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플레이 기반이기때문에 제작이 쉽지 않은 게임이고, 플레이타임에도 한계가 있는 장르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속도에 비해서 플레이타임이 극단적으로 짧을 수 밖에 없어서
제대로 된 소울류 작품이 출시되면 팬들은 우르르 달려들어서 자신을 게임에 끼워맞추기 일수죠.
(유저들이 스스로 페널티를 걸고 게임하는 것도 결국 컨텐츠가 부족하기 때문)
세키로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완성도 높은 게임 입니다.
전투는 여러 방향으로 속도감이나 액션성을 개선하였고 아이템 활용도 군더더기 없게 바뀌었으며
새롭게 등장한 의수 시스템으로 새로운 것들을 추구하기도 했죠.
그래픽 또한 일취월장해서 일본 중세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멋지게 그려낼 정도에 왔죠.
하지만 이것들 만으로 소울류의 핵심을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레벨디자인, 몬스터패턴과 전투방식의 연계, 성장 등등 더욱 깊이있는 다양한 시스템들이
소울류의 코어 게임에 가까운 요소라고 할 수 있죠.
그럼 이 게임은 발전했을까요?
제 대답은 아니요 입니다.
이 게임은 퇴보한 소울류에요.
소울류를 누군가 정의하는 것은 어려우면서 건방지게 보일 수 있지만 세키로는 기존의 소울라이크
장르에서 보여주던 특징들 중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명백히 퇴화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기존의 게임들은 보스라는 퍼즐을 푸는 방식이 다양했습니다. 소울 노가다를 해서 스탯을 채울수도 있고,
패링이나 구르기, 막기(블본제외), 방어구와 무게 관리, 다양한 무기들에 따른 손맛과 공략 방법이 있었죠.
세키로는 그런 전작들과는 다른 답정너 게임이 되었습니다.
먼저 캐릭터의 장비 변경이 불가능하다보니, 캐릭터의 성능과 스타일을 변동시킬 수 있는 요소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높은 난이도를 강제하기 위해 적들의 공격패턴에서 유도 능력이 납득가능한 범위를 넘게 넓어졌고,
이와 함께 구르기는 약화되어 사용하기가 쉽지않아졌으며 랜덤 타수를 활용하거나,
경직 타이밍이 피격순간 초기화 되는 것은 당연하게도 더 노골적으로 동작하게 해두었죠.
이것들이 시너지가 나서 보스를 클리어하기위해서는 막기에서 시작하는 튕겨내기와 데미지 짤짤이의
무한 반복이 거의 전부로, 나만의 플레이를 찾아나간다거나 공략의 다양함을 찾기는 불가능해졌구요.
'아 저걸 저렇게도 깰 수 있네?' 라는 여지가 없어져버렸죠.
코어게임의 다른 축인 성장면에서도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이전 소울류에서 보여준 소울 기반 성장은 자유도와 깊이, 그리고 긴장감을 함께 제공해주었는데
세키로의 핵심 성장은 보스 클리어시 획득하는 아이템을 필요로 하게 되어있어서
보스를 깨지못하면 스탯 성장 또한 불가능한 시스템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것때문에 보스에 도전하는 유저는 동일한 성장상태로 도전하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되어버렸죠.
닌자라서 주어진 로프액션도 응용이 가능한 자유도 높은 시스템이 아니라, 더블점프같이
눌러야할때 눌러주면 되는 시스템 정도로 동작했습니다. 보스전에서도 이것으로 인한 새로운 것은 없었어요.
이런데도 불구하고 세키로가 좋은 평점을 받은 것은 위에 말한 완성도 높은 소울류의 희귀성이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키로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내가 조종하는 스타일입니다.
누군지모를 제3자가 아닌, 성격과 스토리가 박혀있는 캐릭터이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영상 등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밖에 그래픽도, 그간 기획만 앞서가고 그래픽은 너저분했던
일본 게임들에 비교하면 일취월장 하였고 PC를 처음부터 지원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분위기에 발맞춰 출시하는 모양세입니다. (풀화면 창모드나, 수직동기도 아직 없지만)
거기다 한글화까지.. 코어 게임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이 세키로입니다.
하지만 코어게임의 실망감 때문에, 세키로의 평점을 높게 주기는 어렵겠네요.
더해서 답정너 게임이기때문에 소울류에 입문하려던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게임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금 더 캐주얼한 인왕쪽이 가볍게 게임에 진입하여 적당한 도전을 하기에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이 되며, 이후에 충분히 적응할만하다고 생각된다면
다크소울3나 블러드본으로 넘어가는게 적절한 난이도로의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3.5 / 5
스팀 | 2190명이 읽었어요. 18.117.227.1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