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나리오 자체는 존나 훌륭하고 치밀하게 잘 짜여져있습니다.
시청자가 정보에 접근하는걸 매우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시간대별 배치를 진짜 우수하게 해놨기에 전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시나리오가 된 것 같네요.
진짜 시나리오 깔끔하기로는 가히 살인의 추억급이에요.
근데 문제는 소재
해외에서 대박쳤던 영화들 중 유독 한국에서 죽쑤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 일면을 들춰보면 '불편한 소재'가 대부분입니다.
더 리더같이 시청자에게 죄책감에 대해 질문하거나 이 영화처럼 '씨발 이게 이리 좆같은거에요'
라며 좆같음을 공유시킬때 한국의 시청자들은 도망쳐버립니다.
비슷한 소재의 외국 영화들은 몰입도가 덜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적고
한국 영화들은 바로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네요. 결과적으로 굉장히 우수한 시나리오에 출연진도 괜찮았지만 흥행하기는 어려운
그런 영화라고 판단됩니다.
영화 끝나고 우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고 반응들 ('아이고, 저런, 어뜩해, 저저저저'같은)도
나쁘지 않았지만 살인의 추억처럼 모두의 분노를 일으키지도 못했고, 송강호 같이 볼만한 캐릭터도
없었고, 소재도 불편했고 하기에 평가점수는 높게 줄 수 있지만
만약에 누가 보러갈건데 재밌었냐고 물으면... 음.. 글쎄요?...
잡담 | 728명이 읽었어요. 18.118.193.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