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갓집에선 친척들끼리 모이면 밤이 되면 고스톱을 꼭 치는데요
전 뼛속부터 내전을 싫어하는 간지라 (워3이랑 스타도 내전은 안 합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돈 내기 하는 게 정말 싫거든요.
근데 또 어르신들 모신 자리에서 싫은 내색 할 수도 없고-_-;; 와이프한테 얘기해봤지만 하루니까 참으라고.... 씨발
그래서 몇 가지 시도를 해봤어요.
1. 돈 몇 푼 들고 가서 일부러 다 풀고 나서 올인이니까 가서 자려고 해본 적도 있는데, 다 같이 노는데 혼자 빠지는 법은 없다며 돈 빌려서 치게 하시더군요
2. 미리 술 먹고 뻗어버리려고 했는데, 한 번 그랬더니 이젠 고스톱 치기 전엔 술을 안 줍니다-_- 혼자 먼저 병나발 불 수도 없고-_-;; 몰래 맥주 한 캔 먹고 잤더니 친히 오셔서 깨워서 기어이 화투판에 앉힙니다.
3. 타 종목으로 바꿔도 돈내기는 여전합니다. 노래방갔더니 점수가 특정 숫자가 되면 한 판에 만 원-_- 윷놀이 했더니 한 판에 만 원-_- 그것도 꼴등 만원 2등 본전 1등 +만원 이런 것도 아니고 일등이 다 몰아서 먹는 구조-_- 돈 내기를 하면서도 나한테 유리한 종목이래봤자 워크래프트3밖에 없음 (정보)
그러더니 이번에는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점백 쳤는데 상한가 나와서 개털 됐어요 와이프랑 나랑 동시에 피박에 광박에 쓰리피 전부 가져가고 쓰리고까지... 씨발
평생 고스톱같은거 겨우 룰만 알고 지내온 사람이 맨날 영업화투, 접대화투 치던 분들 어떻게 당합니까. 내가 이 꼴 보기 싫어서 당구도 안 배웠는데 (처음 치는 사람 베껴먹는 거. 돈 잃으면서 배워야 빨리 배운다고. 실상은 가르쳐주는 척 하면서 지들 공짜 당구 치려는 거 1렙 인간남캐도 다 아는 사실)
이거 어떡하나요? 조승우 백윤식 붙잡아서 기술을 전수받고선 화투판을 초토화시킨 다음 "너같은 새끼랑은 다신 고스톱 안 쳐"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해야 되나요? 말이 쉽지 이거 뭐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고스톱 잘 치는 법 읽어봐도 뭔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던데;;;
아니면 아예 저 판에 끼어들지 않을 묘수가 있을지? 물론 얼굴에 존나 싫은 내색 하면서 "저 고스톱 또 시키면 다신 처갓집 안 오겠습니다" 하면 안 시키겠지만 이러면 얼굴 붉혀야 되잖아요. 싸우지 않고 편안한 방법으로 빠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평생 내기같은 거 안 하고 살아온 사람한테는 이게 정말 대단한 스트레스인데, 그걸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아요. 와이프한테 얘기해봐야 그냥 그러려니 하라는 대답밖에 안 돌아오고.. 난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은데. 차라리 나보고 집안 일을 하라고 하지 씨발
요약 : 처갓집 사람들한테는 엔터테인먼트이며 스포츠이고 훈훈한 친척들끼리의 교류인데 본인에게는 죽을 만큼 싫은 행위다. 상대쪽에선 이게 죽을 만큼 싫은 행위라는 것 자체를 도대체 이해하질 못한다.
목표 :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돈 잃어서 화난 게 아니고 (물론 그런 이유도 있긴 하지만) 내기 하는 것 자체가 싫기 때문에 판에 끼지 않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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