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코프스키 - 1812년 서곡

차이코프스키 - 1812년 서곡

Down Load Link : http://nineteenthcc.g3.bz/1812.mp3

아래 글은 블로그 테레스의 이야기 (Teres.egloos.com) 에서
퍼온것 입니다.

[음악] 1812 서곡 예찬.
이 글은 2002년 9월18일 나우누리의 애리페란 곳에 썼던 제 글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오늘 1812를 듣고 있으니, 이 글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1812는 여러 루트를 통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곡이므로 따로 mp3를 올리거나 하지 않겠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서곡 1812년을 아십니까?
모르신다면 꼭 한번 들어보세요. 아주 좋은 곡입니다.

'클래식'하면 뭔가 졸리고, 어렵고...그런 것을 생각하시겠지만,
1812는 락만큼이나 시원하며 람바다만큼이나 정열적이며, 환상교향곡만큼이나
애국적인 곡입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조국의 승리를 기리면서 만든 곡이니까요.

1812년. 이 해는 프랑스국민에겐 충격을, 러시아 국민에겐 기쁨을 준 해입니다
바로, 나폴레옹이 모스크바 점령에 실패한 해이기 때문이죠.
그후 1년간 나폴레옹은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고, 독일을 유린하고 다녔지만, 결국 나폴레옹을 세인트 헬레나에 유배시킨 것에 가장 공헌(?)한 일이 바로 1812년 10월 모스크바 패배였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 일로 프랑스 국민들은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고 말하고 다니던 나폴레옹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니까요. 사실 청중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만.

1812는 그런 곡입니다.
초반의 장중하고 마치 자이안트로보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1,2,6화등 바슈탈 참극에서 자주 등장하던 바로 그곡, 이 곡도 원곡은 클래식계열이라죠?)마냥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무반주에서 합창으로 대략 3분간(곡마다 다릅니다만, 일단 평균 잡아서...)이어지는 장중한 합창곡 후 곡이 시작됩니다.
마치 조국이 위험에 처한 것처럼... 조국이 함락당하는 것 처럼...
천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전쟁의 격렬함을 이야기합니다.
중간중간 바이올린의 구슬픈 음도 곁들여져서...
장장 15분에 걸친 이 대곡의 클라이막스는 10여분부터 시작되기 시작합니다.
슬프기 그지없던 그리고 격렬하던 곡은 강한 대포소리와 함께(실제 대포소리가 나옵니다) 경쾌한 축제곡으로 바뀌기 시작하고, 마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장면이 연출됩니다. 아까의 그 장중하고 슬프게 불렀던 합창단원들과 연주자들은 기쁨에 겨워 어쩔 줄을 모릅니다.
그런 경쾌한 합창곡은 교회의 종소리가 함께 어울러져 곡의 클라이막스를 맞이하고, 가슴속의 응어리를 터뜨려주며 끝마치게 됩니다.
(이곡의 클라이막스는 '삼성증권'광고에서 나오죠.)

1812는 15분의 길이의 연주기간동안 정말 많은 이야길 하고 싶어하는 곡입니다
또 그런 이야기는 '전쟁'이라는 하나의 테마에서 '침략당하는 자의 슬픔과 침략에서 벗어나 승리한 기쁨'으로 함축시킬 수도 있을 만큼 간결합니다.
언제나 당하고만 살았던 그리고 결국 몇천만의 인명피해를 내며 세계의 한쪽편 정상에 잠시마나 올라섰던 대국 러시아 국민다운 곡이며, 참으로 차이코프스키다운 곡 입니다.

저희 집에는 1812가 총 4가지 버전으로 있습니다. 각 버전에서 그 연주자들의 국민성이나, 연주자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 재미있어서 잠깐 써봅니다.

신시내티(Cincinnati) 팝스 오케스트라
1812중에서 가장 유명한 앨범을 연주한 사람들입니다.
Telarc이라는 회사에서 CD의 상위포멧중 하나인 SACD버전으로도 내놓아서 음악 애호가들을 기쁘게 만들어줬던 그런 앨범인데, 일단 앨범이야기는 그만하고 곡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사실 곡은... 기대한 것 만큼 좋지 못합니다.
신시내티가 미국에 있는 도시이다 보니 연주자들에게서 미국의 상업적인 냄새가 마구마구 납니다. 게다가 팝스 오케스트라 특유의 어지러운 연주가 머리를 혼란하게 만드는 군요. 중간에 원곡에서는 바이얼린의 구슬픈 협연이 이루어지는 부분에서 로리로리한 여아들이 나와서(혹은 여아의 목소리를 가진 아줌마들?) 노래부르는 부분 역시 갑자기 정신이 번쩍~!하고 들 정도로
미스매치입니다.
초반의 장중함, 후반의 러시아 특유의 분위기...까지 모두다 헤쳐버리는...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최악의 1812입니다.
하지만 이 곡으로 처음 듣는 분은 오히려 다른 1812가 이상해 보이실지도요.
그만큼 다른 1812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곡입니다. 원곡의 팝적인 변화라고 말하면 옳을까요?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혹자는 세계 3대 오케스트라라는데, 그런건 잘 모르겠고, 확실한 것은 이 곡을 연주하던 당시(1970~80년대)에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였습니다.(정확하겐 세계 최고의 지휘자가 있었던 오케스트라입니다.)
바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인데, 이 사람 때문에 우리는 10cm CD가 아닌 12cm CD를 쓰고 있죠. 집에 베토벤 9번 DVD가 있는데, 이 DVD에서 나이든 노인네로 나오는 카라얀의 모습은 정열적이기 그지없습니다. 때로는 인자하고 온화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변하는 그의 눈빛에 감동해버릴 정도입니다. (다른 지휘자들과는 비교가 안되는군요.)
아쉽게도 이 어르신네는 9X년에 세상을 떴습니다. 고집쟁이라서 죽는 순간까지 베를린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고 하더군요.
곡은 카라얀의 이름에 걸 맞게 장엄하고 고급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심지어는 대포소리마저 장엄하게 울려펴집니다.(일반 대포소리처럼 쿵!쿵!이 아닌... 길게 뻗는 소리가 나는군요.) 후반에 코러스가 나오지 않는 것은 연주자들의 연주 실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볼 수 있고, 그 믿음 만큼이나 연주를 잘 합니다. 연주자들이 마치 하나가 되어 곡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카라얀의 저력이며, 베를린의 명성인 것 같습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이런 실력과 독일인들 특유의 정교함 때문에 러시아 특유의 토속적이고 때로는 천박하기까지 한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춤곡 분위기를 잘 살려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군요.
12분까지는 거의 최고의 연주실력에 몸을 떨다가 마지막에 아쉬움이 남는, 그런 곡입니다.
참고로 이 곡은 나우누리에 MP3로도 있습니다.(35.4MB...)
320kbps로 녹음한 버전인데, 사실 별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MP3라는 것이 깎아먹기이고...이런 깎아먹기는 이런 연주되는 악기가 많은 곡에서 더 확연하게 들어나죠.(어떤 의미인지는 아시는 분은 아실 듯)

괴텐베르크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괴텐베르크는 2차대전에서도 종종 이름이 나오는 독일의 한 작은 도시(?)입니다.
그런데 이 괴텐베르크의 작은 도시의 오케스트라가 독일 수도의 오케스트라보다 오히려 1812는 마음에 와닫게 연주하더군요.
이유가 뭘까... 싶었는데, 바로 지휘자 덕분이었습니다.
연주자는 독일 관현악단이니 대부분 독일 사람일테고.(그렇다고 유명한 지휘자가 있고 쟁쟁한 실력의 연주자들이 모이는 유명 악단도 아니니 더더욱.) 러시아인 특유의 거칠고 천박한 이미지와 독일 사람 특유의 정교하고 잘 꾸며진 이미지가 잘 어울려 1812를 정말 멋진 곡으로 만들어 내는군요.
후반에 울리는 대포소리도 스피커를 의심할 정도로(이 녀석 괜찮은걸까?) 잘 때려줍니다. 작은 스피커에서 때리는 대포소리가 정말 가슴을 때리더군요. 후반부의 종소리가 울리는 축제 분위기의 연출도 아주 잘 되어서 정말 그 곳에 제가 있다는 느낌도 들고,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가능하면 이 버전으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엠파스 Mp3검색에서 1812라고 치면 왠 '태교음악'으로 있을 겁니다. 뱃속의 아이가 대포소리에 놀라지 않으려나...
MSN등으로 전송해드리고 싶지만, 저희 회사컴은 파이어월이 깔려있군요.
(뭣하면 분할 압축해서 동보로 샤샤샥)

키로프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네 제대로 된 러시아놈들(?)입니다.
러시아인들이 마치 애국가 연주하듯이 정성을 다해 연주하는 느낌이 일품입니다.
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더 감회가 깊을 지도요.(국내에선 아직 이 버전이 수입&발매되지 않았죠.) 초반의 성악은 없지만, 없어도 암울한 분위기는 충분히 잘 전해져 옵니다. 중반에서 후반으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것과 열정적으로 끌어오르는 부분, 마지막에 합창까지, 무엇하나 손색이 없습니다. 정말 애국가를 연주하는 느낌입니다. 다들 1812년의 선조들을 생각하면서 곡을 지휘하고, 또 연주하고, 또 부르고 있군요.(대포소리도 마치 그때 생각을 하면서 울리듯이 힘 있습니다.)
마지막에 경쾌한 행진곡 부분에서도 애국가 연주하듯이... 할 줄 알았는데, 본성(?)을 들어내는군요. 신납니다. 정말 흥에 겹군요. 피는 못 속이나봅니다.

클래식은 다른 음악들과는 달리 연주자들에 따라서 곡의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때로는 힘 있던 곡도 여성의 목소리처럼 감미롭게 들릴 때도 있고, 구슬픈
곡도 연주자나 지휘자의 기분에 따라서 바뀝니다. 때문에 이렇게 음반으로
만들 때는 가능한 연주자와 지휘자의 컨티션이 좋을 때 만들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연주자들, 특히 이렇게 많은 악기가 동시에 연주되어지는 소위 '대편성'
의 곡들에서는 지휘자의 기분과 실력에 따라서 곡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하게
됩니다. 나이에 따라서 곡의 분위기가 변화해가는 메탈리카같은 메탈그룹처럼
말입니다.

1812는 명곡입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최고의 명곡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비창같은 교향곡이나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같은 발레곡들도
좋습니다만...) 정말 조국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고, 그런 곡을 연주자들은
가능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연주하는 것 같습니다.
꼭 들어보세요. 조금 지겨울지 모르지만, 15분 후 가슴속의 응어리가 터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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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예전에 썼던 글이고, 다시 조금만 추가하자면, 그 후 음반을 4장 더 구했습니다. 고향에서 들고온 아버님 것까지 합치면 9장이 되었군요.
전에도 설명했지만, 너무도 러시아적인,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적인 곡입니다. 제가 클래식을 들을 때는 가슴에 뭔가 응어리 진 것이 있을 때인데, 최근에 개인적인 문제가 좀 있어서 그런 응어리가 가득 져있었는데, 이번에 확 풀어버린 기분입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겠군요.(개인적인 문제이면서도 가족적인 문제입니다. 결국 제 잘못이지만.) 부모님께 정황을 이야기해서 제대로된 결론을 도출시켜야겠다는 힘도 생기는군요.

1812도 그렇고, 베토벤의 5번 교향곡 '운명'이나 9번 '합창, 브람스의 1번도 그런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간만에 클래식만 두시간 넘게 들었군요. 지금은 Mr.Big의 Big,Bigger,Biggest를 듣고 있는 중)

1812의 몇번씩 조았다가 풀었다가 하는 곡의 분위기가 더더욱 힘을 내게끔 만듭니다. 박자가 바뀌고, 악기가 바뀌고, 곡의 분위기가 바뀌고, 청자가 바뀌고, 연주자가 바뀌고.

좀 옛날 지휘자입니다만, 1930~50년대에 지금의 카라얀 만큼 유명했던 '푸르트벵글러'란 아저씨가 있었답니다. 이 아저씨는 저 조았다 풀었다의 일인자라고 하죠.(카라얀도 상당부분 그에게서 배웠다고 하더군요. 서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심지어는 이런 말도 있답니다.

'분명 푸르트벵글러의 지휘는 미치광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지휘를 하는 동안 연주자든 감상자든 모두 미치광이가 된다는 점이다.'

1812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여러가지 의미에서 참으로 애국적인 곡입니다. 또한 가장 러시아다운 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침략을 받고도 꿋꿋하게 버텨왔던 러시아의 국민들, 전쟁터에서 총알받이가 되면서도 자신의 땅과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던 남자와 남편과 아들들을 잃으면서도 공장에서 탱크를 만들며, 총을 만들며 버텨왔던 여자들(왠지 '애전사'같은 분위기군요.)이 러시아를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지킬 것입니다. 그런게 느껴지는 곡입니다.

베토벤이나 브람스의 정교한 독일식 낭만파 음악도 좋지만, 차이코프스키나 림스키코르샤코프같은 러시아식 음악도 정말 좋군요.

여러분도 1812 한 번 들어보세요. 가능하면 주위를 조용히하고 음악에 집중하고 말이죠.
# by Teres | 2004-11-29 15:19

출처 : http://teres.egloos.com/60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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