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일러 주의&te31=1)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것은 물론 이후의 글들에도
무지렁이 인민들의 삶과 페이소스의 변주라는 양식적 기틀이 묻어납니다.
김성훈(aka.하정우)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롤러코스터에서 마치 20세기
왜국스타일을 빌려온 (해피플라이트의 표절에 가까운)군상극에서 연출가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시퀀스마다 입봉 감독 특유의
강박적인 대사처리나 컷의 연결에서 고의적으로 보이는 영화적 장치들을
이리저리 배치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았습니다만 재미는 없었습니다.
확실한 원작이 있는 본작의 경우에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해방이후
동란의 피해를 수습하는 우리나라로 재조립하고 원작의 캐릭터와 사건들은
그대로 가져오는 모험아닌 모험을 벌이는데요, 일단 롤러코스터와 마찬가지로
연기력이 보장된 것은 물론 흥행작에 빈번하게 출연하던 선후배 배우들을
대거 기용해서 흥행의 가능성을 높인 점은 봐줄만 합니다.
타이틀롤을 연출가가 직접 맡는 경우에는 여러가지 이점도 있겠지만
배역에 대한 욕심 아닐까 싶은 아쉬움이 컸습니다. 분명 원작의 얼개는
피를 팔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가장의 이야기로서 대륙의
시대적 상황과 더불어 문화대혁명과 같은 사회적 영향력이 거대한 사건에
일개 인민이 휘말려들어 발생하는 아이러니속에서 '포레스트 검프'같은
캐랙터적 재미와 독자 감정의 파고를 조명하는데 반해서 김성훈 감독의
이 영화는 시공간의 설정부터 지명만 충청도일뿐이지 우리말글 간판도 없이
한자가 난무하는 무국적의 빈민촌으로 출발하여 원작인물들의 이름을
그대로차용하여 더더욱 혼란을 가중시키고, 개별 시퀀스에서는 짜임새가
있다가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결말을 향해 달려갈수록 맥이 빠지고
당연한 수순으로 해피엔딩을 예고하는 밍숭맹숭한 이야기로 끝맺고 맙니다.
원작 소설을 읽으신 분이라면 그야말로 맥이 빠질 것이고
하지원의 팬이시라면 봐둘만 할지도 모르겠네요...더 늙기전에
김성훈 감독은 연출보다는 연기자로서의 자신을 더 갈고 닦기를 바랍니다...
방화 | 2468명이 읽었어요. 18.119.157.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