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할 것이라 보는데 다른분들의 생각도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일단 인간에게는 '불시'에 마음먹고 행동한다는 '독립적 주체성'이 존재합니다
예를들어 내가 정확히 오후 3시 4분에 갑자기 TV를 보고 싶다는 욕구와 의지가 발생하여
3시 4분에 TV를 틀어 보기 시작했다면, 뇌에서 3시 4분이라는 '불시'에 최초의 명령이
전기에너지 신호와 함께 발생하고 그것이 뇌내 연결망을 통해서 다른 뇌내 기관이나
근육 신경등으로 전달되어서 신체 움직임이 명령대로 발생하겠죠
컴퓨터라면, '불시'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컴퓨터는 완벽하게 인과의
법칙을 따라야만 하니까요. 어떤 명령이 발생하기 위해선, 반드시 그 명령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인과적 원인'이 있어야만 합니다. '불시'에 뭔가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의도대로 구현되지 못한 실수, 버그라고 봐야지 독립된 자아주체성을 가지고 컴퓨터가 스스로 판단했다고 볼 수는 없겠죠.
컴퓨터가 3시 4분에 불시에 갑자기 TV를 보고싶다는 욕구와 의지를 갖게 하려면,
미리 스케쥴을 예약하고 그시각에 맞춰 타이머에 따라 실행하는 프로세스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컴퓨터로 구현된 모든 알고리즘은 의도한대로 만들어졌다면
반드시 그 행동반경이 '예측가능해야'합니다. 적어도 그 알고리즘을 개발한 당사자라면 말이죠.
그런데 인간은 자기 스스로도 앞으로 자기가 어떠한 마음을 언제 가지고 행동할지에
대해 스스로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런 예측 불가능성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부분이죠.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그 미래의 작동이 예측되어도 문제고 예측되지 않아도
문제입니다. 예측된다면 이미 인간의 독립적 자아라고 부를 수 없는 존재일 것이고,
예측되지 않는다면 개발자의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는 오류를 지닌 프로그램일 것입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러다가 인간을 초월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 기대와 우려를 가지고 있지만
제 사견으로는 애초에 위와같은 한계에 부딪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컴퓨터가 인간수준의
독립된 자아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로 관련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서 글을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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