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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오학년, 철인28호FX (당시 MBC 방영)가 첫 메카닉물로 추억을 장식하고

초등학교 육학년, 가오가이가는 나에게 용기있는자의 맹세를 가르쳐주었고

중1, 에반게리온을 통해 멘탈붕괴가 뭔지 처음 느끼고

중2, 건담 역습의 샤아를 보고 세계관에 매료되면서 본격 건덕후의 길로 빠져들게 되었고

중3, 다 헤아리지도 못할만큼의 우주,비우주세기 건담들속에 빠져 허우적대며 3배 빠른 붉은색에 집착하게 되고 성적은 1/3으로 추락했으며

고1, ROD, 사이버포뮬러 등 사도로 빠진 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갈증을 풀어준 건버스터를 알게되고 노리코에 열광했고

고2, 건담시드, 데스티니라는 희대의 개망작에 분노했고

고3, 풀메탈패닉을 메카닉물로 인정하려던 찰나, 마크로스 제로를 통해 다른 차원의 메카닉물을 보고 컬처쇼크사 할뻔하고

대학교 1학년, 마크로스 전시리즈를 빨아대며 엠피쓰리를 마크로스 OST로 도배하던 도중 "Otaku Meet Eureka7" (A.K.A Boys meet girl)을 경험했으며

대학교 2학년, 사그라드는 불씨를 헤집어놓은 가이낙스 20주년 기념작 다이버스터가 5년만에 다시 나를 울렸고

임진강 북방한계선에서 2년동안 실탄병기를 애인삼았고

복학한 대학교 3학년. 나는 진정한 남자의 메카닉을 보았으나 이것을 텍스트로 설명하기엔 여백이 부족하므로 여기에 쓰지 않겠다. 그곳에 열혈의 알파이자 오메가가 있었다.

첫 휴학, 인턴쉽과 아르바이트, 토익공부로 바쁜 가운데 은하의 요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노래를 들어!"

대학교 4학년, 정신 없이 학점을 메꾸고 있던 와중. 10년만에 돌아온 레이와 아스카는 몰라보게 이뻐져있었다.

백수 1년, 70번째 이력서를 쓰면서 울다 지쳐 다운받은, 빛 바랜 사진속에서 살아나온듯한 건담 유니콘에 전율했다.

직장인 1년차, 취향은 변해가는걸까, 처음으로 (지극히 개인적 리스트인) 올해의 애니메이션에서 메카닉이 빠졌다. 이게 다 멘마때문이다.

직장인 2년차(현재), 보고있는 애니메이션이 점점 줄어들어간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도쿄도서관을 즐겨찾기에서 빼게 될것 같다.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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