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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망 울타리를 왜 안둘려쳐놨을꼬
어미 잃은 고라니새끼들 배곯지않게 길열어둔게 이리될줄 누가 알았을꼬
배곯지마라고 열어둔 길, 내 배곯게 만들줄 그 누 알았을꼬
인생 참 우스우이.
후회해봐야 소용없는데, 내 마음에, 사람이라는것에 대한 울타리나
한바퀴 삥-
둘려처져버리진 않을지 그거 하난 걱정이오
눈 녹아 봄 찾아왔는데 10년 세월 같이보낸 우리 삼새끼들 어딜 갔는지,
녀석들 촉촉한 이끼 이불 덮고는 있을지,
맘 답답해 소주 한잔 제대로 넘어가지 않으오.
가져간 그대, 부디 안녕하시길 바라오.
아픈 누이,
아픈 아내,
아픈 가족이 있어 피치못해 가져간 것이라면
부디 잘,
맛있게,
쓰더라도,
인상한번 쓰지말고 그냥 꿀떡 넘겨버리시오.
아귀 힘도 없던 노인네가 내새끼 대학보낼거라고, 내 손주새끼 밥상에 올릴 고기라고, 하루하루 땀흘리며 바보처럼 호미질하시던 그 땅이오. 고생하시던 그 땅이오.
저 밭에 담긴 10년이라는 세월, 우리 아버지 피땀어린, 정갈하고 맑은 기 흠뻑 받아가 아픈이 나으라고 전달해준거라 생각할라오.
나도 맘 편하고 당신도 맘 편하고.
이런걸 일석이조라 하는가.
안방걸린 우리 아버지 사진, 오늘따라 왜이렇게 보는데 서럽소.
젊은날에, 다른이들은 여자 가슴 움켜잡았을 그 손으로
청춘없이, 자기 삶없이, 자기 삼에만 매달린 시간 왜이렇게 내가 다 야속하오.
볼 면목 없소.
웃지 마소.
표정은 또 왜 그렇게 환하요.
책망어린 눈빛이라면 차라리 맘이라도 편하련만
허, 참. 삼밭 휑하니 개미새끼들 집짓긴 참 좋겠소.
당신이 마냥 나쁜짓한것만이라고는 생각치 마소.
미안허다 사과할 생각일랑 말고 그저 맛있게,
맛있게만 잡사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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