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2004-08-27 14:10 기사리스트로
[스포츠서울] ‘아프냐, 나도 아프다.’
LG 좌완 서승화(25)가 몸에 맞는 볼 때문에 극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몸에 공을 맞는 상대팀 타자들도 고통스럽지만 본인의 정신적 고통도 크다. 서승화는 26일 문학 SK전에 올 시즌 두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4회까지 3안타 2홈런 3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으나 5회 2사후 이진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뒤 급격히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타자를 맞힌 뒤 코너워크에 부담을 느낀 듯 한가운데 변화구로 승부를 걸다가 다음타자 이호준에게 3점짜리 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6실점하며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서승화가 기록한 사구는 모두 7개. 그가 사구를 기록한 6경기에서 LG는 1승5패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네번이나 퇴장당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퇴장 기록을 다시 썼다. 퇴장을 당한 4경기에서 LG는 1무3패를 기록하며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 정도 되면 지독한 ‘사구 징크스’에 시달린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잇따른 빈볼 시비로 ‘그라운드의 악동’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진 서승화는 “몸쪽 공을 던지는 게 무섭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고의로 타자를 맞혔다는 팬들의 의심이 두렵다는 뜻이다. 사구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제구력이 무너지며 한가운데로 공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팀도 서승화의 가슴에 새겨진 ‘주홍글씨’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LG 코칭스태프는 이구동성으로 “서승화는 국내 최고의 좌완 투수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반복되는 사건으로 서승화가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선발 이승호와 마무리 이동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힘겨운 4강싸움을 벌이는 LG에 서승화의 부진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서승화를 ‘양수겸장’으로 활용하려던 코칭스태프의 구상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LG 황병일 수석코치는 “서승화가 심리적으로 흔들린다 하더라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며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 섞인 기대를 나타냈다. 더 큰 투수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서승화의 성장통이 그치는 날 팀의 두통도 해소될 듯하다.
이원채기자 menthol@
시발노마 대한민국 야구팬을 빈볼하고 실투하고 구분도 못하는 호구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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