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연출을 이렇게 하나? 음악도 너무 멋지고(힙찔이었으면 비기 노래 나왔을 때 미소 정도는 지어졌을 것) 정말 개쩔었던 거 같습니다
물론 뭐 10분 지나고 나면 별로다 이런 게 아니라 이 퀄리티에 점점 익숙해지니까 그렇다는 거
좀 장르는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비슷한 영화 중에 레고 무비?
레고 무비도 사실 영화 서사적인 재미보다는 100분 동안 "ㅋㅋㅋㅋ 와 이걸 이렇게 표현하네" 하는 재미로 정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인데 이 영화도 비슷했던 거 같읍니다
다만 내용은 솔직히 트레일러 보는 순간.....까진 아니더라도 영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들 의도치 않게 넘어온 것임을 알게 된 뒤부터 완벽하게 예상 가능한,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스파이디들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협력함"
을, 정-말 길게 이야기하고 모든 시퀀스들이 다 엄청나게 길게 느껴져서 약간 따분함은 느껴졌던 거 같아요
마일즈가 각성하는 것도 아주아주 오래 걸리고(거의 쿵푸허슬 급인데 흠 이상하네 쿵푸허슬은 이렇게 지루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노숙자 피터랑 오체불만족 마일즈가 슬랩스틱하면서 도망다니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 부분들이 '으음.....존나 길군....' 싶더니 마지막 장면에선 '아 전개 존나 느리네 진짜!!!!!!!!!!!!! 빨리, 빨리!!!!!!!!' 하고 발을 동동 구르게 되던데 그 순간만큼은 마치 일일 일과가 네이버 웹툰 보고 댓글 다는 거 밖에 없는 엠창 인생이 된 기분이었음 물론 지금은 게임 하는 거 밖에 없는 엠창 인생이지만 ^^
연출이 그런 부분을 상쇄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씨발새끼들아 우리 존나 잘해" 하는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호흡이 길어진 부분도 있지 않았을까 싶네효
그 외에
- 옥타비우스 선생님이 여자가 된 부분이나, 그웬이 남자들 바보 만드는 장면, 메이 숙모가 엄청나게 능동적인 캐릭터로 나오는 거 관련해서 "음.....혹시?....." 하고 킹리적 갓심을 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 점
- 특히 거지 캐릭의 대명사인 피터가 지하실에 웬 아이언맨스러운 기지까지 차려놓은 거 보고 "뭐지? 금발 백인 남성의 권력을 암시한 것인가?" 까지 생각하게 됨(PC들 때문에 나까지 피해망상 걸리는 거 존나 짜증나는데 이거 어떻게 안 되냐)
- SONY PPL 작살나서 거슬리는 와중에 보니까 폰은 또 엑스페리아 아닌 거 같던데?......아무리 구리다지만 너무한 거 아니냐?....(엑페유저)
그런 제가 병신이라 신경쓰이는 부분들이 다소 있긴 했지만 멋진 영화 같습니다
왜 맨날 단점만 써놓고 멋진 영화냐고 하시겠지만 그만큼 연출이 개쩝니다
OST도 힙돌이라면 한 번쯤은 찾아서 듣고 싶어질 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다양한 스파이디가 매력 발산 뿜뿜하는 게 아니라, 서사 전체가 마일즈의 성장에 집중되어 있어 마일즈가 이 영화의 단독 주인공임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Into the Spider-verse" 라는 부제에도 안 어울리고 트레일러 봤을 때 팀-업 무비 같은 걸 기대하셨던 분들은 이 부분에서 실망을 하시는 거 같고, 반대로 이런 편이 영화가 난잡해지지 않으며, 한 히어로가 탄생하고 완성되며, 시리즈 영화의 첫번째 작품으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만족하시는 거 같습니다
저는 "근본"을 좋아하기 때문에 후자가 더 맘에 들었습니다.
근데 쿠키를 보고 나니 '흠 이렇게 마일스 키워놨는데 막상 후속작에서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싶긴 했지만요
아, 쿠키는 모든 스탭롤이 다 끝나고 나왔는데, 저는 이 방식이 더 괜찮은 것도 같습니다
흔히 쓰는 '스탭롤 1 - 쿠키 - 스탭롤 2' 이런 방식은 뭔가 스탭롤 2 끝나고 나면 쿠키 또 있을 거 같아서 존나 기다려야 되고 그렇단 말이죠 물론 쿠키가 2개면 좋긴 하겠지만
암튼 재밌게 봤습니다
짤은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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