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안나서 미뤘는데 중간고사 기간까지 찾아오니 대책이 없었네요.
암튼 외국어 영역 공부법을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주목적이었고 윤민혁 어린이도 이거 보라고 한 건데 이거 이제 볼 일이
있을라나 어차피 공부 안하고 있던데 음...
얘기하기 전에 먼저 전제로 깔아둘 게 있다면, 외국어 영역은 언어나
수리와 다르게 쓰는 '말'이기 때문에 개인 차에 심하게 좌우됩니다.
그냥 영어 사용하는 애들은 식은죽 먹기로 하는데 아닌 애들은 하나
하나에 목 매달면서 죽을 힘을 써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미리 말해
두건대 이 글은 일정 수준은 되는 수험생을 타겟으로 합니다. 진짜
생기초부터 해야 한다는 분은 이거 보셔도 별 도움 안될테니 일단
기초부터 쌓으시길 바랍니다. 이대로 하셔도 되긴 합니다만 초반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좌절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기초 쌓는 법이요? 별거 있나요 그냥 아무 학원이나 다니시면서
가볍게 익히시면 됩니다. 그 과정을 거치고나면 대충 틀은 잡힙니다.
1. 영어로 된 소설을 볼 것
영어를 잘 하는 방법으로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한 가지가 영어
시험을 공부해서 점수를 잘 올리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한 가지가 영어
자체를 공부해서 실력을 쌓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건 후자에 해당하는
방법으로서 해둘 경우 영어 시험을 준비할 때 뭘 하든 유연하게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어 소설을 보면 고전 명작이 아니라면 대개 구어체에 못 보던 단어도
많고 이래저래 짜증이 나는 요소가 많습니다만, 가급적 꾹 참고 계속
보시길 바랍니다. 영어 사전은 가급적 자제하시길 바라고, 문맥의 흐름
속에서 그냥 문장 자체를 받아들이는 데에 주력하세요. 처음에는 진짜
욕나오는데 이게 익숙해지다보면 단어 몰라도 쭉쭉 읽힙니다. 님들
한글로 된 소설을 봐도 단어 다 알고 보는 거 아니잖습니까. 영어도
마찬가지가 된다 이겁니다. 물론 진짜 모르겠다, 단어만 가지고 이게
뭔가 결정된다 싶으면 봐야겠지만...
이게 쭉 읽히는 수준에 다다르면 기본적인 독해 자체는 큰 문제가 없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지문을 접해도 그냥 눈에 들어오면서 쉽게 읽히죠.
저의 경우 존 그리샴의 소설을 봤네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
드리자면 '의뢰인(Client)' '타임 투 킬(Time to kill)' '런어웨이 쥬리
(Runaway jury)'의 작가입니다. 근데 취향을 타는 거라 추천을 하려는 건
아니고, 고전 명작도 좋습니다. 아는 놈들의 말로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좀 좋다던데 전 본 적이 없어서... 아, 해리포터는 비추라는군요.
문장이 정제되지 않고 애들용이라서 그렇다나-_- 안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저 말 한 놈들도 죄다 잘난 놈들이니 참고해서 나쁠 건 없겠죠.
이 방법의 부수적인 효과를 말씀드리자면 작품을 잘 고를 경우 문법이나
단어 고르는 것까지도 어느 수준까지는 자연스레 해결될 수 있습니다.
가령 2006년 수능 대비 2005년 9월 모의평가에 나왔던 문법 문제가 말이
존나게 많았는데 저와 제 친구는 아무 생각없이 답을 골랐고 그건 정답
이었습니다. 시시콜콜 따지는 게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2. 영어로 된 영화나 드라마를 원어로 시청
이것도 소설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 실력 자체를 올려주는 방법에
속합니다. 앞서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는데 이건 평소에 해둬야 하는
겁니다. 시험 앞두고 반짝 하는 걸로는 효과를 볼 수 없으니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좀 통속적인 방법이긴 합니다만 의외로 잘 먹히는 방법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없이 원어로 보는 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잘
안됩니다. 수험용 듣기보다 훨씬 다양한 상황에 다양한 억양, 발음 등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들리는 정도가 달라지거든요. 자막을 중간중간
확인하면서 귀에 영어 악센트를 익혀놓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도 이게
잘 된다면 듣기 파트가 수월하게 해결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 보면서 재미를 얻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겠네요.
저는 프렌즈를 봤고, 반지의 제왕을 보다가 때려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렌즈를 추천하는 바이고, 뭐 프리즌 브레이크나 여타
유명한 미국 드라마나 영화라면 무난할 듯 싶네요.
물론 맘에 안든다면 안하셔도 무방합니다. 소설 보는 것까지는 일정
부분 강제성이 있습니다만 이건 안내키면 안하셔도 됩니다. 수능용
공부로는 좀 오버라는 측면이 있긴 하거든요.
3. 영문독해연습501
책입니다. 대학교 교수가 쓴 책입니다. 대학생들 보라고 쓴 책입니다.
그래서 좀 꺼려지실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썼느냐. 단지 이게 좀 아니
꽤나 사기 아이템이라...
물론 어렵기 때문에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걸 제대로 볼
경우 독해에 구문 관련 문법이 한 방에 끝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재수학원 가보면 이거 보는 인간들 심심찮게 보입니다. 저 재수
할 때는 공부 좀 한다는 년놈들은 죄다 이거 보고 있었네요.
내용은 단문, 중문, 장문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지문마다 구문에 단어
정리까지 되어 있습니다. 지문은 대개 언어 지문에서 비문학류의 독해
지문을 생각하시면 되고, 그냥 재미로 보기에도 쓸만한 지문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중간 구문 조합으로 작문 연습도 할 수 있도록
되어있고, 맨 뒤에 보면 독해하고 확인하라고 한글로도 빼곡히 적혀
있네요. 지문 하나를 완벽하게 독해했을 때의 기분은 꽤나 좋습니다.
대학생이 되고나서 보기엔 좆도 아닙니다만 수험생으로서 접하기엔
난이도가 있다보니 성취감이 있죠.
이것만으로 실감이 안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자면,
지문 자체는 몰라도 여기 나오는 단어와 구문들, 수능하고 직결됩니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여기서 언급되는 것들이 수능에서 고급지문으로 가면
심심찮게 보입니다. 아마도 고급지문이랍시고 다른 데서 가져오는 게
겹쳐서 그런 듯... 암튼 쓸만합니다.
'얼마 받고 알바하냐' '존나 어렵다' 라고 하실 분들은 걍 안보셔도 됩니다.
4. 문법
이건 사실 딱히 대책이 없습니다. 저도 문법 공부를 따로 체계적으로
한 적이 없는데다 문법 책 사서 본다고 해도 이게 시험에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써먹으려면 독해하면서 거기서 찾는 게 중요합니다.
영어 자체를 익히는 게 필요하달까요. 저는 학원 다니고 학교에서 배우고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그냥 문법을 쉽게쉽게-_- 물론 일정 수준 넘어가면
저도 해결 못하는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그건 문제에 맞춰서 유형을 따라
따로 준비해줄 필요가 있죠.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독해하면서 익숙해지면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됩니다. 거 왜 외국 살다온 새끼들이 '왠진 모르겠는데 이게
어색한데?'라고 하면 그게 답인 거, 이게 경험으로 와닿게 됩니다. 시험
문제 접하고 걍 그게 틀린 거 같아 고르면 그게 답인 기분, 안겪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여러분도 도전을...(약장수 톤으로)
그래도 굳이 문법 공부를 따로 하고 싶다는 분들은 토익 문법 공부를
따로 좀 하시길 바랍니다. 몇년 전부터 수능 추세가 토익 쪽을 따라가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토익을 공부하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겁니다.
5. 문제집 검토
사실 기본을 위해서는 저 정도면 됩니다. 저걸 꾸준히 해준다면 수능 공부
따로 안해도 1등급은 무난히 찍을 수 있게 됩니다. 제가 그런 간지라...
그래도 이게 시험은 시험인데다가 이 글이 수능 자체를 염두에 두고 쓰는
거라서 문제집 검토가 안나올 수가 없겠는데, 현실적으로 시중에 나오는
문제집 별 필요 없습니다. 언어영역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엄한 곳에다
돈 낭비 하지 마시구요, 그 돈으로 딴 걸 하시길 바랍니다. 능률영어는
좀 쓸만하긴 합니다만 추천할 정도로 좋은 건 아닙니다. 그래도 굳이
시중에 나온 걸 좀 봐줘야 직성이 풀리겠다 싶으면 봐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좀 강제성을 띠고 본다면 EBS를 좀 봐시면 유리합니다. 시험에
꼬박꼬박 나오는 거 같고 EBS도 난이도 있는 책들은 나름 쓸만하거든요.
문법도 나름 정리해주는 느낌인 거 같았고... 근데 맹신은 하지 마시고..
문제를 푼다면 모의고사를 푸세요. 어려운 걸로 골라서 시간 내에 푸는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70분 풀로 하는 거 말고 60분 정도로
잡아서. 쉬운 모의고사 아니라면 이거 은근 어렵습니다. 듣기로 20분을
빼주면 40분 남는데 그동안 32문제 푸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거든요.
교육평가원 모의고사가 꽤 쓸만합니다. 2004년부터 나왔던 교육평가원
모의고사가 쓸만합니다. 2003년까지는 6차 과정의 쓰레기니까 그냥
버리는 걸 추천합니다. 7차 교육 과정에서 유일하게 인정할만한 게
영어의 상향화니까 거기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아참 듣기평가로는 듣기평가 전용 문제집을 사서 푸시는 걸 추천합니다.
거 예전에 교학사였나? 암튼 영어문제집 전문으로 다루는 출판사에서
만든 걸 풀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게 막판에 감 유지하는 데 쓸만했네요.
유형별로 나눠놓은 게 아니라 실전처럼 구성해놔서 여러회를 풀게 해놨는데
이것만 반복해줘도 실전감각 끌어올리고 실력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6. 그외 기타 잡다한 것들
앞서 말씀드렸듯이 외국어영역은 언어나 수리에 비해 쫌 그렇습니다.
방법론적인 해결법이 그리 크게 먹히지 않고, 영어라는 언어 자체를
습득하는 방향으로 해결을 꾀하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론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시험장에서 쓸만한 노하우를 적어드리자면
(1) 감 유지하고 있을 것
많은 초짜들이 실수하는 게 시험 직전에 가면 정리한답시고 문제를 안풀고
이거저거 훑어보느라 시간을 보낸다는 거죠. 그러면 안됩니다. 시험 전날
아니 바로 전 그 순간까지도 문제 풀어주고 듣기 해주고 하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익숙함과 친숙함이라는 거, 이거 객관식 시험인 수능에는
매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거든요.
(2) 시작하기 전에 뒤쪽의 장문 하나 해치울 것
요즘은 수능 시험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시험지를 나눠주면
대개 시험지를 엎어놓습니다. 이때 뒤에 장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이걸 열심히 봐주세요. 그렇게 시작 전에 장문 하나에 문제 2개를 쉽게
해결하는 거죠. 물론 아니라면 별 수 없는 것이고...
(3) 짜투리 시간을 잘 활용할 것
듣기평가에서 주로 쓰이게 될 방법인데, 듣기평가 하기 직전에 뭐라뭐라
방송이 막 나올텐데 그때 뒤에 대화형 답안을 고르게 만드는 문제들의
선지를 미리 읽어줍니다. 물론 잘 들리는 사람이라면 안봐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걸 봐주는 게 듣기하는 데에 훨씬 유리합니다.
그리고 각 문제별로 지문을 읽어줄텐데 그거 끝나고, 문제 고르고, 잠깐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뒤로 가서 19~22 번 정도까지 있는 1문제 짜리
문제들을 해치워줍니다. 듣기 18번까지 끝나고나서 20번 넘게까지 풀려
있다면 시간 확보가 매우 용이하죠.
(4) 접속사에 주의할 것
이건 독해에서 쓰이는 방법인데 접속사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독해를
하든 문법을 풀든, 접속사를 기준으로 정답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and but so 등등 여러 접속사가 님들의 등급을 좌우한다는 걸 명심하시길.
주제를 묻는 문제 같은 경우 미괄식 문제라면 접속사 하나만 찾아내면
그냥 그걸로 답 나옵니다-_-
대충 이정도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적는 거라 양을 어느 정도
해야할지 감도 없고-_- 걍 하고 싶은 말 하는 정도로 끝내도록 하죠. 질문
있으시면 적어주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걸로 수능
관련 연재는 끝내겠고, 앞으로 뭘 더 쓰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그때
되면 다시 뵙도록 하죠. 그럼 안녕히.
잡담 | 1844명이 읽었어요. 3.21.127.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