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불쾌한 부분이 많고
사실 그렇게 잘 만들지도 못한 영화네요
물론 퀄리티 부분은 아무래도 신세계에 비해서 못하다는 느낌이 강하고
모든걸 떼어놓고 보면 그냥저냥 볼만하겐 만들었다...
불쾌한 얘기를 하기전에 퀄리티 얘기부터 하자면
제일 먼저 아쉬움이 드는건 배우였습니다.
장동건을 스크린에서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원래 이렇게 카리스마가 없는 배우였나요?
치트키 느낌이 있지만 장동건 역할을 이병헌이 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나마 김명민이나 이종석은 나름의 캐릭터를 잘 살린거 같구요.
폴 역할의 외인배우는 시종일관 거드름에 농담이나 치는 1세계 백인역할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건지, 무게감도 전혀없고 장면의 긴장감을 다 까먹는 이상한 트롤러더라구요;
그 외에 조연들은 요새 한국영화만 틀면 맨날나오는 배우들이고 늘상 하던연기 보여주니
딱히 얘기할건 없을거 같구요..
사실 배우보다 더 아쉬운게 캐릭터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그나마 캐릭터랄만한게 있는게 김명민이 맡은 경찰역할이고,
사실 이것도 지금 보기엔 고리타분한 반깡패 도라이경찰 역이라 식상한맛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종석은 뭐 거의 대사도 없고 눈빛이랑 표정만으로 모든걸 표현해야되는데,
그냥 밑도끝도 없이 나쁜놈..? 아니 나쁘다고 해야되나...
밑도끝도 없이 틈만나면 살인하려고 안달난 놈?
없는 대사에 표정연기만으로 싸이코패스적인 면모를 보여주려고 배우가 노력은 했으나
사실 내용적으론 그냥 엉성하게 만든 또라이 캐릭터지, 얘가 뭐 면이라 부를 모습이 있는지...
어떤것에 호나 불호가 있는지.. 그런 단순한것도 아무것도 표현되는게 없어요
그래서 긴장감을 만들어줘야 할 캐릭터가 하는게 진짜 없습니다..
적어도 어떤 범행 스타일이나, 사이코패스적인 속성이 관객에게 전달이 됐으면,
그 작은 요소가 캐치되는 씬에서, 긴장감이 저절로 조성되거나 하는게 있을텐데
뭐 얘는 그냥 하는게 여자보이면 죽인다 이거 뿐이라... 그냥 여자가 나오면 죽겠구나..
엄청 똑똑하다고 하는데 자기가 나 똑똑해 이 말만하지, 똑똑함을 드러내는 장면도 없고
그냥 난 사람을 존나죽이고 너넨 날 못막지. 이게 끝...
장동건은 그냥 최악이에요...
얘는 정의로운 캐릭턴지, 그냥 자기 보전하려는 캐릭턴지...
아니면 그 중간에서 고민하는 캐릭턴지...
영화 내내 그냥 김명민의 행보에 다리거는 짱돌같은 캐릭터로만 소모되다가
갑자기 후반부에 지금까지 이종석이 죽인사람이 몇인데
김명민 총맞은거 보고 별 안일한 감화가 갑자기 일어나서 집행자가 되는 캐릭턴데
뭐 진짜 이렇게 멋없는 집행자가 있을까 싶었네요..
영화 전체 진행은 저는 초반은 추리수사물, 후반은 느와르로 봤는데요
큰 틀에서 장동건을 주인공으로 보면, 일종의 성장물인데.
초반에 법의 틀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명민의 수사를 방해하는 장동건이
법의 틀 안에서 해결되지 않음에 모든걸 내려놓은 김명민과 교감을 나누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김명민을 눈앞에서 보면서 거기에 감화와 분노를 느껴,
사건을 사적영역으로 끌고가 정의의 심판을 집행한다.
여기서 집행의 무대가 치외법권으로 빠지면서 영화가 느와르의 색을 띄게 되는데,
사실 느와르의 무법성을 관객에게 납득시켜주는건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이건 다 장동건 캐릭터가 쓰레기인 탓이에요;
김명민과는 계속 공적으로 부딪혔을 뿐인데,
서른명이 넘게 죽은 여자는 상관없고, 김명민이 총맞았을 때 드라이브가 걸린다?
글쎄요... 감히 경찰을 쏘다니.. 이런 마음인지..
그리고 장동건 자체가 계속 쩌리로 등장하고 카리스마도
없던 캐릭턴데 갑자기 표정좀 바꾸고 총좀 들었다고 멋진 느와르 캐릭터가 될리도 없습니다..
오히려 죽어.. 그냥 죽으라고.. 이럴때 진짜.. 이 장면을 이렇게 구리게밖에 스크린에
못담다니.. 하는 아쉬움뿐...
감독이 원한건 진짜 눈앞에 두고도 처벌할 수 없는 법위의 악마같은 존재를
즉결처벌시키는데서 오는 카타르시스였을텐데, 너무.. 너무 아쉽게 묘사가 됐습니다..
마지막에 구질구질하게.. 어차피 돈은 없으니.. 내가 좀 죽여도.. 괜찮..?
거의 앤디의 다시는 한국을 무시하지말라! 수준의 대화는 정말 손발이..
아무튼 퀄리티는 이렇고, 불쾌한 부분은...
사실 전 좀 고어한 영화도 잘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좀... 그렇더라구요
안그래도 이종석이 캐릭터도 없고 밑도끝도 없이 그냥 죽이기만 하는 놈인데
살해장면까지 생생하게 묘사하는데 힘을 썼으니,
범행장면들이 너무 필요 이상으로 끔찍하고 노골적으로 느껴지는거 같았어요
영화적으로 느껴질만한 앞 뒤 맥락이나 피의자의 캐릭터, 상황 같은게 다 거세되고
진짜 열심히 사람 죽이는 장면을 재현하는데 노력하다보니
내가 영화를 보러왔지만..; 이런것까지 보고 싶었던건 아냐~~ 이런 기분이 들더라구요
뭐 사실 이런부분을 다 진짜 순수하고 끝을 알수없는 악을 묘사하기 위해
이종석의 캐릭터 묘사를 최대한 거세하고, 심판의 카타르시스를 증폭시키기 위해 이렇게
했다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럼 의도와 달리 실패한거겠죠..
이 영화가 각 인물이 나타내는 캐릭터의 면이 명확하게 묘사가 되고,
캐릭터간의 유대와 감정 이입도 잘되고,
흡입력 있는 전개 속에서, 느와르적 카타르시스도 충분히 폭발시켜서 개운하게 끝났으면,
영화 외적인 구설수는 있었어도, 이 정도로 뭐 욕먹거나 그러진 않았을거라 생각해요.
저런 성취가 없으니 그냥 기분나쁜 장면만 전시한 어설픈 형사영화로 끝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디 영화시나리오를 골방에서 먼지쌓인걸 꺼내서 만든것 같은 올드한 느낌도
그 아쉬움에 한몫 한것 같구요..
암튼.. 이 감독 신세계가 얻어걸린거 같기도 하고.. 신세계2 까지는 기대해봅니다..
그럼 이만 끝..
방화 | 3595명이 읽었어요. 18.219.22.1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