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마키무라 사토루하면 여성의 일(성공)과 사랑에 대한 작품을
잘 그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물론 여성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작가가 마키무라 사토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둘을 혼합하는 밸런스 감각만큼은 다른 작가들이 따라잡을 수가 없어요
그런 밸런스 감각 때문인지 전체적인 느낌이 성장만화의 그것과 상당히 흡사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안노 모요코의 '워킹 맨'같이 그냥 일만 주구장창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류의 만화와 비교하면 상당히 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죠 아무래도..
그런 점 때문에 그의 작품을 별로 눈에 차지 않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말랑말랑한 작품을 고르라면
(고전이 된 작품들을 제외하고..) 바로 이 맛있는 관계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최고의 미식가인 아버지를 둔 덕에 먹는 것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주인공 모모에는 잘 나가는 아버지 덕에 별 다른 고생 없이 대학 졸업반이 됩니다
그렇지만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돌아가시고 그런 아버지에게 보호 받고 있던 모모에와 어머니는 순식간에 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되었습니다. 물론 친척 쪽에 비교적 풍족한 양반들이 있어서
그쪽으로 의탁을 하면 두 식구 먹고 사는 거야 걱정 없긴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쉽게 SOS를 치지도 못 합니다.
어떻게든 모모에는 자신이 어머니를 부양해 보려고는 하지만
자신의 무력함과 아버지가 죽은 이후에도 그 이전에 누렸던 화려한 생활을
잊지 못하는 (생활력 없어 보이는) 어머니에게 질려서 집을 나가고 맙니다.
세상에 의지할 곳 하나 없던 그녀는 아버지의 지론에 따라
근처의 한 레스토랑에 들리게 되는데 20여년을 최고의 것들만 먹고 다닌 그녀도
한 입에 맛있다는 말이 나오는 음식이 나오게 되고,
거기에 감복한 그녀는 가게 오너를 졸라 종업원으로 일하게 해 달라고 하는데..
도입부만 요약해서 쓰니 약간은 좀 무거워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보면 상당히 필체가 가볍습니다.
비극적인 상황임에도 결코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지 않고
결코 쓸데 없이 폼을 잡지 않고 어깨힘을 많이 뺀 작품입니다.
이러한 점은 주인공인 모모에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데요.
심각함이라고는 눈에 씻고 찾아 볼 수도 없고 짝사랑 일변도의
나잇값 못하는 사고뭉치 캐릭터인데 보통 마키무라 사토루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어른의 냄새가 풍기는 주인공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 역시 모모에 1인칭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개 자체도 (마키무라 사토루 작품 치고는) 상당히 발랄한 느낌을 줍니다.
요리가 주를 이루기는 합니다만 요리 만화의 범주로 보기에는
다른 주제 의식(제목부터가 맛있는 '관계'잖아요)이 너무 강하구요.
요리가 있는 마키무라 사토루식의 성장만화라고 보는 게 타당한 듯 합니다.
읽고 좋은 느낌이 들었다면 사랑의 달걀 -> Do Da Dancing -> 이매진 & 이매진29
순으로 넘어가면 될 거구요. (개인적으로는 이매진이 제일 좋았습니다.)
최근에 BELIEVE라고 하는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좀 별로고..
하얀 폴카나 사랑의 아랑훼스 등의 오래된 작품들은 위에서 열거한 작품들과는
상당히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유의하셔야 할 겁니다.
> 오역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합니다만 여튼 프랑스어를 일본어로 표현한 것을
중역하는 과정에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외래어 표기가 튀어나오는데 상당히 좀
거슬립니다. 옥의 티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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