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생기면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마냥 늦어지게 됐습니다.
뭐 그래도 수능은 아직 저 멀리에 있는 거라 큰 피해는 없을 간지.
이번엔 수리영역입니다. 굉장히 엉성할테니, 공부 좀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아는 얘기 할테니 큰 기대는 하지 마실 간지.
1. 기본 개념에 충실할 것
단언컨대 수능에서 개념이 가장 중요한 과목을 꼽으라면 수리영역입니다.
개념으로 시작해서 개념으로 끝나는 과목이기 때문에 개념을 그냥 대충
하고 넘어간다면 끝장입니다. 수리영역은 언어영역처럼 주관이고 자시고
하는 짜증나는 요소 따위가 없죠. 정해진 공식에 의해 답이 딱 떨어지게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떨어지는 답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은 단 하나라 이겁니다. 수학을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니 부디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게 그냥 개념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숙지가 되어야
하죠. 딱 보면 딱 하고 떠오르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복잡한
응용문제가 나오기 시작하면 그 개념을 조합해서 풀어낼 수 있거든요.
신유형의 문제라는 게 나오면 대개 당황하는데, 개념만 잘 알고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는 것들입니다. 거저 먹는 것들이니 부디 명심합시다.
2. 실수하지 말 것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실수로 틀렸다고. 실제로 상위권 학생들이 틀리는
수학 문제는 많은 경우 실수입니다. 그런데 그거 다 실력입니다. 이유가
될 수 없죠. 근데 문제는 이걸 줄일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겁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그게 다음과 같습니다.
(1) 풀이 과정을 보기좋게 정렬할 것
많은 이들이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는 문제의 풀이 과정을 대강 끄적이고
답만을 도출해내려 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방식의 문제점은 실수가 발생할
경우 복기가 불가능하다는 거죠. 풀이를 차근차근 정렬한다면 그 자체로
실수할 가능성도 확연히 줄어들고 나중에 검토할 때도 그 계산식만 다시
훑으면 되기 때문에 한결 안정적입니다. 수능 시험지 받았을 때 문제 밑에
있는 넓은 빈칸이 낙서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풀이 적으라고 있는 공간이니
활용합시다. 거 가끔 인터넷에 공식 몰라서 일일이 나열해서 푸는 미친
간지의 사진들이 올라오던데, 그렇게라도 맞추면 됩니다. 열거는 시간만
된다면, 실수만 없다면 좋은 풀이법이 될 수 있습니다.
(2) 여러 풀이과정을 숙지하고 있을 것
실수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한 문제를 풀고나서, 검토할 때는 앞서
했던 풀이법을 버립니다. 그리고 다른 풀이법으로 접근하는 거죠. 그렇게
구한 답이 서로 다르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둘 중 하나는 틀린 겁니다. 실수는
그렇게 잡아내는 거죠. 아예 풀이 자체가 다른 것도 있을 수 있겠고, 하다
못해 계산 순서를 바꾸는 것도 풀이를 다르게 하는 거니까 참고 바랍니다.
3. 최대한 다양한 문제를 접해볼 것
언어영역과 수리영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의 효용성
입니다. 언어영역은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게 큰
효과가 없습니다. 어차피 출제자의 의도와 빗나가는 문제라면 안푸느니만
못한 거니까요. 그러나 수리영역은 누가 냈든지 답은 하나입니다. 의도가
어찌됐건 답은 하나가 되기 때문에 많이 접할수록 좋습니다. 대학 과정의
수학과는 달라서 고교 과정에서의 수학은 어차피 출제 유형이 한정되는 게
사실이고, 수학에 재능이 없더라도 그 유형만 숙지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점수는 낼 수 있거든요.
요즘 TV 광고 보니까 37권의 문제집을 풀고 20권의 연습장을 쓰고 대학에
떨어졌다고 하던데, 그거밖에 안해서 떨어진 겁니다. 원하는 곳에 가고
싶다면 37권 가지고 되겠습니까. 과목당 1권씩만 해도 수능 전영역에서
10권이 다 되어가는데 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중에 있는 메이저 출판사의 찌질한 문제집을 사서
풀으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역시나 좋은 문제를 찾아서 풀어야죠. 기출
문제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EBS는 언어만큼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의외로 양질의 문제들이 있으니 참고하시고... 그외에는 밑에서 따로 언급
하도록 하겠습니다.
4. 문제집 검토
음... 언어에 비해 이게 짱이라고 내세울 문제집이 딱히 없는 게 사실입니다.
주로 언급되는 문제집들이 몇몇 있습니다만 솔직히 그리 좋다고는... 그거
모두 제가 수능 볼 때도 있던 것들인데 그때만 해도 듣보잡 취급받던 것들이
조금씩 바뀐 거에 불과합니다. 이쪽 업계 조금만 알면 쉽게 알 수 있는 건데,
그놈이 그놈이고 여기서 출제한 놈이 다른 데서 또 출제합니다.
저는 정석으로 공부했는데 글쎄요... 이거 호불호가 너무 갈리는 책이라서
추천하긴 좀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념 정리엔 최적이라 생각합니다만
이걸로는 도저히 못해먹겠다는 녀석들이 주변에 널렸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곤란하네요.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 하니까요. 게다가 이책의
최대 단점이라면 문제질이 구식이라는 거. 이 책만으로는 절대 수능 준비가
안됩니다.
개념원리라는 책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쓰레기라 생각합니다. 이책은
모름 판정이 아니라 비추를 때립니다. 수학을 암기하게 만드는 미친 책이죠.
문제 유형이 좋은 것도 아니고.. 위에서 언급한 메이저 출판사의 찌질한
문제집 중 하나입니다. 디딤돌에서 냈다고 다 좋은 게 아니에요.
각종 모의고사 모음집은 의외로 할만 합니다. 듣도보도 못한 찌질한 학원의
시험은 제끼고, 모의고사는 안전하게 종로나 대성 같은 메이저로 가는 게
좋습니다. 물론 문제에 집착하진 마세요. 그거 시험에 안나옵니다.
지금도 강의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한석현이라는 강사의 문제집이 상당히
양질입니다. 강의는 안들어봐서 모르겠고, 이 작자 문제집이 300제인가
암튼 다량의 문제가 있는 책이 있습니다. 추천하네요. 잘하는 새끼들도
풀어보라고 고급 문제집도 있었으니 참고하시길.
그외에 뒤로 넘기는 문제집이 숱하게 많은데 이거 솔직히 추천은 못하겠네요.
대개 이거 양치기하려고 덤비는 건데 시간만 축내고 실전에 별로 도움안되요.
가끔 하루 날잡아서 문제만 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있으면 주변에서 추천
받아서 존나 풀어대는 건 할 만합니다. 근데 그건 시간 짧게 잡고 풀기를
권합니다. 쉬워서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마지막으로 마하3 이거 아직도 나오나요? 있으면 가급적 풀지 마세요. 어렵긴
한데 구식이라 별 도움 안됩니다. 특작 모의고사도 있는데 이게 좀 애매함.
내용이 널뛰기라 좋은 건 양질인데 안좋은 건 거의 쓰레기...
5. 그외에 잡다한 것
시험지 받고 문제 잘 읽으세요. 존나 풀었는데 문제가 요구한 답이 아니면
그거 골때립니다. 부디 문제 꼼꼼하게 읽고 시작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문제
풀기 전에 한번쯤 다시 살펴볼 것을 권합니다. 가령 딱 보고 계산 문제라고
생각해서 막 풀다보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경우
대개 실수한 건데요, 계산 문제가 아닌 경우입니다. 공식 생각해서 가볍게
풀어내라는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문제를 읽고나서 이 문제가 어느
단원에 속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풀이법을 생각해보세요.
문제 풀이시에는 미지수 사용에 익숙해질 것을 권합니다. x나 y의 사용에
아주 익숙해져야죠. 당연한 소리 같지만 이거 의외로 많이들 어색해 합니다.
방정식 세우고 부등식 세우는 거, 공식 풀어낼 때만 쓰는 거 아닙니다. 간혹
문제 풀면서 개념 자체를 미지수로 바꿔서 풀어내면 쉽게 풀리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단순한 함수 문제인 줄 알았는데 개념을 미지수로 치환해서
풀었더니 x축 y축으로 변환해서 그래프를 그려버리는 미친 간지의 문제인
경우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그래프에 익숙해질 것도 권합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것도
의외로 안합니다. 그래프를 잘 그리면 계산 필요없이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가령 y=x 의 기본 식에서 변형 막 주고나서 이동한 거
물어보는데요, 그거 그냥 그래프 그려서 이동시켜주면 간단히 끝납니다.
그리고 그래프 잘못 그려서 문제가 꼬이는 경우도 있구요. 수식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외에 계산은 평소에 연습이 필요하니 꾸준히 하세요. 숫자 빨리 세는
연습도 좋구요, 생활화가 아무튼 좀 필요한 부분입니다. 다단계의 계산이
암산으로 처리될 수 있다면 상당히 유용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매일 문제를
풀 것을 권합니다. 수학은 감각입니다. 감을 잃어버리면 식 하나 전개하기도
벅찹니다. 부디 매일같이 조금씩이라도 문제를 풀어서 손과 머리에 감각을
계속 박아두도록 합시다.
이정도면 기본적인 얘기는 다 한 거 같네요. 언어영역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질문 있으면 해주시구요, 이외에도 실전에 쓸 수 있는 많은 꼼수들이 있는데
막상 쓰려니 기억이 잘 안나네요. 대표적인 거 꼽자면 주관식에서 경우의 수
문제 나왔을 때 답으로 대충 그 부근의 수가 나와야 하는데 안나오면 틀린
거라서 다시 풀어야 하는 거나, 삼각함수에서 sin45나 cos45 이런 거 수치
외워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거나, 전체는 부분의 합이라는 거라든가 뭐
그런 종류의 것들... 근데 이건 나중에 조금이라도 쉽게 100점을 받기 위해
쓰이는 것들이니까 지금 한참 성적을 올리려는 분들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일단 공부에 매진들 하시기를...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글은 외국어영역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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