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익숙한 얼굴이었다.
저 고펑입니다.
어어? 어어어? 반가워요.
가족들과 함께 찾은 눈썰매장에서 십수년만에 다시 마주친 그는 나처럼 애아빠가 되어있었다.
반가운 우연을 뒤로 한 후 아들이 뮬었다.
저 아저씨 누구야?
음... 아빠가 옛날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 걸 좋아했거든.
커뮤니티 사이트가 뭔데?
쉽게 말해서 컴퓨터 안에 집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모여 노는 거야.
왜 거기서 놀아?
외로우니까.
거기 사람들은 친구 없어?
응.
그렇구나...
암튼 아빠가 거기에 글도 쓰고 사진도 찍어서 올리고 그랬는데 사람들이 그것들을 좋아해줬어.
그래서?
어느 날 어떤 예쁜 아가씨가 그것들을 보고 너무 궁금했대. 도대체 이런 거 만드는 인간은 어떤 인간일까.
이런 거가 어떤 거였길래?
그냥 아빠가 시골에서 회사다니면서 밥해먹고 그런 거 찍어서 올리면 사람들이 좋아해줬어.
그랬구나.
암튼 그 아가씨가 어느 날 갑자기 아빠한테 연락을 했어. 그런 거 만드는 인간이 궁금하니까 잠깐 얼굴 좀 보자고. 그래서 아빠는 같이 치킨먹고 있던 친구한테 어떤 이상한 아가씨가 보자고 하는데 느낌이 이상하니까 내일까지 연락 안되면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어.
왜?
그땐 새상이 흉흉해서 막 여자인척 불러내서 납치하고 그랬거든.
응.
그래서 아빠는 그 아가씨가 누군지 어디 사는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홍대로 갔어. 그리고 지하철 역에서 딱 나오니까 어떤 조그만 여자가 서 있는데 보는 순간 맥이 탁 풀렸지.
왜?
너무 예뻤거든. 그리고 예쁜 여자들은 보통 아빠를 싫어했어.
그랬구나....
그래서 아빠는 그 아가씨랑 술을 한 잔 하고 집에 보낸 다음에 던파라는 게임을 하면서 며칠이 지났어. 근데 갑자기 그 아가씨한테 연락이 온거야.
뭐라고 그랬는데?
도대체 왜 그 날 만나고 나서 왜 연락을 안했냐고. 그래서 난 그냥 바빴다고 그랬더니 자기는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도 자기를 그렇게 무시한 적이 없었다는 거야. 그러면서 사과할 기회를 줄테니까 주말에 나오라고 했어.
그래서? 나가서 싸웠어? 이겼어?
아니 그 날부터 사귀게 돠었지.
진짜? 그래서 그 아가씨는 어떻게 되었는데?
저기서 오뎅먹고 있잖아.
응?
그 아가씨가 네 엄마야.
진짜?
그래. 그리고 아까 만난 그 아저씨는 아빠가 글과 사진을 올리던 인터넷 카뮤니티 사이트를 만든 고펑이란 사람이고.
우와.
그러니까 그 아저씨가 없었다면 아빠는 너와 엄마를 만나지 못했을 거야.
고마운 사람이네.
그치. 정말 고마운 사람이지.
와... 그래서 그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인데?
... 대학생이야.
거짓말! 아빠만큼 나이 많던데?
진짜야...
뭐야 지금까지 한 말 다 거짓말이었어? 난 또 진짠줄 알았잖아...
아니 진짜 프로 대학생이라니까...
엄마! 아빠가 거짓말했어!
아냐... 진짜야....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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