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까버려야될지 감이 잘 안오긴한다. 먼저 전반적인 스토리부터 둘러보자. 비극을 좋아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그러나 라스트오브어스2는 비극이라고 말하기에도 뭔가 이상하다. 큰 틀에서 시놉시스만 보자면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다고 본다. 믿었던 사람에 대한 실망감과 죽음, 파멸하는 주인공은 우리가 여지껏 명작이라고 불러왔던 작품에서도 왕왕 등장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디테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렇게까지 진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점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게임은 영상물과는 다르다.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같은 매체와는 달리 게임은 유저가 직접 플레이어블캐릭터를 움직이고 진행해나가야한다. 그렇기에 타 매체보다 캐릭터에 더 몰입하고, 더 감정이입을 하기 쉽다. 우리는 전작에서 앨리와 조엘의 유대감을 직접 느끼고 경험했다. 어쩌다 맡게된 골치덩이에서 본인의 도덕성까지 희생해가며 진정한 딸로서 받아들이는 과정은 많은 유저의 심금을 울렸고 게임계의 '시민 케인'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 여운을 씨발 개박살냈으니깐 문제지! 엘리와 조엘의 유대감을 평가절하했을 뿐더러 조엘을 듣보잡에게 믿도끝도 없이 희생시켜 시작부터 충격을 전해준다. 그래 여기까지도 충격요법이라고 생각하고 백번 양보해보자. 조엘을 죽인 애비를 또 다른 주인공으로써 게임절반을 플레이하게 만들어 유저들의 멘탈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플레이어블 캐릭터인만큼 유저들은 애비에게 공감과 감정이입을 해야하지만 이게 도저히 불가능한 플롯으로 흘러간다. 거의 사이코패스 또는 저능아 수준의 인지부조화, 자기합리화를 갖춘 애비는 본인의 잘못보다는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안타까운 인물로 비춰지게 만들고 본인의 의지로 복수를 결심한 앨리는 임산부까지 살해하는 폐륜아로 만들어버렸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 '게임 속이지만 당신이 죽인 NPC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다' 너티독은 이 메세지를 너무 강력하게 전달하고싶어한 나머지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를 무리수로 가득채워버렸다. 제작진은 유저와 앨리를 조롱하며, 멱살잡고 끌고가면서 '자 봐라 이게 니가한 짓이다 좆같이? 병신아' 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꼴이다. 애비로 플레이하며 앨리를 시멘트바닥에 꽂아넣고 폭행하게 만드는 플레이는 화룡정점. 컷씬도 아니고 유저가 애비를 직접 조작해서 앨리를 무자비하게 때리게 만드는데서 정말 구역질 나올것 같은 불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X를 눌러 Joy를 표하는건 다시보니 선녀같다.
뜬금없이 죽어서 소모성으로 낭비되는 메인 케릭터들과 황당한 케붕, 일관성없이 편리하게 사고방식을 바꾸는 쓰레기 주인공 애비, 대체 왜 등장했는지도 모를 세력 세러파이트, 굳이 꺼져 레즈년아라고 외치는 할배, 챕터 하나하나부터 결말까지 결국 다 헛지랄이였다는 스토리, 그리고 앨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허무주의, 해체주의따위를 내세워서 예술성을 얻고싶었나 본데, 예술도 공감을 얻어야 예술이지 디테일 없는 충격요법은 포르노와 다를바 없다. 뭘 말하고 싶은지 대충은 이해는 하지만 그 정도가 안드로메다에 닿을 정도로 작위적이고 가학적인 연출의 연속으로 결국 똥같은 결과물이 나왔다.
허무하고, 더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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