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조금 어렵기도하고 이런 말을 하는데 정말 진심으로 어떠한 의도도 없지만 솔직히 이건 좀 선 넘게 어렵게? 꼬아서?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저 뿐인가 싶네요.
관람을 하고 나온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서는 만족할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좀 많이 의문스럽습니다.
오히려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으면 욕먹어도 싸다는 느낌이 들 정도.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1.
제가 느낀 영화의 큰 주제 의식은 니체 철학에서 말하는 힘에의 의지 쯤 되는 것 같네요.
과학적으로는 양자역학의 영역에 발 담그고 있고.
사실 과학적 증명은 필요가 없지는 않으나, 막 미친듯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되고요.
중요한 건 주인공 흑형과 진 주인공 닐의 용기있는 행동들과 그를 뒤바침 할 의지와 희생, 위버멘쉬, 혹은 자유의지?
시선을 시간과 과학에 빼앗기지 않고 장면과 대사, 인물에 집중하는 게 나은 관람법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2.
14년도에 제가 인터스텔라를 보고 와서 영화 게시판에 썼던 리뷰에 이런 부분이 있더라고요.
- 역으로 이런 놀란 특유의 영화적 화법은 언제나 놀란 팬보이들을 비꼬는 요소가 되는데(큰 그림을 놓고보면 그다지 특별하지 않지만, 영화의 디테일에.... 요컨대 철학적인 요소 같은 걸 하나 던져 주는 것으로 볼륨을 풍성하게 할 뿐이다-)-
이 부분은 테넷에도 매우 유효한 것 같다고 생각이 되네요.
중요한 건 메시지입니다. 하지만 매우 현란하고 생소한 메시지의 전달 방법에 사람들이 놀란 영화에 손쉽게 '어려운 영화'라는 딱지를 붙혔었는데, 이는 인터스텔라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번 테넷은 좀 너무한 것 같아요.
매우 간소화 하자면
인터스텔라는 우주(상대성이론,시간)을 가장한 사랑과 가족이야기 이고
테넷은 시간(양자역학, 열역학?)을 가장한 용기, 희생, 의지의 이야기다 라고 하고 싶네요.
3.
주제 의식은 player인 흑형 보다는 닐(로버트 패틴스/다음 배트맨)을 통해서 잘 드러났고, 특히 종장의 닐의 대사와 연기로 인해 극의 카타르시스가 대폭발!! 하는 구성이네요.
닐 같은 캐릭터는 일반관객들에게는 참신하겠지만 서브컬쳐에 관심있는 저나 알지롱 구석구석에 산재해있는 씹덕들에게는(미침) 한 번쯤은 봤을법한 캐릭터인데, 이렇게 표현되니 또 되게 새롭더라고요.
전 개인적으로 로버트 패틴슨은 스크린에서 한 번도 안 본 배우이고 강제로 배트맨을 통해 볼 예정이었는데, 연기가 생각보다 좋았어서 배트맨이 기대됩니다.(?)
4. (잡소리)
기대작이어서 진짜 아예 백지상태로 봤는데, 그래도 알지롱 등지에서 이과영화라는 표현을 썼던 게 기억나네요.
전 진짜 찐릐얼 문과인데 엔트로피... 열역학?...????
시스템내의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있거나 증가하게 되는 거였나....?
근데 (현재까지)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에서는 멀티버스 마저도 결과론적 추측이 되고 있는데 서로 상충하는 건가...?
근데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을 '되돌린다'라는 개념은 없지 않나요?
뭐 이것저것 정리해서 적어 보고 싶은데 술한잔해서 그런 건지 한번에 완벽하게 모든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조립이 안 되어서 그런 건지 똥글로 끝나는데.
아무튼 저는 놀란 감독 좋아하고, 재미는 있었고, 메시지도 좋았습니다만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라는 의문이 강하게 드네요.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개인적으로는 100점 만점에 80점+은 거뜬히 줄 수 있겠는데
요새 시국도 시국이고 한데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의 의뭉스러운 발걸음을 생각해보자면
100점 만점에 20점도 주기 싫네요. 묘하네요.
차라리 마지막의 닐의 대사나 장치도 좋지만, 과거 회상씬을 하나 넣어줬으면 무게감은 떨어 졌어도
보다 많은 관객들을 안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그럼 너무 또 신파스러워서 무게감과 장중함이 덜했을라나요?
늙어서 그런가 별게다 영화 감상에 끼어드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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