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데이 2004-06-04 12:30]
BK는 버린 자식인가.
보스턴 테리 프랑코나 감독(사진)이 공개적으로 김병현(25)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는 발언을 해 씁쓸함을 주고 있다.
<보스턴 글로브>와 <보스턴 헤럴드> 등 지역 일간지들은 4일(한국시간) 김병현의 근황에 대한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답변을 일제히 보도했다. "BK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언제 돌아올지 전혀 알수 없다"는 것이 답변의 요지였다.
충격적인 것은 이후에 나왔다. 프랑코나 감독은 "(김병현의 소식을) 물어보는 사실 자체를 잊었다"고 덧붙였다. 감독의 머릿속에는 순간적이나마 김병현이 잊혀진 존재였던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는 프랑코나 감독의 무관심한 반응에 대해 "김병현의 팀내 비중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비꼬았다.
보스턴의 선발진이 올해 들어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 실언'으로 넘기기는 힘들다.
브론슨 아로요와 데릭 로에 이어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차례로 무너지며 3연패를 당한 보스턴은 아로요의 선발 탈락설까지 제기되는 등 최악의 '선발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 대안으로 김병현을 검토한 적도 없다는 뜻일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함께 멀어지는 것이 순리다. 김병현이 귀국을 결정했을 때는 이 정도의 섭섭함은 충분히 각오했을는지도 모른다.
현재 팀 안팎에는 "BK는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농담 같은 소문도 나돈다고 한다.
갈수록 '베일에 싸인 인물' '종적을 알 수 없는 인물'로만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도 창창한 앞날에 비춰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프랑코나 감독과 자주 접촉하지 않은 인물에게 재활 경과를 꼬박꼬박 보고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현지 언론들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김우석 기자 kwooseok@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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