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의 플레이오프는 미첼에게 다소 가혹했다. 휴스턴 로케츠의 수비는 유타의 강점인 픽앤롤에 완벽히 대응하고 있었고, 공격은 오로지 미첼 혼자서 주도하는 형국이었다. 자연히 수비를 달고 쏘는 터프샷이 많았고, 이는 성공률의 하락과 체력의 고갈을 불렀다. 이 1라운드에서 미첼의 평가는 상당히 떨어졌고, 그와는 별개로 유타 재즈의 수뇌부는 팀 구조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슈팅에 약점을 보인 포인트가드 리키 루비오를 보냈고, 그 자리에는 멤피스의 터줏대감이던 마이크 콘리를 앉혔다. 누가 봐도 큰 업그레이드였다. 유타의 팀 전술은 다소 느린 템포의 하프코트 오펜스였고, 콘리는 그런 전술 하에서 수년간 단련되어 있었다. 점프슛 또한 루비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실적이 있었다. 거기에 솔리드한 빅맨 데릭 페이버스, 괜찮은 3&D 재 크라우더 등을 포기했고, 그 자리에는 좋은 슈터 보얀 보그단노비치를 데려왔다. 수비를 다소 포기했지만, 공격력의 증강 없이는 더 높은 곳을 노릴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으리라.
이로써, 유타 재즈의 스타팅 라인업은 콘리-미첼-보그다노비치-로이스 오닐-고베어 체제로 꾸려졌다. 조 잉글스라는 좋은 올라운더가 있었지만, 그를 식스맨으로 돌리고 3&D인 로이스 오닐을 선발 멤버로 둔 건 벤치 싸움의 우위를 노린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에는 영 좋지 않았다.
유타의 시즌 초반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콘리의 부진, 그리고 벤치 생산성 부재. 콘리는 멤피스 시절의 절반도 안 되는 기량을 보였고, 벤치 싸움에서 잉글스나 니앵 등은 개인 기량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타입이 아니었기에, 유타의 성적은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보그다노비치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그가 보태주는 공격력만큼 약화된 수비도 감안해야 했다. 결국 미첼이 짊어진 짐은 여전히 많았고, 효율 이야기나 기복 이야기도 여전했다.
그러다 트레이드 마감 전에 유타는 좋은 행보를 보였는데, 계속되는 부상으로 존재감을 잃은 단테 엑섬을 클리블랜드에 보내며 조던 클락슨을 데려온 것이다. 클락슨은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개인기로 득점을 올리는 능력 하나는 탁월했는데, 이 능력은 유타의 벤치 싸움에서 화룡점정을 찍어 주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리그 중단 후, 버블 기간에는 콘리 역시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였고, 이는 보그다노비치의 부상 이탈로 희망을 잃은 유타 팬들의 또다른 빛이 되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상대는 덴버 너겟츠. 본래라면 끈끈한 조직력이 공수에서 드러나는 팀인데, 가드 자원의 부상 이탈이 심했다. 센터 요키치는 공격에서는 힘과 다양한 스킬이 돋보이지만, 수비에서는 발이 느리고 수비 위치 선정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외곽 자원 부실로 주전 급으로 올라온 마이클 포터 주니어는 공격에선 나무랄 데가 없지만 수비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이는 미첼에게 너무나 유리한 환경이었다.
현재 유타는 덴버를 상대로 하여, 3승 1패를 기록중이다. 덴버릐 공격력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수비력이 상수로 고정될 정도로 확실히 약해서, 유타의 2라운드행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미첼은 이번 라운드에서 포터 주니어와의 매치업, 요키치의 한 박자 늦은 헬프 디펜스를 극한으로 후벼파고 있고, 이는 전체 선수 중 최다 득점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콘리와 클락슨 또한 볼륨과 효율에서 아주 높은 수준의 득점력을 보여주는 중이고, 그 덕에 미첼은 후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거기서 나오는 여유를 보여주는 장면이 몇 번 나왔는데, 더블팀에 대응하는 모습과, 밀샙에게 블락당하고 도발당한 직후 바로 밀샙을 상대로 터프 3점으로 응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플옵에서의 고된 미첼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2라운드에서는 클리퍼스나 매버릭스를 만날 것이다. 두 팀 모두 덴버보다는 훨씬 안정된 수비를 보일 것이고, 미첼의 득점력은 볼륨이든 효율이든 어느 정도는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미첼의 공격에서의 처음부터 다양했던 스킬셋은 올 시즌과 플옵을 거치며 더욱 정교해졌고, 상대팀을 괴롭힐 것이다. 그리고 이는 유타 재즈가 더 높은 곳을 향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 심판 이 자식들은 고베어 파울을 왜 자꾸 놓쳐서 엄한 선수와 팀이 욕을 먹게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그거 반칙 잡았어도 유타가 이길 경기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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