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는 살아 숨쉬는 캐릭터라는 오래된만큼 조금은 진부할 수 있는 수식어가 이보다 더 어울리기 힘든 애니메이션이다. 바람결에 자연스레 휘날리는 동물들의 털과 살아있는 동물의 사진을 보는 듯한 질감, 더빙하는 배우들의 행동과 표정을 똑같이 살리면서 그 동물의 느낌을 전혀 훼손치 않는 의인화, 특히 잭 블랙이 목소리를 맡은 팬더 '포'와 더스틴 호프만이 목소리를 맡은 너구리 '시푸', 안젤리나 졸리가 목소리를 맡은 호랑이 '타이그리스'는 표정, 행동, 제스쳐등이 마치 그 연기자가 직접 연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현재 헐리웃 CG 애니메이션 기술력의 모든 것이 바로 쿵푸팬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동양적 매력과 서양적 웃음의 만남
'쿵푸 팬더'를 보고 있노라면 기술력에 놀란 가슴, 표현력에 한번 더 놀란다. 동양의 산수화처럼 나타나는 마을의 모습, 마스터 우그웨이가 복숭아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어 신선처럼 승천하는 장면이나 케릭터들 간의 주고 받는 대사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동양 스텝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제작진이 동양적 매력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새삼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동양인이 보기에도 상당히 잘 표현된 동양적 매력에 잭 블랙이 소림사에 쿵푸를 배우러 들어간듯한 느낌의 웃음이 적절히 잘 녹아있다. 다만 '쿵푸 팬더'에는 슈렉에서처럼 기존의 발상과 상식을 뒤집어 엎는 무언가는 존재하지 못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웃음보다 진한 액션의 쾌감
단순히 대 폭소를 위한 코미디 영화를 원한다면 '쿵푸 팬더'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다름 아닌 액션이었다.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도저히 엄두조차 내기 힘든 액션 시퀀스들로 구성된 많은 장면들은 탄성이 나올만한 대단한 수준이었다. 마치 픽사가 기존에 만들어낸 애니메이션들의 액션에 드림웍스가 '풉 우리가 그 정도 수준의 액션씬들을 못 만들어서 안만든게 아니다'라고 비웃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론 '쿵푸 팬더'가 슈렉처럼 롱런하는 시리즈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2탄은 어지러운 강호를 평정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팬더 포우 정도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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