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에 큰 바에 들어갔더니 데낄라 샷이 5천원인거임.
그래서 와 졸라 싸다. 그러고 들어가서 4명이서 20샷 정도 마시다가
하 시발 이럴 줄 알았으면 보틀 시킬걸 하고 봄베이랑 막 시키는데
어떤 남자애들이 우리보고 다트 내기를 하자는 거임.
근데 우린 딱 봐도 노친네들이고
걔들은 딱 봐도 나이가 우리 절반 정도 밖에 안 먹은 대학생임.
그런데 우리도 소싯적에 다트 좀 던지고 그랬으니까
호기롭게 맥주내기 다트를 시작했는데
이 시벌놈들이 첫판에 고득점으로 막 쓸어가는 거임.
그때야 정신이 번쩍 들면서 아 시바 사기당했구나
저 새끼들 꾼이구나.
취한 늙은이들 꼬셔서 공짜로 술먹고 다니는 전문가들이구나
싶어서 정신 바짝 차리고 똥꼬에 힘 존나 주고 던짐.
근데 게임 끝나고 보니까 어? 우리가 이김.
그러니까 막 우리 어깨동무하면서 축하한다고 진짜 잘 던진다고
막 그래서 어? 이건 또 무슨 신종 사긴가?
이런식으로 친한척 하면서 간이랑 신장 빼가는 건가?
그러고 잔뜩 긴장하고 있으니까
얘들이 자기들이 졌으니까 맥주 산다고 진짜로 가서 맥주를 사고 있는 거임.
그제야 정신 번쩍 들어서
아 얘들 진짜로 우리랑 놀고 싶어서 그랬던 거구나 싶어서
놀아줘서 고맙다고 보틀 하나랑 안주랑 해서 사주고 옴.
그러고 나오면서 뭔가 순수한 애들 의심한 노친네 된 느낌에
스스로 좀 부끄러웠음.
생각해보면 나도 어릴 때 저렇게 그냥 사심없이 막 재밌게 놀고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선의 베풀고 보답 생각 안하고 그러던 때가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누가 나한테 잘해주면 의심부터 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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