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자는 +3 남자는 -3 할 영화인데, 전 그냥 중립적인 입장에서 끄적여 봅니다.
************************************************************************************
처음에는 송중기 팬심에 기댄 작품이 아닐까 반신반의 하면서 봤는데, 생각보다 괜춘!
결국 소녀와 늑대소년의 뻔한 사랑이야기지만 그 결말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웃음과 전환이 적절하게 변주되면서 다음 이야기를 계속 기대하면 볼 수 있었음. 여자들은 초중반 송중기 ver. 너는 팻 모드로 무장해제 되고(노리고 만든 거 같아 영리해 보임) 후반 일편단심 늑대소년의 보호와 사랑, 아니 복종을 받는 여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무아지경에 빠져들 듯.
피식피식 웃겨주다 나중에 울음보를 극딜하는 한국식 영화 제법에 충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건 아무래도 캐릭터의 힘이 크지 않을까. '아저씨'의 원빈처럼 리즈 시절을 구가하는 송중기가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늑대소년의 캐릭터와(연기도 생각보가 괜찮아서 놀람!), 상대역 소녀와 그 주변인물들이 마치 강풀 만화의 캐릭터처럼 제 역할이 잘 잡혔고 배우들도 제 몫을 해냈기 때문인 것 같음.
이번에도 박보영은 예의 박보영이 해야만 하는(?) 캐릭터을 숙련되게 연기했고. (음... 문근영 st.로 앞으로 계속 배역이 고정될 까 걱정됨.) 그래도, 개콘의 '고뤠~' 김준현이 연상되는 군인 아저씨는 너무 작위적이서 옥에티 같음. (그 당시 대령 끗발이 아저씨 취급받을 간지가 아님. 자기 자식 빽으로 대학도 들여보낼 수 있는 끗발이었음.)
목가적인 배경과 귀여운 밉상 여동생 캐릭터는 일견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익숙함이 자칫 허무맹랑할 수도 있는 설정과 이야기를 그럴사하게 잘 받쳐주는 듯.
영화관에서 관객(...이라 쓰고 여자들이라고 읽는다)의 반응을 봤을 때, 뒷심만 보장된다면 '도둑들', '광해'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천만 고지도 넘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봄. ('아저씨'는 18세라서 6백만에 그쳤지만, 15세 이상이니...) 다만, 같이 보지 않으려는 남자들의 태클이 커서 변수.
잡담 | 1856명이 읽었어요. 18.219.117.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