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19 17:16
2007년 코나미컵에서 당시 SK 사령탑인 김성근 감독과 주니치에서 활약하던 이병규가 경기 전 서로를 껴안는 모습. 둘은 너무나 막역한 사제지간이다. 스포츠조선DB
감기 기운이 역력한 SK 김성근 감독은 19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다소 힘겨운 표정을 숨기며 벤치에 앉아있다. 그러나 갑자기 찾아온 제자의 방문에 활짝 웃는다. LG 간판타자 이병규였다. 2002년 LG 감독 시절 사령탑과 제자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조심스럽게 안부를 묻던 이병규는 김 감독의 미소에 급기야 가벼운 농담까지 던진다.
이병규 : (웃으면서) 감독님 안녕하세요.
김성근 감독: 어~ 왔어. 요즘 괜찮냐.
이병규 : 네. 감독님 식사는 하셨어요.
김 감독 : (아무런 표정없이 농담을 던진다) 어제 지는 바람에 식사는 커녕 잠도 잘 못 잤다. 감기도 낫지 않고.
이병규 : 아 그렇구나. 허리는 좀 어떠세요.(김 감독은 시즌 전 디스크 수술을 했다)
김 감독 : 좀 괜찮았는데, 어제 LG에게 져서 좋지 않아.(미소를 짓는다.) 너는 어떠냐.
이병규 : 잘해야죠. 오늘도 이겨야죠(김 감독의 계속되는 농담에 이병규 역시 작심한 듯 앉아서 김 감독의 팔목을 만지작거리며 애교섞인 농담을 한다) 오늘 져 주세요.
김 감독 : (제자의 농담에 싱긋이 웃으며) 니가 못해서 오늘 좀 져줘봐라.
이병규 : 그냥 가만 있으면 지는데요 뭐. (17일 경기 9회말 볼넷 5개를 내주며 LG가 SK에 진 것을 빗대 농담을 한다)
김 감독 : 우리도 너네가 가만 있으면 져. (18일 5회말 김광현이 볼넷 2개를 내주고 경기를 역전당한 것을 빗대 응수한 말이다. 워낙 막역한 사이라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말도 농담으로 주고받는다)
(이병규가 인사를 꾸벅하고 떠나자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쟤는 속에 있는 것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다. 내가 본 선수 중에 야구를 가장 좋아하는 한 명"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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