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나해라 고자들아

제 6년과 6만원이 헤일로6와 함께 헤일로의 파동처럼 날아가 사라졌습니다.
이건 제가 알던 헤일로가 절대 아닙니다.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5에 이어서 역대급으로 실망했습니다. 제발 그냥 잘 하던 애니버서리나 만드세요..

여태까지 전 제 인생의 절반을 헤일로에 바쳐 살아왔습니다. 5살때부터 헤일로 1을 처음접해 20살인 지금까지 질리지 않게, 소설까지 다읽어가며 펜아트도 그리고 피아노 연습할때도 never forget이랑 one final effort같은 헤일로 OST를 주로 연습할 정도로 헤일로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정말 좋아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전 1년마다 약 20명의 지인들에게 헤일로 마스터치프 컬렉션을 소개해주고
20명 모두와 한번씩 같이 헤일로의 세계관에 대해 설명해주고, 고전게임이라 지루할까봐
지루하지 않게 흥미진진하게 진행하도록 도와줬습니다.
그만큼 전 항상 헤일로의 편이고 헤일로를 모르는 사람에게 알리고싶고, 나중에 헤일로가 잊혀질때쯤에도 저만큼은 반드시 헤일로를 기억할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헤인피를 해보고 정말 크게 실망했습니다.

일단 인피니트 켐페인 해보고 느낀점은 "343은 앞으로 절대 번지처럼 게임을 만들 수 없다." 입니다.

중간중간 오디오 기록, 6개월동안 있었던 흔적 등등 이런 요소는 좋았습니다.
인피니트 초반 시작은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배니시드에 의해 인피니티는 박살이 나고, 해병들과 스파르탄은 처참하게 죽어나간 뒤 우주에서 시체가 되어 둥둥 떠다닐때, 치프가 그 시체들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묘사는 정말 감동적이였습니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지들만 아는 스토리 궁시렁 대다가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
도대체 뭘 표현하려고 했던거죠? 전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

설마 그 재미도 감동도 없는 넓디 넓은 오픈월드에서 그 오디오 기록을 다 찾아야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말같지도 않은 생각을 하시는건 아니죠? 그런건 저같은 헤일로 썩은물도 거릅니다.

343 여러분, 물론 디자인과 그래픽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건 헤일로의
사라진 근본과 헤일로스러운 OST,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입니다.

(제발 OST 그냥 번지때 그대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헤인피때 번지때처럼 해본다고
노력한건 알겠으나 여전히 OST에 웅장함과 감정이 실려있지 않습니다. 헤일로 전쟁의 서막 오리지널 OST 듣다가 헤일로 인피니트 사운드 트랙 들으면 진짜 별로입니다.)

이번 시리즈의 주제가 '스파르탄은 모두에게 있어 어떤 존재인가' 라는 주제인거 같습니다만,
스토리를 전체적으로 봤을 땐, 스파르탄도, 코타나도, 가디언도, 배니시드도, 선조도, 플러드도, 헤일로도, 코버넌트도 뭣도 아닌
말같지도 않은 스토리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되게 감동적인 스토리가 나올것이라고 기대하고 플레이 했지만, 진짜 "343이 이번에도 343했다" 라고 밖에 말을 못하겠습니다.

스파르탄을 주제로 할거면 적어도 헤일로 리치의 3분의 1정도는 만드셨어야 했습니다.

이런식의 헤일로를 제 지인에게 알려주고싶지 않습니다. 이건 헤일로가 아닙니다.
343 여러분의 여태 제작 패턴을 보면, 그냥 코타나, 헤일로, 마스터치프. 이런 요소만 들어가면
유저들이 환장하고 하는줄 아는데, 그게 아닙니다.
전작 헤일로 1~3를 보십시오. 절대 치프와 코타나 둘 때문에 명작이 된게 아닙니다.

헤일로 리치는 헤일로 시리즈 최고의 명작이죠. 2010년에 기네스북에도 올랐구요.
근데 여기에 헤일로라는 링행성과 마스터 치프가 나옵니까?
치프랑 코타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343 너님들이 문제인겁니다.

-헤일로라는 링 행성은 알고보니 고대 선지자들의 작품이고, 알고보니 헤일로는 사실 은하계 모든 생물체를 없애려는 무시무시한 무기였고, 그 안에 플러드라는 무시무시한 괴생물체가 숨겨져 있었고, 헤일로의 주 역할은 플러드가 퍼지지 않도록 막는 최후의 수단, 그리고 그걸 가동시키려는 코버넌트, 그리고 그걸 막아야한다는 정확한 목적.-

헤일로 1만 해도 이렇게 구성이 탄탄한데, 인피니트는 이게 게임입니까?

헤일로 2도 진짜 모든게 완벽했습니다. 인류의 영웅 마스터치프는 04시설을 파괴해 또한번 인류의 영웅이 되었고, 반편 코버넌트의 엘리트 총사령관인 텔 바담(아비터)는 오히려 헤일로를 수호하지 못한 죄로 대역 죄인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둘로 갈라지는 신박한 구성, 전편에서 인간으로 플레이했으면 코버넌트의 입장에서 플레이하면 어떨까? 라는 번지의 신박한 발상. 아비터와 치프로 번갈아가면서 플레이 함에도 절대 끊어지지 않는 스토리 텔링, 그리고 가면갈수록 빠져드는 캐릭터들의 매력 (존슨, 아비터, 엘리트 함장(르타스 바둠)등등 ), 들으면 들을수록 파고들고싶게 만드는 헤일로의 신비한 이야기, 그리고 치프의 완벽한 마무리 "이 전쟁을 끝내려고 합니다" 이 한마디로 그냥 지렸습니다.

게다가 헤일로 3와 리치는 진짜 말로 설명할 수 없이 저의 최고의 헤일로 시리즈 경험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가 알던 그 무뚝뚝한 상남자 치프도사라져버렸고, 5때 코타나를 적으로 만들어 이미 엎질러서 다시는 담을 수 없는 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헤일로의 생명, 협동 켐페인마저 없고, 그냥 스토리 쓸거없어서 채워넣기 식으로 중간중간 전작들의 장면 홀로그램 회상..

정말 기대 안했지만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닙니까? 아직도 유저들이 뭘 원하는지 모르시는건가요?
그냥 번지때처럼 하는게 그리 어려운건가요?
헤일로 리치부터 3까지 진짜 명작 그 이상의 전설 답게 브금 스토리 그래픽 하나 빠짐없이 상상 이상의 완벽한 모습을 항상 보여주는게 헤일로였습니다.

헤일로만의 그 묵직한 클래식 FPS 갬성, 상상을 초월하는 스토리 등등 모든 헤일로만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이 343 너님분들이 요즘 게임 따라간다고, 자기들만의 새로운 헤일로 시리즈를 만들거라고, 이런 말같지도 않은 생각때문에 다 사라지고 있는겁니다.

진짜 솔직하게 헤일로 5가 헤일로 인피니트보다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헤일로 5가 PC판, 마스터 치프 컬렉션에 없는 이유, 안내는 이유는 쪽팔려서 못내는겁니다.
343 자기들도 아니까, 감히 5따위가 리치, CEA, 2A, 3, ODST가 있는 자리에 같이 있을 순 없으니까. 절대로.
(차라리 마스터 치프 컬렉션 말고 로크 컬렉션을 만드시죠? ㅋㅋ)

솔직히 헤일로4는 비판글이 많지만 저는 정말 가슴아프고 웅장한 스토리라고 생각해서
헤일로 4까지도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헤인피는 중간중간 한글번역 개똥번역에 오류까지 종종 있고 스토리는 이번에도 5 이후로 갈때까지 가버린 처참한 모습을 이번에도 보여줘버렸네요 343 여러분.

일단은 인피니트 그래픽과 디자인만큼은 인정해드리겠습니다.

트레일러 첫공개하고 그래픽때문에 욕 엄청 먹고 1년뒤 출시하기 직전에 인피니트 홍보 엄청 하길래 그만큼 자신있는건가 하고 살짝 기대는 했습니다.
근데 역시는 역시네요. 그래픽과 디자인만 개선되었지 스토리텔링은 진짜 이젠 무슨이야기 하는지 조차 들리지도 않고 듣고싶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진짜 차라리 헤일로 3 애니버서리 2017년에 냈으면 올해처럼 헤일로 인피니트 같은 꼴은 안났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팔렸겠죠. 오래된 게임인 만큼 올드팬이 많으니까.

헤일로 15년차 팬까지 마음 닫게 만드는 343씨 정말 대단합니다. 올해도 실컷 실망하고 갑니다. 전 하던 마칲컬이나 하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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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불평이 이정도인데...

비공개 손님 … 2021-12-12 20:00:26

1/ 와... 343한테 귀찮아서 하고 싶지도 않았던 말을
이렇게 장황하게 한방에 읽히게 쓰는 찐팬 글을 보고
헤인피를 안 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

비공개 손님 … 2021-12-13 12:34:13

재밌게 하고 있습니당~ 요새 요고랑 포호5 번갈아가면서 하는데 개꿀잼ㅋㅋㅋ

비공개 손님 … 2021-12-13 17:59:59

저도 잘하고 있음

비공개 손님 … 2021-12-13 18:41:28

엑박 게임패스 지른김에 하고있습니다
헤일로 시리즈 첨해보는데 재미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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