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홍명보 재단 중학생 골키퍼 장학생 김로만군
중학교 1학년에 벌써 키는 1m85. 중학교 축구판을 뒤흔드는 대형 골키퍼가 홍명보 장학재단 장학생에 뽑혀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기약했다.
주인공은 한국인 아버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로만군(14·포항제철중). 김군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재단법인 홍명보 장학재단 제9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중학생 골키퍼 부문 장학생으로 선정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군은 장학금 100만원과 고교 졸업 때까지 축구용품을 지원받는다.
김군의 아버지는 1990년대 말까지 러시아에서 무역업을 한 김영식씨(39), 어머니는 당시 회사 직원인 김악사나씨(41)다. 김군은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로 뛴 아버지와 어린 시절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어머니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아직도 키가 크고 있어 1m90을 넘는 건 시간문제다.
김군은 경기 의정부 신곡초 3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는 노란색 머리와 오뚝한 코 등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친구들에게 외국인 취급을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길이었다. 또래 아이들은 그에게 “헬로”라고 인사했고 “토마스”라고 부르며 놀렸다. “친구들로부터 놀림당하고, 외국인으로 비쳐지는 게 너무 괴로웠다”는 게 김군의 말이다.
김군은 실력으로 차별을 극복했다. 3~4학년 때 이미 6학년 경기에 뛸 정도로 재간이 좋았다. 그때부터 또래들도 그를 ‘친구’로 인정했다.
필드플레이어에서 골키퍼로 변신한 것은 6학년 초. 5학년 때 가족 전체가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바람에 축구를 1년 쉰 뒤였다. 축구부 감독이 골키퍼로 다시 축구를 하자고 권유한 게 계기가 됐다.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김군은 지난해 열린 3차례 전국대회에서 신곡초가 전승으로 우승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아버지 김씨는 “로만이가 뛴 경기는 무실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초등학교 지도자들은 김군을 “괴물 골키퍼” “리틀 야신”이라고 불렀다.
김군은 올해 초 최고 명문 포항제철중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포철중은 올해 춘·추계연맹전 저학년부에서 우승했다. 그때 김군은 14경기에서 4골만 내주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를 좋아한다는 김군은 “태극마크를 달고 저를 세계에 알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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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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