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장르를 넘나들면 자신만의 영화 색체를 보여주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연기 내공이라면 한 내공 하는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우가 만나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그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갱스터 무비라고 한다. 영화가 제법 괜찮은지 미국에서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치고는)흥행 성적도 꽤 좋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무던히도 바쁜 연말연시 잠깐 틈을 내서 극장을 들러야만 할 것 같은 영화가 하나 개봉을 한 것이다.
이 영화는 실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의 이야기를 최대한 맛깔나게 꾸며내어 관객들의 입맛을 땡기게 하는 영화와 실제의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처럼 그려내어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영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 영화는 지극히 후자의 입장을 취한 영화인듯 싶다. 기존 블록버스터 액션 혹은 갱스터 영화의 요란함이나 스릴러의 긴장감 멤도는 분위기 같은 것은 거의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화의 외형적으로 본다면 크게 흥미를 끄는 점은 없지만 주인공인 덴젤 워싱턴과 러셀 크로우를 통해 어두운 미국 사회의 분위기나 할렘가의 검은 세계를 디테일하게 그린 점은 아주 좋았다. 하지만 뭐랄까... 영화의 기승전결은 확실하지만 그 고도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아서 딱히 고조되는 부분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쭈욱 같은 톤으로 흐르는 느낌이 아쉽다면 아쉬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가 조금 닝닝한 국을 마시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하지만 딱히 하이라이트가 없어도 심심하지는 않은 영화였다.
근면성실한 갱스터와 바람둥이 형사
앞에서도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 영화는 분위기와 두 주연배우의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기업을 키워낸 근면성실한 대기업의 CEO같은 뉴욕 할렘가의 대부 덴젤 워싱턴과 사생활이 난잡하여 이혼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는 그래서 뒤가 좀 구릴 것 같은 형사 러셀 크로우. 하지만 영화가 흐를수록 겉과 다른 이 두 캐릭터가 가진 진정한 본 모습과 그 모습이 서로 대칭을 이루며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진짜 재미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덴젤 워싱턴이 연기한 프랭크 루카스라는 캐릭터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겉과는 달리 가끔 터지는 그의 지극히 악당적인 그리고 대부적인 모습이 그의 연기 내공으로 인해 빛나는 캐릭터였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영화를 보고 나오며 들었던 생각은 '이런 영화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무지 싫어할텐데' 라는 걱정이었다. 경쟁이 치열한 연말 극장가인지라 아마도 2주쯤 후에는 극장에서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 반드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겠다는 분이 계시면 어서 극장으로 향하시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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