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만수 형님 아직 살아 있던 시절(이미 고인이라는 투로)
대구 구장에 담 넘어도 많이 들어가고(벽 쪽에 큰 트럭 주차 해 놓으면 거기로 기어 올라가서 담 넘고는 했음) 7회 지나서 놀러가기도 많이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3루였나 1루였나 어쨌든 벽쪽으로 고개 내밀면 선수 휴게실 바로 앞 마당이 내려다 보이는 자리가 있었거든요.
어릴 때니까 야구 자체를 끈덕지게 못 보는 경우가 많아서 좀 지겨우면 거기가서 놀면서 선수들 구경하고는 했는데...
거기 담배피러 나온 선수들이(그 때는 선수들이 경기 중에도 담배 피러 많이 나왔던 것 같음) 보이면... 누구 형. 누구 아저씨 하면서 소리 지르고 막 그랬었죠.
그러다가 가끔 선수들이 위로 보고 손 흔들어주면 좋아서 막 더 이름 부르고 그러면 그 선수들은 피식 웃으면서 담배 좀 더 피우다 가고...
그 때 이제는 누군지 까먹었는데 어떤 투수 한 명이 우리 보고 자기 싸인볼 여러개 가져와서 위로 던져졌는데... 어린 마음에 답례랍시고 매점 뛰어가서 쭈쭈바 사 들고 와서 던져 졌던 기억 나네요. 그 때 우리가 쭈쭈바 던져주니까 선수들끼리 엄청 웃다가 하나씩 입에 물고 손 흔들고 들어가던 모습이 기억나는데... 왜 누구인지는 기억이 안 날까요. 너무 오래 전이라서 그런 듯... 문득 그 선수가 누구였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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