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석사씨는 밑에 직원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하나요?"
팀장은 신경질적으로 말을 내뱉었다.
광복절에 있었던 그 일을 말하는 것이겠지.
"지금 잼버리다 경제성장률이다 이 빨갱이 새끼들이 얼마나 선동을 해 대는지 알아요? 그럴수록 우리가 잘 해야 한단 말입니다 네?"
"죄송합니다."
최대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어차피 깨질 거, 깨지는 시간이라도 줄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유식석사씨 웹서핑하고 놀라고 비싼 돈 주고 쓰는 거 아닙니다. 좀 더 열정적으로 해 주세요."
네. 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팀장은 나가보라는 듯 시선을 돌리고 손을 휘휘 저었다.
'뭐? 비싼 돈? 글 하나당 500원, 리플 하나당 350원 주면서 뭐? 어린놈의 새끼가 싸가지 없이'
신경질적인 태도도, 비난도, 다 참을 수 있었지만, 그깟 몇백원 주면서 비싼 돈 운운하는 것에는 욕지기가 차올랐다.
자리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모니터에는 파란색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담당 사이트는 TE31. 소위 알지롱이라고 불리는 폐가 수준의 사이트다.
다른 사람들은 디시니, 펨코니, 큰 사이트에서 일하는데 이딴 사이버 폐가에서 글이나 써야 한다니......
"저,,, 죄송합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다가와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팀장에게 잔소리를 듣게 만든 원흉이었다.
"제주산하씨."
"미안합니다,,, 재가,,, 아무래도,,, 콤퓨타가,,, 손애,,,안익어서,,,"
"컴퓨터가 손에 익고 안 익고가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지금... 키워드 딱 받으셨잖아요 '4050 피터팬'. 이걸 설득력있게 적으셔야지 뭔 조현병 환자도 아니고 그런식으로 글을 적으면 누가 속습니까?"
"미안합니다,,,"
"저한테 미안하다고 되는 게 아니고 아후~"
나이 먹을 대로 먹은 노인을 갈구고 있자니 허무감이 몰려왔다.
오늘 할당량 채우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게 무슨 기력, 시간 낭비란 말인가.
"알겠고, 일단 리플 서른일곱개나 달렸으니까 잘 했어요 내가 팀장한테는 잘 이야기 해 볼게요."
"네,,, 고맙읍니다,,, 그런대,,, 저 말고도,,, 좀,, 지시 받은 대로,, 안 하는 사람,, 있던대,,,"
"누구요? TE31에 팀원 우리 둘 뿐인데."
"전문전라도,,, 저희 팀원,,,아닌가요,,,?"
"오지켜요? 그 사람은 우리 팀원 아닌데? 돈 안 받고 하는 사람이에요. 진짜 애국자야 애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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