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완 에이스 '빅 유닛' 랜디 존슨(40)이 지난달 19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17번째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퍼펙트게임을 통해 존슨의 위상이 새삼 재조명을 받은 것은 물론, 퍼펙트게임의 의미를 비롯해 이와 관계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스포츠 기사 내용'이외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딸의 질문
우선 존슨의 큰 딸 사만타(10)가 아빠에게 던진 질문이 가장 화제가 됐다.
존슨은 퍼펙트게임을 애틀랜타와의 원정경기에서 작성했다. 퍼펙트게임을 신호탄으로 7일 현재 4연승을 달리며, 시즌 성적 7승4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존슨은 애틀랜타와의 경기를 마친뒤 팀과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 일정을 마친 뒤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즉, 퍼펙트게임을 작성하고도 거의 2주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다고 퍼펙트게임의 기쁨을 가족과 함께 나누기 위해 2주동안 기다린 것은 아니다.
퍼펙트게임을 작성한 직후, 존슨은 클럽하우스에서 왼쪽어깨에 얼음찜질을 받으며 핸드폰으로 부인 리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쁨을 함께 나눴다.
부인은 다시 전화를 사만타에게 바꿔줬다.
집안에 모여든 모든 친척과 친지들이 기뻐서 껑충껑충 뛰는 가운데, 퍼펙트게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사만타는 어리둥절한 가운데 아빠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빠, 사람들은 모두 껑충껑충 뛰는데, 엄마는 왜 울어?"
▲아버지, 감사합니다.
빼어난 구질뿐 아니라 강인한 정신력 또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존슨은 그의 정신력을 키워준 '은인'으로 언제나 아버지를 꼽았다. 경찰 출신인 존슨의 아버지는 지난 1992년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떠났다.
존슨이 '공만 빠른 투수'에서 '메이저리그 특급투수'로 거듭 태어난 시즌은 바로 이듬해인 93년. 자신의 듬직한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존슨은 지난달 19일 퍼펙트게임이 확정되자 곧바로 하늘을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퍼펙트게임을 아버지에게 선물한다는 의미였다.
▲추가된 소장품
존슨은 '의미있는 야구공'을 여러 개 간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후 생애 첫 삼진을 잡았던 공을 시작으로, 1,500번째 삼진 공과 200번째 삼진, 3,500번째 삼진을 잡아낸 야구공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2차례 1경기 20탈삼진을 기록했던 경기의 '게임 볼'(마지막 아웃을 기록한 공)도 소장하고 있으며, 당연히 퍼펙트게임의 게임볼도 소장품 목록에 추가됐다.
이밖에도 퍼펙트게임을 작성하던 날 입었던 유니폼은 다아이몬드백스의 홈구장인 뱅크원볼파크에 전시되며, 같은 날 신었던 야구화는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위치한 명예의 전당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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