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 영입 소용돌이에 빠져 있는 가운데 대표팀이 추락하는 한국축구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한 재도전에 나선다. 2002월드컵 3~4위전에 이어 지난 2일 월드컵 2주년 기념 친선경기 1차전에서 ‘형제의 나라’ 터키에 1-0으로 석패한 한국은 5일 오후 8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5월 랭킹에서 12계단이 높은 7위 터키와의 역대 대결에서 1무4패의 열세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에는 반전의 돌을 놓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9일에 벌어지는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을 앞둔 실전 담금질의 의미도 있어 투르크 전사들을 상대로 한 달구벌 대결의 필승의지는 남다르다.
◇형제의 나라, 신구 스트라이커 달구벌 충돌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조재진(23·수원삼성)이 한국축구에 잇달아 눈물을 안긴 터키 골잡이 하칸 쉬퀴르(33·갈라타사라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2일 1차전에서 안정환-김은중에게 투톱 자리를 내주고 묵묵히 벤치를 지켰던 올림픽대표 출신 조재진은 터키와의 2차전에서는 선발출격 명령을 받았다.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투톱 안정환 김은중과 번갈아 호흡을 맞추며 터키 문전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올림픽 예선에서 3골1도움으로 절정의 킬러감각을 과시했던 그가 국가대표팀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특히 그와 킬러대결을 벌일 쉬퀴르가 한국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 이들의 골 경쟁이 관심을 끈다. 쉬퀴르는 한국과의 2002월드컵 3~4위전에서 경기 시작 11초 만에 번개골을 터뜨리며 3-2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2일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뽑아냈다. 조재진은 국가대표 A매치 7회 출장에 2골을 기록 중이다.
◇베트남전을 위한 수능 시험
터키전은 오는 9일 베트남과의 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무대로 평가된다. 박성화 감독대행은 그동안 즐겨 써오던 포(4)백 수비라인을 포기하고 2차전에서 스리(3)백을 가동해 베트남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1차전 후반전에 썼던 3-4-1-2시스템을 쓰면서 전형상의 문제점과 함께 선수들의 적응도를 시험한다. 특히 왼쪽 무릎 부상으로 1차전에 결장했던 유상철(33·요코하마 마리노스)을 스리백의 중앙수비수로 선발출전시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노리는 것은 물론이고 팀의 구심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3-4-1-2의 공격 투톱 뒤를 받치는 중원의 사령탑 ‘1’은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이 맡는다.
◇아우들이 나선다
2차전은 올림픽팀 멤버들이 대거 선발출전한다. 1차전을 치르며 주전 요원들이 피로한 기색을 보여 2차전에서는 ‘젊은 피’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박 감독 대행은 올림픽팀의 스트라이커 조재진은 물론이고 미드필드진도 최성국 김정우(이상 울산) 김두현(수원) 김동진(서울)이 떠받치고, 수비진도 조병국(수원) 김치곤 박용호(이상 서울)를 적극 활용할 복안을 내비쳤다. 올림픽팀에서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던 ‘리틀 칸’ 김영광(전남)도 대표팀의 붙박이 문지기였던 이운재(수원)를 대신해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대구 | 오광춘기자 okc27@
[양팀 감독 출사표]
●한국 박성화 감독=터키와의 2차전은 승패를 떠나 9일 베트남과의 월드컵 2차예선전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띤다. 선수들 대부분이 피로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1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를 위주로 해서 내보내겠다. 1차전 때는 설기현 정경호 등 공격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수비를 포(4)백으로 운용했는데 이번에는 베트남전에 대비해 스리(3)백으로 가겠다. 터키는 1차전에서 보여줬듯이 우리보다 한수 위의 기술과 전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전술적인 숙지도를 떠나 선수들이 침체 일로에 있는 한국축구의 상황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나서면 좋은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본다.
●터키 에르순 야날 감독=2차전은 터키대표팀의 400번째 경기인 데다 오는 9월 시작되는 2006독일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이어서 대단히 중요하다. 전력을 다해 반드시 이기겠다. 2차전에도 1차전 스타팅멤버를 그대로 기용하고, 후반 상황에 따라 교체를 통해 골고루 출전 기회를 줄 계획이다. 1차전 때 양쪽 선수들이 흥분해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거친 경기를 했지만 부상선수가 없어 다행이다. 2차전에서는 재미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도 “형제팀이니 너무 터프하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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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형제의 나라 이거 쫌 지겨움. 부상이나 안당했으면. 우리도 일정 빡빡한 편인데.
그리고 신구 킬러라면 신구 몸조심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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