
아래 영상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이겼는지 확인해 보세요.
https://youtu.be/TNAM9sxGEes
결론적으로, 심해에서 게임을 해서는 실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제대로된 조합으로 팀파이트를 해볼 기회도 없으며,
6:6 5:5 싸움을 가져볼 수도 없습니다.
내가 지금 누굴 포커싱 해야하는지. 아니 애초에 포커싱 조차 맞춰볼 기회가 없어요.
왜 지는지 아무도 이야기 안해주니까요.
아무말 없이 지든가, 기껏해야 욕이나 실컷 해주니까요.
하지만 최소 다이아~그마 구간에 가면 다릅니다.
상위티어가 될 수록 더 부드럽고, 거절할수 없는, 정곡을 찌르는 피드백들이 나옵니다.
얼마전 루나틱하이 경쟁전에서 내전이 발생했는데,
Mirage가 상대 편인 WHORU에게 파라 1:1을 4~5번 연속으로 짤리자(2발컷),
Mirage와 같은 편인 Miro가 이야기 합니다
"야 그냥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른거 픽하는 것도 방법이야."
이 말을 들은 Mirage는 과연 화를 내며 부모님 안부를 물었을까요?
하물며 저정도의 의사소통은 커녕,
최소한의 대화조차 심해구간에선 발생하지 않습니다.
팀원과 의사소통하는 방법도 배울 수 없고,
조합을 바꿔서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이기는 방법도 없습니다.
적군과 아군 숫자를 세어가며 한타를 함께 열수도 없고,
힘 대 힘, 팀 파이트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단언컨데, 심해에서는 인내심 말고는 그 어떠한 것도 배울게 없습니다.
3. 심해에서 놀면, 심해를 탈출 할 수 없다.
이건 마치 눈 한송이 내리지 않는 아프리카에서, 스키를 배우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심해에서 게임을 하면 심해를 탈출 할 수 없습니다.
스키를 배우려면 눈이 있는 나라에 가서 배워야 하죠.
심해에서 하는 게임은 오버워치가 아닙니다.
오버워치를 가지고 만든 배틀로얄에 가깝죠.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1:1의 연속들중에서 누가 우승자인지를 만들어내는 게임이죠.
아나를 플레이 해보니까 그게 단번에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적이 어디에 있고, 몇명이 있는지 아무 생각 없이 달려가서 죽습니다.
왜냐? 10초뒤에 리스폰 되니까. 그때 또 빨리 뛰어와서 싸우면 되니까요.
이런 무의미한 싸움만 한다면 그저 익숙해진 에임실력만 가지게 되겠죠.
인벤에서도 심해를 탈출하는 방법은 여러번 올라왔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렇게해서 심해를 탈출 했다고 하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이야기가 없더라구요.
"심해를 탈출 하는 방법은 심해에선 배울 수 없다."
4. 심해에 빠지지 않는 것이 최우선
심해는 빠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확히 경계선은 알 수 없지만, 대략 1300~1500점 사이부터는 조심해야 합니다.
2연패, 3연패 이상하면 꼭 컴퓨터 끄고 주무시구요.
지면 왜 졌는지 곰곰하게 생각해보세요.
아직 그 구간은 왜 졌는지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 구간입니다.
5. 이미 심해라면... 심해를 탈출 하는 방법
a. 에임연습
일단 에임연습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있으므로 알아서 틈틈히 연습하세요
그리고 이 연습은 심해든 어디든 마찬가지입니다.
b. 상황판단
상황판단이라함은 영웅별 대처, 조합, 팀파이트, 포커싱 등 에임외의 모든 것을 뜻합니다.
가장 좋은것은 다이아, 마스터, 그랜드마스터 계정을 구해서 솔큐로 들어가서 연습합니다.
계정을 뭐 사든, 빌리든, 대리로 올려서 하든 방법은 알아서 하세요.
추천하는 연습 영웅은
1티어 "겐지, 트레이서, 자리야, 솔져, 맥크리, 파라"
2티어 "디바, 윈스턴, 로드호그, 아나"
3티어 "메이"
위의 영웅들은 아군의 멘탈이 안 터지면서 모두 자력으로 캐리가 가능한 영웅들입니다.
단, 아나를 제외한 힐러는 꼭 해야만 할때 하세요.
메르시와 루시우, 젠야타는 최대한 줄이고
정말 필요할때만 어쩔수없이 픽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들의 동료인 다딱이, 마딱이, 그마딱이 들이 자기들 시간을 투자해서,
당신의 플레이가 뭐가 잘못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겁니다.
거의 대부분 욕이 곁들여 질텐데, 그들이 뭐라하든 받아들이시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세요.
필요하다면 루시우나 메르시를 픽해서 뒤에서 지켜보세요.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느껴볼 수 있을테니까요.
6. 마무리
계정을 사서 마스터에 가면 이미 심해를 탈출 한거 아냐?
제 이야기가 어딘가 모순이 있지만,
어쨋든 스키를 타는 법은 스키장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심해에 빠지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심해를 탈출 할 수 있는지는
그 윗 티어의 게임에 녹아져 있습니다.
물론 심해에서 플레이를 오래하면 심해를 빠져나갈 순 있겠죠.
개인교사가 붙지 않는 이상 아마 최소 2시즌~5시즌은 걸릴겁니다.
대리,버스,계정구매,개인교사 등이 어렵다면,
최소한 APEX 챙겨보기, 스트리머나 프로게이머의 방송 챙겨보기라도 꼭 생활화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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