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페이컷에 대해서 누구는 잘 했고 누구는 나쁘고 이런걸 떠나서, 페이컷 자체가 현 CBA와 맥시멈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라우리 33밀, 밀샙 30밀, 호포드 28밀 이러면 와 왜이리 비싸냐 싶겠죠. 그런데 지금 수준의 샐캡에서 모두 새로 계약을 마치고 나면 다들 아 저 선수 쯤이면 맥시멈이겠네 싶을겁니다. 결국 새 계약이 정착되면 수퍼스타급 선수의 가치는 (예전처럼) 맥시멈으로 제한되는 연봉의 상한선을 아득히 넘어서게 되겠죠.
그러면 폴 조지 정도 레벨쯤의 선수는 팀이 전패로 똥칠을 하든 말든 무조건 보유하는게 이익입니다. 수퍼스타로 인한 굿즈 판매와 구단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큰데 연봉은 널렌스 노엘과 똑같이 받을거니까요. (노엘 20밀 이상 받을 예정)
보통 저쯤 되는 수퍼스타들은 로터리픽이고 플옵을 지지리 못 나가는 약팀에서 지명됩니다. 탱킹하느라 샐러리도 비우고 베테랑도 없고, 클럽하우스 문화는 패배에 찌들어 있고 이런 팀이죠. (힝키 시절 필리처럼)
스스로의 노오력과 의지로 수퍼스타급 플레이어로 성장해서 팀을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킨 그 선수는 매스컴의 찬사와 팬들의 환호를 받겠지만 꾸준히 플레이오프를 나가도 동부라면 르브론을 만나서, 서부라면 워리어스나 스퍼스를 만나서 매년 플옵 광탈을 하겠죠. (ex: 폴 조지, 갈매기, 릴라드)
강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드래프트,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좋은 코칭스태프, 승리에 익숙한 프로페셔널한 선수단, 미래와 현재를 동시에 대비하는 일 잘하는 프런트, 사치세를 아낌없이 내주는 구단주가 필요합니다. 이 중에 대부분의 요소는 선수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이 그저 구슬을 추첨해서 뽑힌 팀에서 원래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죠.
누구보다도 승리를 갈망하고 높은 향상심을 갖고 있는 그 선수가 이기는 팀을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두가지 뿐입니다.
첫번째는 샐러리 캡이 넉넉하고 이미 이기고 있는 (혹은 앞으로는 계속 이길) 팀으로 FA 이적한다. 두번째는 스스로 연봉을 줄여서 좋은 동료를 영입한다.
저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다구요? 일본 만화 처럼 에이스가 리더십을 가지고 동료들과 힘을 합치면 될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알드리지 바툼 로페즈 등이 한순간에 떠난 포틀에 홀로 남은 릴라드는 프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모인 쩌리 동료들과 샌디에이고 비치에서 같이 서핑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팀웍을 다져서 당시 쩌리였던 CJ 맥컬럼, 플럼리, 알파룩 아미누 이런 애들을 데리고 서부 5위라는 쾌거를 성취합니다.
릴라드는 그 팀을 이끌고 작년에는 25-7-4, 올해는 27-5-6을 했지만 올스타전도 못 나가고, 아무 상도 못 탔고, 플레이오프에서는 골스를 만나서 광탈했습니다. (2년 연속으로 골스 만남)
폴조지 역시 수년간 선전했지만 매년 르브론을 만나서 떨어졌습니다. 혼자 고군분투해도 이미 포기한 동료들과 팀을 이뤄서는 이길 수 없겠죠.
동부의 코비 브라이언트, 더마 드로잔과 동부 최고 가드 카일 라우리의 토론토는 엄청나게 강했지만 라우리 - 드로잔 - 캐롤 - 이바카 - JV 라인업을 갖추고도 탈탈 털렸습니다.
갈매기의 뉴올도 갈매기는 수퍼스타로 성장했지만 팀은 매년 광탈했고 좋은 동료를 영입하기 위해서 즈루 - 커즌스 - 갈매기라는 막강한 조합을 갖췄지만 (아무도) 페이컷을 안 했기 때문에 좋은 벤치를 갖출수 없어서 망할겁니다.
진정으로 이기고 싶다면, 현 CBA로 정상적으로 이룰 수 있는 팀(워싱턴이나 클리퍼스정도)보다 조금 더 강해져야합니다. 그런 팀들이 르브론 어빙 러브의 빅3 클블이고, 포포비치와 좀비 군단이며, 커리 탐슨 듀란트 그린의 워리어스입니다.
릴라드, 갈매기, 폴조지, 드로잔이 이기고 싶다면, 더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어쩔 수 없이 "그것" 뿐입니다.
르브론과 아이들 1기 클블에서 너무나도 고통 받은 르브론 제임스는 샐러리캡이 텅텅 빈 팀으로 동료들을 모았고, 페이컷을 해서 마이크 밀러를 잡았습니다.
오클라호마의 서브룩-털보-듀란트-이바카 라인업은 우승에 실패했고, 더 이상 오클라호마의 마켓으로 팀을 유지할 수 없어질때쯤 듀란트는 우승-준우승을 한 워리어스로 이적해서 우승을 맛 봤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 페이컷을 했죠.
둘 다 똑같습니다. 승리를 하고 싶었겠죠.
앞으로도 비슷할거 같습니다. 내가 대미안 릴라드고, 우승을 하기 위한 팀을 짰는데 더마레 캐롤 대신에 더마 드로잔을 얻고 싶다면.... 페이컷을 할 수 밖에 없겠죠. 샐러리캡과 맥시멈이 있는 스포츠의 어쩔수 없는 엔딩입니다.
제 결론은 이것은 샐러리캡과 맥시멈 제한이 있는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듀란트나 르브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페이컷을 통해서 더 좋은 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걸 알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샐러리캡과 맥시멈을 없앤다면, 아마 축구의 라리가와 같은 헬이 펼쳐지겠죠.
대부분의 구단들은 (불스, 닉스 제외) 현재의 시스템 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선수들도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서 최고의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걸 조금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S. 크리스 폴도 휴스턴으로 가면서 샐러리를 맞추기 위해 사실상 페이컷을 했습니다. 정상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옵트아웃을 하고 FA 이적으로 맥시멈을 받고 이적했겠지만, 크리스 폴은 옵트인 하고 현재 연봉 24밀로 휴스턴으로 이적했습니다. 듀란트랑 비슷한 수준으로 페이컷을 한 셈이죠.
크리스 폴은 NBA 선수협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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