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제가 '혼자' 출연하는 방송장면은 대부분 PD님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애타게 기다리고 눈물 짜고 등등)
방송 촬영 그거 쉽지 않더라고요
아무튼 러시국에 폴란드는 참으로 평화로왔습니다.
다만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시간이 2~4시간 정도 늘어난게 고역이었읍니다.
원래 항로라면 우루무치에서 그대로 카작 -> 모스크바 남부 -> 바르샤바 경로로 가야하는데
지금은 카프카스 -> 터키 북부 -> 루마니아 -> 폴란드로 직각 주행하더라고요
거의 우리나라 북한 영공 피하듯이 슈슈슉
암튼 러시국에 유럽 여행 가시는 분은 LOT항공보단 터키항공으로 이스탄불 경유 추천드리빈다
기내식이나 싸비스도 LOT보단 투르키쉬 에어라인이 갠적으로 더 좋음...(승무원은 LOT가 이쁨)
현지 코디인 민머리 아조씨가 말하길
1. 이 전쟁을 계기로 폴란드랑 우크라이나랑 사이가 좋아져서 좋다
2. 다만 지금 수용량의 한계치를 넘어선 200만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어서 기간이 길어지면 사회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3. 우크라이나 피란민 대부분 여성과 노약자, 아이들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동력 제공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
폴란드 사정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읍니다. (카틴 숲의 비극부터 해서 러시아 욕 한 바가지는 싸비스)
13시간 반 비행 이후 제슈프까지 4시간 차타고 가는데 완전 죽을 맛
중간에 주유소 맥도날드 들렸는데 키오스크로 주문 후 20분이 지났는데도 음식을 안 갖다줌
동양인 인종차별이니 폴란드 맥도날드는 슬로우 푸드니 한창 논쟁 끝에 민머리 아조씨 출동
키오스크에서는 주문이 발송되었으나 카운터에는 안 들어왔다능....
우크라이나 리비우 맥도날드는 주문 후 10분 늦었다고 미안하다고 커피 쿠폰 주던데 폴란드는 콱 맘 상해부랴
암튼 다음 날 프셰미실에 있는 메디카 국경검문소로 갔는데 여자친구가 오늘 아침에 리비우 공항 포격당했다고 ㄷㄷ
간신히 상봉해서 숙소로 갔습니다.
환상적인 숙소뷰.....
걸어서 3.5KM 가야 마트 나옴
덕분에 난데없는 평화로운 시골 전원 생활했읍니다
여자친구가 매일 밤 공습경보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서 여기서만큼은 잘 잘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아침에 갑자기 어디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더군요. 전 드디어 폴란드에까지 마수를 뻗쳤나했지만
그 경보 소리는 여자친구 폰에서....한국 재난문자처럼 폰에서 바로 사이렌이 합창하더군요
암튼 시간 보내고 인터뷰 하고 차 얻어타고 프셰미실 시내에도 나갔는데
프셰미실 맥도날드도 상황이 심각.....폴란드 실망이얏
우크라이나 맥도날드가 죄다 휴점 중이라 맥도날드가 너무 그리웠다는 그녀를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요
홈리스 마냥 신형 서포티지 보닛 위에서 맥도날드 향을 즐기고 있는 그녀(미침)
우크라이나에도 다시 이런 평화가 찾아올까요...
저기 멀리 보이는 곳이 도보로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는 국경검문소입니다
여자친구가 떠날 때 울지를 않아서 제가 억지로 대신 우는 모습을 촬영했읍니다...
그 해병대 탈영병도 여기서 붙잡혔을까요? 공짜로 담요나 커피 나눠주던데 잘 얻어먹었으려나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 코끝이 찡했는데
중국어보고 맘이 팍 상해부랴쓰...중국도 여기서 도와주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한국은 오늘도 러시아 빨기 바쁩디다
제가 출국 전에 법무부로부터 민원 답변을 받았읍니다
분명 주변국 재외공관장이 비자발급 여부를 결정한다는 말만 믿고 갔는데
정작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에 전화하니
"예? 법무부가 그랬다고요? 아오 또 우리한테 일 떠넘기네"
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그런 권한이 없고요. 왜 자꾸 거기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법무부 지침대로 할 수 밖에 없어요."
법무부 지침은 딱 2개
1. 한국계 우크라이나인(고려인)들 비자 발급 완화 입국 허용
2. 한국에 가족을 둔 우크라이나인 인도적 입국 허용
그래서 제가 물었죠.
"지금 저는 법무부 말만 믿고 폴란드까지 왔는데 제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이 사람이 한국에 들어올 수도 없는거네요?"
"예....."
"허허 시벌"
그 와중에 법무부는 우크라이나인의 난민 신청이 0이라서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아가리를 터는데
애초에 입국을 못하는데 난민 신청을 어떻게 하는지(한국은 제3국에서 난민 신청 불가)
박범개 뚝배기 씨게 마렵...
게다가 다음 달부터 러시아인 무비자 입국 재개한다니
이놈의 나라는 줄타기 외교를 하는 건지 그냥 전범국을 빨아제끼는건지 모를 정도의 수준
아무튼 마지막 날에 일정이 빠듯해서 바르샤바 공항에 Rapid RT-PCR Test를 받았읍니다.
40분만에 결과가 나온다는데 가격이 무려 800 즈워티....한화로 24만원 ㄷㄷ
한국 입국하실거면 꼭 출발 이틀 전날에 250 즈워티로 검사받으세요 ㅁㄴㅇㄹ
병원 누나가 너 폴란드 어디에 있었냐고 물어서 프셰미실에 있었다니까 절대 못 알아들음
이새끼들 또 동양인 인종차별하나 싶어서 프셰미실 프셰미시우 페레미실 다 말해도 못 알아듣길래 결국 구글 지도 보여줌
그랬더니 즈그들끼리 깔깔깔 웃어제끼더니 "ㅁㄴㅇㄹㅇㄴ" 뭐라고 말하는데 도저히 모르겠어서 다시 말해달라니까 말 안해줌
그리고 누나가 영어로 "Who pay?" 라고 물었는데 막내PD가 '코카인'이라고 알아듣고 화들짝 우리 코카인 없다고 외친 것도 코미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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