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소세포폐암 확장기 진단으로 시작하여, 약을 수차례 바꾸고 나서 추가 조직검사 이후에 진단명 변경함)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동생이랑 여행도 좀더 다니자하던 차에 그 첫 여행을 다녀오고, 다음 여행을 여름에 미리 예약해놨던 작년 4월에 사실상 전신 전이 상태의 소세포폐암 확장기 (4기) 진단으로 여행 예약도 취소하면서 항암으로 시간을 다 보냈음
그와중에 가까운데라도 다녀보자고 그동안 안가봤던 성심당도 데려가보고,
쓸수 있는 약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 이대로는 여행 한번 못데려가보고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올해 봄에는 원래 매년 다니자고 했던 일본도 숙소 근처에서 크게 못벗어났지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다녀옴
올해 생일 전날에 입원했다가 추석 연휴 초입에 퇴원해서
고용량 몰핀에서 경구 진통제로 바꾸면서 금단 증상 + 기존 암성 통증 콤보에
원발 부위인 양폐와 종격동, 뇌, 척수, 척추, 골반, 대퇴골, 간, 위/대장, 난소 등 사실상 전신 전이 상태에
작년 시작부터 치료해도 1년~1년반 시한부 이야기를 듣고 시작해서 이제 다음주에 드디어 그 1년반에 돌입할 예정이라 그런지
이번 추석 연휴는 내내
아플 때는 죽여 달라고 하다가
좀 덜 아플 때는 살고 싶다고 하다가 그렇게 연휴가 다 갔네요.
솔직히 환우 관련 단톡 포함해서 정부에서 안락사 허용하는거 싫다는 환자 한명도 못봤음
아파서 죽여달라고하는데 치료 포기한다고 몇일 내로 쉽게 죽어지는 것도 아니고 더 아프기만 하니까
치료는 받아야지 하는거 외에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감에
작년 동생 투병 시작 이후로 저도 단 하루도 안빼고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했는데
요몇일은 암환자랑 동반으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보호자들이 상당히 이해되기 시작함
투병 시작부터 골치 아프던 간 전이 부위는 꾸준히 약이 듣질 않고 꾸준히 악화되어서
최근 표적 치료제도 헛구역질과 구내염, 피부궤양 등 진한 부작용만 음식도 잘 먹질 못하니
1년 동안 투병 기간 내내 유지했던 체중도 한달도 안되서 10kg이 빠짐
인기있는 암들은 청원도 척척 잘 들어가고 비용의 문제이지 택할 수 있는 약도 많은데,
신경내분비암은 위장관, 췌장이 대부분이고 그외에는 비주류라서 같은 계열이라 획기적으로 효과가 있음이 해외에선 잘 알려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여부는 커녕 처방 조차 허가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함
최근에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는 치료로 전해들은게 PRRT (펩타이드 수용체 방사선핵종 치료), 표적 방사선 치료였는데 위장관 계열이었다면 급여로 약 500만원 정도에 1사이클 진행 가능한 치료가 내 동생은 폐원발이라는 이유로 비급여로 9천만원 이상...
그나마도 현재 다니는 대학 병원에서는 설비가 없어서 (방사선 차폐 병실 등이 요구됨)
집에 있는 돈을 전부 끌어다 써서라도 (어차피 동생 없으면 죽으면 그만) 해주고 싶었는데
해당 치료만이라도 전원으로 진행하려했으나 암환자들은 일부 치료만을 받기 위한 전원은 일체 받아주지 않고,
고액 치료라 비교적 긍정적일 수 있는 방사선과 등은 병원들 시스템상 애초에 초진 예약을 받지 않아서 실패함
이제 남은 거는 국내에선 처방 허가가 안나서 개별 허가를 2~3개월이나 기다려서 시도해야되는
신경내분비암 치료제인데, 어처구니 없게도 이것도 본래 위장관 계열로는 이미 처방이 가능한데 '폐원발'이라 바로 처방도 안되는 것
우리 입장에서는 이미 전신 전이 상황에 한시가 시급한데
이미 색칠이 다 된 부위를 '어디서 먼저 칠하기 시작했느냐'가 발목을 잡는 상황...
그나마 이 약도 처방 허가가 안나거나, 처방을 받아서 여전히 전신의 암을 한풀 꺾지 못하면 더이상 시간을 못벌 수도 있음
솔직히 저희가 가장 부러운 거는 3~4년 이상 투병했다고 하는 암환자들인데 그정도 산 것도 부러울 따름이라는게 참...
40대 넘어서 암환자인 사람들도 부럽고, 요새는 그래서 일반 암환자들 이야기도 잘 안듣게됨 (부러워서 짜증나니까)
임시 처방으로 전신에 돌아가면서 방사선 쏘이는 거 외에는 더이상 할게 없는 순간,
간이 무너지면 통증 관리조차 어려워지는 순간에 돌입하는 게 한발짝씩 다가온다는 생각에
동생이 올해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요즘들어 유독 더 크게 다가오네요.
요새는 그래서 동생이나 저나 '나을거에요' 이런 소리도 지겹고...
그냥 죽더라도 최대한 덜 아팠으면 이것 밖에는 바라는게 없음
솔직히 어느날 갑자기 안아프다가 자다가 동생이 떠난다고 해도 차라리 그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해야되나
(현재 생각으로는 나중에 무섭다고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부모님에 대한 책임 문제만 아니면 최대한 빠른 시점에 동생을 찾아 따라갈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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