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놓고 좀 하다가 손 놓고 쳐박아놨다가 오늘 갑자기 꼴려서 엔딩까지 달린 겜인데
업적 기록을 보니까 처음 킨게 작년 5월이네여.. 엔딩 볼때까지 1년 7개월 걸림.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계물질 체르노빌라잇과 적대적 외계생물들이 나타나면서 원전 인근 30km 지역은 접근 제한 구역이 되어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는데...
방사능과 이상현상, 그리고 사람을 찣는 괴물들이 바글바글한 곳이지만
위험에도 불구하고 일확천금의 꿈을 지닌 채 찾아오는 인간들이 있었으니
그들을 스토커라고 부르더라~
체르노블럇의 세계관은 스토커의 그 것과 매우 흡사합니다.
체르노빌 원전 사건으로 접근 제한 구역 (aka 존)이 생겨나고
고가치 물질을 찾아 존으로 발을 들이는 사람들을 스토커라고 부르는 것까지,
스토커의 영향을 감출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근데 게임 플레이의 경우는 스토커와 완전 달라요.
스토커의 샌드박스 fps+rpg 게임 플레이를 기대하고 체르노빌라이트를 플레이한다면 사기당한 느낌이 강하게 들 겁니다.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보듯이 체르노빌라이뜨는 베이스 빌딩, 스캐빈징, 크래프팅, 자원관리 등 여러 게임 플레이 요소를 가지고 있긴 한데요,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이 모든 것들은 어디까지나 메인 나레이티브를 진행할 때 덜 심심하라고 넣은 '구색 맞추기'에 가깝습니다.
메인 플롯은 주인공이 체르노빌 원전에 억류되어 있는 여친을 구하기 위해
방사능과 괴물들이 가득한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여러 단서를 찾고
겸사겸사 인근 주민들의 부탁도 들어주면서
각종 침투수단과 동료, 장비 등을 구한다는 얘긴데요.
이 과정에서 여러 선택지를 주는데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는 지가 주가 되는 어드벤쳐 게임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베이스 빌딩, 스케빈징, 건플레이, 장비 성장 등의 요소들은 너무 얕아서
길게 잡아도 플레이 시간 3~5시간 정도를 간신히 끌어주는 반면,
사건의 진상, 연인 타티아나와 주인공 이고르의 정체와 관련된 단서를 수집하면서
플롯을 짜맞추는 어드벤쳐 요소가 나머지 10~20시간의 플레이 시간을 끌어줍니다.
근데 게임의 메인 포인트인 스토리 진행에도 페이싱 이슈가 있는데
중후반에 심하게 늘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유튜브 에디션으로 엔딩을 볼까 말까 고민을 하게 만들 정도...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억지로 자신을 이끌어서 엔딩까지 보긴 했는데효.
아무튼 다 깨고 나니까 든 생각인데
스토커를 기대하고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텔테일 게임들처럼
어드벤쳐 8할에 게임플레이 2할 정도 붙어있는 게임을 기대하고
플레이한다면 생각보다 재밌게 할 수 있는 겜 아닌가 싶네효. (급마무리)
스토커 식 게임플레이를 원한다면 스토커 스탠드얼론 모드인 Anomaly를 하쟈.
1줄 요약 : 17시간의 플레이 이후 체르노빌라이트는 스토커랑은 다른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앗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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