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미국발 뉴스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전쟁이 일어날 것을 기정사실화한 모양입니다.
예전에 정게에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써놨는데
정말 전쟁이 일어날까요?
여행기라 써놓고 헛소리를 자꾸 해서 죄송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현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심없으신 분은 뒤로가기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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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크라이나에 여행을 가던 시기는 지난 구정 설날이었습니다.
폴란드 바르샤바를 거쳐 키예프로 입국해서 리비우에서 출국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출발 이틀 전인가 우크라이나 북부&동부 지역에 여행경보 3단계가 발령되었죠.
일단 제가 머물 곳은 국경지대가 아니라서 일정을 취소하지는 않았습니다.
가기 전에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셨습니다.
한국에서는 곧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연일 헤드라인 뉴스를 내보냈으니까요.
가기 전에 예비 신부한테 계속 한국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더니 매우 짜증을 내면서 전쟁 얘기 그만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진짜 전쟁이 나는지 안 나는지는 네가 와서 두 눈으로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사랑에 미친 저는 떠났고 바르샤바에서 키예프로 가는 비행기에는 저 말고 한국인 3명이 더 있었습니다.
젋은 여자 한 명은 유학생처럼 느껴졌고 다른 2명은 중년의 부부였는데 여성분이 캐나다 여권으로 입국하는걸 보아 범상치 않게 느껴졌습니다.
하긴 이 시국에 우크라이나에 가는 정상적인 한국인이 있을까요?(미침)
참고로 우크라이나는 백신증명서와 체류기간 코로나 보험가입 증명서가 있으면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합니다.
공항에 여자 친구가 마중나와 있더군요. 리비우 공항은 비행기 티켓이 없으면 입구컷 당하는데 키예프 보리스필 공항은 티켓이 없어도 한국처럼 공항 내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우버를 타고 공항에서 40분 걸려 여자 친구가 자고 싶어했던 캡슐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캡슐 호텔은 작은 바를 같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독일, 이태리 등 외국인 여행객들도 만나고 전혀 전쟁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식당이나 길거리도 그냥 모든 것이 일상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근데 캡슐호텔은 혼자는 몰라도 연인과 오는건 좀 아닌 것 같더군요. 이거 뭐....흠흠
키예프에서 놀랬던 것은 사람들이 제게 러시아어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여자 친구는 매우 강한 반러주의자(?)인데 우버 택시에서 내릴 때 기사한테 러시아어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왜 러시아어로 말하냐고 하니까 기사가 우크라이나 사람이 아닌것 같아서(외노자) 러시아어로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어보다 러시아어가 더 잘 통용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저또한 가게에서 주문을 할 때 분명 나는 우크라이나어로 말했는데(전 우크라이나어는 간단한 인사말밖에 모릅니다) 직원은 제게 러시아어로 말하는 일이 매우 자주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생긴 것부터 외국인이고 우크라이나어로 말해도 러시아어 억양과 발음을 숨길 수는 없다 하더라도 영어도 아니고 러시아어로 말하는 건 좀.....
반대로 여자 친구가 사는 리비우 지역에서는 제가 러시아어로 말해도 사람들이 거의 우크라이나어로만 말합니다.
무언가 묘했습니다. 러시아와 곧 전쟁을 붙을 나라의 수도에서 자국어가 아닌 적국의 언어로 말한다라.....
물론 간판이나 안내문은 모두 우크라이나어로 쓰여있습니다. 러시아어만 알면 대화는 가능해도 생활은 힘들 듯요.
참고로 러시아어만 아는 상태에서 우크라이나어를 보면 3~40%밖에 이해 못해요.
여러번 보고 곱씹으면 50%까진 가능할 듯. 개인적으로 우크라이나어는 폴란드어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아무튼 키예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야간 열차로 리비우까지 이동했습니다.
기차를 타기 전 맥도날드에 갔었는데 입구에서 백신접종서를 확인하더군요.
셀피티카드 라길래 예? 세이프티 카드요? 했는데 Safety Card가 아니라 Certificate 였읍니다....주룩
여자 친구에게 야 여기도 백신패스 있어? 백신접종서 없으면 밥 못 먹음? 물으니까 확률이 반반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뒤로 여행 끝날 때까지 백신접종서를 확인한 식당은 없었읍니다.
키예프에서 리비우까지 야간열차 논스탑으로 7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러시아 열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만 탑승할 때 차장 언니가 여권 검사를 하지 않더군요.
여윽시 러시아보단 민주주의인가(근거 없음) 느끼면서 백신접종서만 내고 탑승했습니다.
4인실 쿠페였는데 다른 2명은 아버지와 아들이었습니다.
저는 괜히 러시아어로 말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여자 친구에게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어로 이야기했습니다.
서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러시아어로 말하는 것은 저부터 좀 조심스러워서요. 물론 저는 러시아어로 소통합니다.
꿀잠 자고 도착 30분 전에 차장 언니가 깨우러 오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리비우 도착해서 캐리어를 여니 김칫국물이 샜더군요. 냄새 진짜.......대한민국의 기상을 널리 알렸습니다.
졸지에 저는 김치 보이라고 불렸고 여자 친구는 토하는 시늉을 했으며 예비 장모님은 당장 저의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넣으셨습니다.
김치 냄새 진짜 레알 ...워후
리비우야 뭐 폴란드 국경에서 70km 떨어진 후방of후방이라 전쟁의 위험 그런거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저는 프로포즈 잘하고 부모님의 승락도 얻어낸 후에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올....수가 없었는데
지금 코로나 양성 판정 받고 재택치료 중입니다. 증상은 코막힘말고는 없읍니다. 지금은 그 마저도 없어졌고요.
오미크론이 무섭긴 무섭네요. 하긴 마스크 안 쓰고 돌아다니는 유럽에서 안 걸리는 것도 또 이상함.
이젠 예전처럼 GPS추적 어플도 설치 안 하고 격리기간 7일 끝나면 코로나 검사하지 말고 그냥 해제라네요.
거의 유명무실해진 것 같습니다. 백신패스, 거리두기도 곧 완화하겠지요.
솔직히 확진자가 나쁜 마음 먹고 거리 돌아다녀도 아무도 모를 듯요. 우리 나라도 빨리 다시 해외입국자 격리 해제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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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주에 우크라이나에서 겪은 바로는 전운은 커녕 아무런 느낌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마트 사재기나 거리 통제, 언론의 전쟁 위험 경고 등 아무것도 없었어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말하길 이미 우리는 러시아와 2014년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위협이 대두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네요.
미국과 서방에서 지랄발광할거면 그때 했어야지 왜 이제와서 하는지 모르겠다면서요.
그 말을 들으니까 이미 크림반도 합병, 돈바스 내전으로 우크라이나는 계속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제가 잊고 있었더군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북괴가 미사일 쏠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모스크바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습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거라고 보느냐?
대부분의 친구들은 '그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 라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보고 온 후에 '아 이거 시발 미국의 도발이잖아' 라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래서 내가 확실히 우크라이나 공격 안할 것 같아? 라고 물으니 퍼킹 양키들이 또 지랄한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가족이 가족을 죽이는 꼴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통혼이 매우 많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작 100여년 전에 처음으로 러시아의 영향권 안에 든 서부 우크라이나 리비우에 사는 제 여자 친구도 사촌 동생이 모스크바에, 친할머니는 로스토프 나 도누에 러시아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정식 군대를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민간인들을 죽이면 과연 러시아인들은 잘했다고 박수를 칠까요?
제가 이런저런 상황들을 직접 겪은 후에 내린 결론은 미국의 필요성에 의해 작금의 위협이 대두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전쟁은 예고없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지금 예고편을 너무 많이 때린 것 같아요.
전쟁이 일어나도 화기를 들고 싸우는 전면전이 아닌 소수 국지전 또는 정치적으로 나설 거라 예상합니다.
러시아의 주 목표는 우크라이나 합병이 아닌 친러 정권 수립일테니까요.
어찌되었든 앞서 말했듯이 미국과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일어날 것을 기정사실화한 것 같습니다.
부디 이 판단이 틀렸길, 푸틴이 올바른 생각을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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