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언급한 기억이 있는 작품은 빼는 간지
하현의 달 - 야자와 아이
진짜 이 작품을 야자와 아이, 파라키스나 나나를 그린 그 야자와 아이가 그렸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고 신기하기만 함.
허세나 겉멋을 조금 접어두고 약간은 몽환적이고 미스테리어스한 이야기를
깔끔하게 세 권의 책 안에 잘 정돈한
야자와 아이가 그렸지만 야자와 아이가 그린 거 같지 않은 최고의 수작.
그와 달 - 이쿠에미 료
이쿠에미 료의 내가 있어도 없어도 라든가 깨끗하고 연약한, POPS 등을 보면
(장밋빛 인생도 좀 덜한 편이지만 같은 연장선 상이고) 비교적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인간 관계를 그려내는 일이 많았는데..
그와 달은 이별이라는 장치 없이도 얼마든지 나와 타인과의 관계의 의미를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거기에 잔잔하게 박혀 있는 개그도 전혀 후지지 않고,
같은 사건을 여러 시각으로 풀어내는 등의 구성도 재미짐.
(비교적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 건 하니바니도 있지만
이건 좀 너무 안드로로 가는 느낌도 있고 (외계인 빙의)
메세지적인 측면에선 조금 글쎄효 싶기도 해서..)
리빙 게임 - 호시사토 모치루
호시사토 모치루 작품 중에 가장 갑이라고 하면 솔직히 리빙게임하고 굿모닝고스트하고 반반인데..
굿모닝고스트는 쫌 다 보고 나면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그냥 마냥 밝기만 한 리빙게임을 선택
시골에서 갓 상경한 이제 막 고교 졸업한(걸로 기억하는데..) 여자애를
자취방에 꼬셔서 ㄲ..꼐임..!하는 건 아니고
하여튼 얘가 올라오는 바람에 생기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그리고 있음.
사랑의 증명 따위를 그리는 작가니만큼 일반적인 러브코믹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고
좀 구식인 개그(개연성 없는 돌발사건의 나열 같은..)와
집이란 것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작가의 의식이 배어있는데
이게 참 묘하게 공감이 감.
조금 중간에 흐름이 늘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카와이이이한 이즈미쨩만 있으면 된다능..
사랑의 달걀 - 마키무라 사토루
보통 마키무라 사토루 작품 중 하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매진을 꼽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같은 메세지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점에 있어서는 약간 의문이 들어서..
조금 유하게 볼 수 있는 사랑의 달걀을 선택함.
마키무라 사토루의 대다수의 작품은 여성에게 있어서 일과 thㅏ랑, thㅏ랑과 일,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자립이란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탐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매진은 좀 많이 과격한 편이고, 두다댄싱은 중도하차하셨고.. (결말 없이 끝남 (아오 빡쳐))
최근작인 빌리브는 진짜 팬심으로도 좀 봐 주기 힘들고 리얼 클로즈는 현재 진행형이라 대상에서 제외
맛있는 관계는 나름 괜찮지만 프랑스 요리와 결합하면서 너무 빙빙 도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사랑의 달걀은 4권이라는 작은 볼륨 안에 압축적으로 그런 주제의식을 잘 표현했음.
사실 너무 짧아서 결론을 제대로 못 내리는 감은 있지만..
마키무라 사토루의 작풍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는 더 없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함.
이건 좀 너무 메세지가 밋밋한 거 같다 하면 이매진으로 넘어가면 되고
플롯이 좀 더 드라마틱했으면 좋겠다 싶으면 맛있는 관계를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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