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썼던 회사에 입사했구요.
9월 초부터 현재까지 약 한달 하고도 1주일정도가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느낀점은 아 진짜 좆됐네 씨발입니다
좆된 이유를 하나하나 풀어보자면
1. IT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인력 투자나 지원이 없을거같다. 그래도 잘 잡고 가면 IT 부문은 거의 장악할 수 있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장악이고나발이고 본부장이 IT 자원에 투자할 생각이 없네요. 애초에 입사하기전에 면접때 이야기했던 IT팀 구성 얘기는 아예 백지화 상태이고 저 외에 추가인력조차 생각 없더군요.
입사해서 존나 충격받았던게 각 쇼핑채널 주문서를 일일히 엑셀로 다운받아서 양식이 다른걸 하나하나 취합한담에 물류사로 보내는데 채널마다 다른 제품명들을 엑셀로 변환하고 오류난걸 하나하나 눈으로 찾아서 수작업으로 고치고 하 시발ㅎㅎ
제가 입사해서 만들어야된다는게 이거라길래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진짜 충격적이더군요. 이걸로 어떻게 억단위 매출을 내는건지... 그나마도 최근에 몇천단위로 떨어졌지만.
여튼 이런건 그냥 쇼핑몰 관리 솔루션 한두개 쓰면 다 해결되는 일인데 한달에 25만원 투자하기가 싫어서 이걸 저보고 만들라고 한거더군요.
씨발 이걸 혼자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서 갖다 팔아서 돈벌지 닝기미...
여튼 너무 볼륨이 크고 혼자 하기에 끝도없다고 했더니 작은 기능씩만이라도 천천히 만들라고 하더군요. 아니시벌... 무슨 시간만 있다고 다 잘만들수있으면 걍 다 프로그램 만들지. 본부장에게 솔루션 구매해서 이용하자고 했더니 존나 직원들이 예전에 다 해봤는데 완전 사방넷이 쓰레기라고 그랬다더라 하면서 직원들 핑계를 대는데 실상은 그때 평가하려던 직원들이 다른
업무가 존ㄴㄴ나게 많아서 제대로 평가할 시간이 없었고 그게 좆같아서 나가려는 직원새끼 하나가 이걸 도입하면 빡셀거같으니 그냥 별로라고 했다는겁니다.
돈 안써도 된다고 생각해서 너무 신이났는지 계속 그 핑계를 대는데 정말......
다른사람들 엑셀 프로그램 사다 쓰는데 저는 혼자서 계산기 만들고 있는 기분이라 존나 할맛안나고 죽겠네요. 흔해 나자빠진 도서구입 비용 지원조차 없는 회사라 하ㅎㅎ
뭐 여튼 프로그램이야 꾸역꾸역 만들면 된다치고
2. 만들 시간이 없어요 씨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있는데 제가 프론트엔드 경험도 없고 이쪽에 의지도
별로 없는데다가 이전에 개발자들이 하도 많이 바뀌어서 소스코드는 죄다 스타일이 다르고 누구는 여기다 코딩하고 누구는 저기다 코딩하고 그래서 완전 개판입니다. 그와중에 본부장이 존나 아이디어뱅크라서 뜯어고치고싶은데 너무 많아요. 계속 바꿔달라는데, 관련 문서도 하나도 없고 인수인계도 받은게 없어서 어찌어찌 소스 분석해서 적절한곳에 기능만 할 수 있게, 의도한대로 보이기만 하도록 미봉책으로 코딩을 해놨습니다. 면접때 이야기했던 쇼핑몰 운영쪽은 조금만 하고 IT자원 관리와 프로그래밍 쪽이 주 업무가 될거라는 이야기는 달나라를 가버렸습니다. 쇼핑몰 운영하던 직원들이 있다고 했어서 입사하면 쇼핑몰 운영을 직접하지 않아도 되겠다싶었는데 아예 IT에 관련된건 다 저한테 붙이려더군요. 그래서 어느정도 포기하고 그냥 운영관리를 전담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러고나니 이제 쇼핑몰에 관련된건 죄다 저한테 시키려고 하더군요. 쇼핑몰의 활성화 방안을 생각해봐라, 회원 등급제를 기획해봐라(보상안과 분류 구간 등) 통계를 뽑아봐라...
아마 나중에는 리뉴얼도 저한테 맡길듯 하더군요.
정작 하려고했던 재고관리 시스템은 손도 못대고 있는 상황에서
3. 결과를 존나 빨리 요구합니다.
시발 이제 입사한지 한달돼서 그동안 스파게티같이 꼬여있던 쇼핑몰 코드 분석도 못하고있는 상황인데 쇼핑몰 솔루션에서 기본제공하는 기능도 파악해야 하고 각종 이벤트와 기획전에 맞는 기능들도 가이드해야되고 그런와중에 프로그램도 만들어야하지만 이걸 존나 빨리 만들랍니다. 지금 결과 내놓는것보다 5배는 빠르게 일하래요. 미친... 부서이동을 해도 업무적응기간이 필요한데 입사하고 한달된 사람한테 뭘 바라는거야 씨벌. 전회사 그만두고 바로 옮겨달라고 개지랄병떨때부터 알아봤어야했는데 본부장 성격이 존나 급해서 막 개닥달을 해댑니다. 씨발 내가 MD도 아니고 개발자한테 뭘 요구하는건지. 그래도 호구잡히고싶지도 않고 존나 미련이 많지도 않아서 그냥 나오는대로 저도 본부장한테 지르는데 그때마다 하는 얘기가
4. 예전에 있던 직원은 안그랬는데...
예전에 있던 누군구ㅜ는 내가 이런 얘기하면 뭐뭐입니다 하고 딱딱 결과를 갖다줬대요. 씨발 그럼 걔랑 일하지 나랑 왜하냐. 좆같으니까 나간거지 어휴... 게다가 실제로 그렇게 했던 직원은 몇 없고 결국 다들 몇달 버티다가 나감. 존버하고 나간 직원 둘이 3년 버틴게 최대. 중간에 암걸려서 나간직원도 있고...(충격)
여튼 이런 개같은 인신공격을 당연한듯이 합니다. 제가 경력은 짧아도 일머리는 구리지 않아서 어디가서 일못한다는 소리, 느리단 소리는 들어본적이 없는데 이건 뭐 씨발 좆같아요.
5. 이런 본부장이 온라인 쇼핑몰을 총괄하다보니
다른 팀원들이 업무량이 오지게 많습니다. 상품도 온갖 소셜커머스니 오픈마켓이니 하루에 몇개 팔리지도 않는 개듣보 사이트에까지 다 걸어놓고 관리를 하길 바라니 그동안 MD 직원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했던거같습니다. 사실 입사할때 팀 8명중에 6명이 입사한지 한달도안됐다는 얘길 듣고 아 좆됐나싶었는데요.
지금은 그때보다 더 딥좆된거같습니다.
쓰다보니 끝이없는데요.
여튼 사실 중간에 썼던것들보다 제일 큰 문제는 일이 개발이랑 전혀 관련이 없다는것인듯합니다. 사실 나이도 많고 개발자를 오래하지는 못하겠다 싶어서 차라리 그냥 이 회사에 들어와서 IT 총괄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게 있으면 외주주고 솔루션 도입해서 PM 업무를 연습하다가 매니징 쪽으로 커리어를 쌓아서 나가야겠다 하는게 플랜이었는데 걍 온라인쇼핑몰 관리나 하다가 IT랑 관련도 없는 븅신업무 하느라 시간 다 보내고 개 후잡 프로그램 몇개 만들고 때려치게 생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있어야 할만한 이유라고 굳이 생각한다면
위에 썼던 팀의 문제는 저 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MD들이나 물류 직원등 전직원이 공감하고 있는 바라서 내일 본부장과 면담을 하고(아마도 존내 싸우고) 개선시키도록 할 예정인데....
본부장의 업무스타일이나 성격이 좀 바뀐다는 꿈같은 가정하에 그나마 다닐만한 이유는 ㅏㅇ 씨발
오히려 순수 IT기업이 아니기 때문에(식품 관련) 식품 개발 유통 제조 영업에 관련된 업무를 줏어듣는게 꽤 있어서 이쪽 프로세스를 대충 익힐 수 있게 됐고 나중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은 점.
본부장이라는 적이 있어서 그런지 팀원들끼리 할말도 존나 많고 그 안에서는 그나마 모난사람이 없다는 점. 하지만 그 외에 다른 부서에 꼰대질하는새끼들이 좀 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백수로 살았던 기간이 길었다보니 돈도 좆나 못모았다는점... 제 경력에 맞춰주는 다른 회사들의 연봉보다는 그나마 한 2~300정도 더 쳐준다는 점.
하 근데 연봉 2~300이 문제가 아니라 IT경력이 안된다는게 더 문제 아닌가요 씨부랄. 그것도 그렇고 본부장이랑 독대할때마다 스트레스 쌓여죽겠는데 겨우 한달지남 ㅎㅎ
여튼간에 문제가 많은데... 이런 좆같은 기업에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제 병신같은 커리어 관리는 일단 스킵해주시고 이거 나가는게 나을까요ㅎㅎ
아 씨발 백수생활 지겹네요 정말. 구직활동 하는것도 싫고 후... 쓰다보니 존나 길어졌는데 그냥 이런 병신같은 회사도 있구나 하고 재밌으셨으면 됐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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