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투와 개척시대의 낭만으로 대표되던 서부극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까발린 작품이기도 하죠.
주인공인 월리엄 머니는 과거 악명을 떨치던 악당중의 악당입니다. 보안관을 죽일뿐만 아니라 여자와 아이까지도 죽이고 술김에 싸울때도 거침없이 총을 꺼내 살인을 저지르던 대악당이죠.
하지만 작중시점에선 모종의 이유로 은퇴한지 십여년이 지났고, 병든 몸과 가난함을 등에 지고 소박하게만 살아갑니다.
서부극 전성기 시절 날라다니며 무쌍을 찍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다 늙은 퇴물로 나와서 말도 못타고 총도 못쏘면서 빌빌거리는 모습을 보면 서부극의 종말이 영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묘하게 다가오는게 인상깊었네요.
플롯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서 표현되는 건조한 분위기와 비장감은 대단합니다. 총격전의 화려함은 일절 생략되고 살려달라고 비는 군상과 첫 살인에 괴로워하는 인물들. 총을 가지고 있음에도 죽음이 두려워 회피하는 인간들을 보면 무법시대의 폭력이 낳는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하고요. 총잡이 전기를 쓰는 얼간이 문인도 그렇고..
갱생할 수 없는 악인이 폭력의 수레바퀴에 맴도는 모습은 '폭력의 역사(2005)'를 떠올리게도 하네요.
연출로 나타나는 내면묘사가 대단한 작품입니다. 서부극의 추억을 떠올리시고 싶으신 분은 보시면 재밌게 보겠네요. 근데 어릴때 티비에서 틀어줬던거 같은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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