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호평이던데 나만 꼬였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에요.
별로 좋은 반응은 없을 것 같지만 끄적여봅니다.
쓸데없이 장황한 서론.
호크아이 흑화된 썰이나, 상담센터같은 걸 하는 캡틴아러둔자 차라리 후반 전투신을 더 찍지 그랬나 싶은 기분이 들정도로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닌데 굳이 라는 사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5년전 사라진 사람을 5년 뒤로 다시 소환하는 것 자체가 초반에 상담센터를 운영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사람들을 다독이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더 별로였어요.
시간여행.
이게 사실상 가장 마음에 안드는 부분입니다.
영화 내내 기존 시간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말합니다. 이건 영화가 아니야. 마치 기존의 타임루프물을 무시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화가 나는 부분은 그렇게 무시해놓고 만들어놓은 결과물은 만족스럽지가 않았다는 겁니다.
여러가지 패러독스를 만들고, 그대로 무단투척한 기분입니다. 에인션트 원과 배너의 대화에서 배너가 인피니티스톤을 그 시점에 그대로 두면 대체 현실은 없다고 말했는데 미래 네뷸라가 과거 네뷸라를 죽이거나, 과거 시점에 테서렉트를 들고 도망친 로키라든지 문제는 그대로 방치되고 사라진 과거가 되어버립니다. 그럴거면 그런 장면을 넣지 말든가 말이죠.
마치 자신들은 좀 더 나은 걸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게 좀 화가 났어요.(제가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좋아해서 그런 생각이 더 들긴 합니다. 닥터후라든지 백투더 퓨처라든지 etc..)
앤트맨.
제가 많이 기대했던 부분이었는데 대부분의 캐릭터가 부각되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앤트맨입니다.
영화 초반에 인구조사에 따르면 타노스는 50%의 인구를 정확히 소멸시켰다는 내용이 나와요. 그리고 스캇 랭도 사라진 인구 명단에 있습니다. 근데 그가 돌아왔어요.
이걸 처음 봤을때.
양자 영역에 있는 앤트맨은 존재로 인정되지 않는다거나, 인피니티 스톤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어요.
근데 그냥 아무것도 없이 5년이 5시간이 되었어. 로 끝났습니다. 그럴거면 역시 처음에 타노스의 계획이 성공했다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어야 했다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정황상 그럴거다 라는 추측은 있을거고, 인구조사라는 게 정확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그러면 영화에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후반부 전투신이 더 많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 여러 캐릭터가 그냥 와칸다 병사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헐크의 경우. 헐크로서의 자신도 배너로서의 자신도 타노스에게 패배해서 헐크상태로 지성이 생겼다고 나옵니다만,
사실상 덩치는 커졌는데 좀 더 멍청해진 모습이었고, 물리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어요. 인피니티 건틀릿을 쓰는 정도보단 타노스와 이기든 지든 한번은 전투를 했어야했고,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퀼의 경우에도 타노스에게 가모라를 잃고, 사라지고 다시 나와서 그냥 과거의 가모라한테 부랄 두쪽 쳐맞은 것 밖에 신이 없어요. 나름 세 시리즈 타이틀의 주인공이고, 현시점에서 누구보다 타노스를 미워할 캐릭터라고 보거든요. (그래야 인피니티워때 삽질한 걸 좀 만회하지. 이러면 퀼은 진짜 병신밖에 안됨)
그 외에 인피니티워때 그런 좋은 연출을 보여주고 하수구나 쳐막고 있는 닥터 스트레인지나, 짐나르는 블랙펜서라든가(블펜이 클린트 이름 부른 장면은 좋았음)
결과적으로 그냥 세시간짜리 화려한 은퇴식이었다고 봅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를 들거나, 아이언맨이 핑거스냅을 하거나 하는 몇 장면을 위해 시상장에서 멍때리고 앉아있었던 기분이었습니다.
멋이 없는 건 아니었고, 장면은 좋았는데 그런 몇장면 보자고 시간을 낭비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캡틴 아메리카가 과거로 가서 나이를 먹는 장면이 좋았지만, 역시 초반 오프닝에 사람들을 다독이며 앞으로 나가도록 힘쓰는 모습과의 괴리감이 심했습니다. 물론 안되는 사람도 있다는 발언을 하긴 했는데 납득은 안됐어요.
5년전 사라진 사람을 5년뒤에 소환했을때 처음 든 생각이 부부나 커플중 한명이 사라져서 5년뒤에 다시 나타나고, 5년이란 세월을 지난 사람들한테 새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 였습니다. (속물이라 그런듯)
그리고 시간을 5년전으로 돌리지 않았던 건 순전히 아이언맨 딸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구요. 그래서 영화 내내 희생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은퇴한 둘 다 희생은 하지 않았다고 보기때문에 그 은퇴식조차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쓰다보니 대충 정리가 되네요.
기분나쁘신 분들도 계실거고, 뭐 그렇게 삐딱하게 보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 같은데... 그냥 관종하나 싸지르는구나 생각해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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