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반적으로 "재밌었다"는 소감을 밝히나..
사실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펼쳐지기엔 영화의 장악력이 너무 큽니다.
이런 큰 오락영화에서 노튼의 평소같은 연기를 기대하는게 어렵겠지..
생각은 하고 갔는데 막상 보니 역시.. 그렇더군요.
오히려 여배우로 나온 리브 타일러의 매력이 조금 더 돋보이는 듯.
전작이 사실상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당했으나 헐크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두면
서 히어로 영화의 색다른 맛을 추구했는데, 인크레더블 역시 초반부에는 그런 세
밀한 맛이 느껴졌습니다.
사실 제가 이 영화를 기대했던 이유도 이런 부분인데,
예고편을 통해 예상했던 인크레더블은 에드워드 노튼이라는 무기를 통해 헐크가
아닌 배너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막상 영화를 보니 초반엔 그런 모습이 보이긴 하나 영화가 점차 진행될수록
이도저도 아닌 중탕이 되어버리네요. 배너의 외로운 브라질 생활이나,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이 인간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등 초반부에 영화의 기반을
차근차근 쌓아가지만, 후반부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순간적으로 상실해 버립니다.
장면을 위한 장면들을 끼워넣기 위한 결단으로 생각할수 밖에 없네요.
결국 전체적으론 배너의 고뇌나, 헐크의 강렬함이나 둘 중 어느것도 선명하지
못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초반부의 착실한 진행이, 중반의 급격한 전환으로 인해 영화의 맥을
해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특히 뜬금없는 인간 배너의 불 같은 결정은
이 영화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입니다. 나쁜쪽으로요.
사람들이 말하는 예고편이 전부다.. 하는 것에는 사실이 그런면이 있으나.
그렇다고 꼭 그것이 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꼽기도 애매합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 이 영화의 기조가 정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CG에 대해 언급하자면, 한가지 눈에 띈 것은 일반적으로 관객이 바라는 마벨의
CG 영화는 쉴새없이 펼쳐지는 화려하고 박진감 있는 CG씬일텐데 아이언맨에서도
그런 기미가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2,3건의 집중적인 장면 이외에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습니다. 2,3건만 충실하면 되겠지만, 이미 예고편에서 보고간 그
장면 외에는 기대할 부분이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면이기도 하죠.
CG의 질에 있어서도 트랜스포머 이 후 높아진 눈 때문인지
부분적으로 훌륭하긴 하지만, 어둡고 CG같은 CG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의 특징이 환한 대낮의 장면에서도
그 안에 녹아드는 CG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에 비해 헐크는 마치 게임의
오프닝 동영상을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자극적이고 강렬하긴 한데 진짜 같은 느
낌의 사실적인 묘사는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극장에서 볼 만한 괜찮은 영화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말 그대로 블록버스터가 갖추어야 할 부분은 일정 갖추고 있으니까요.
재미는 있으나 기억에 남지는 못할 그런 영화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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