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불펜의 문제는 새삼스럽지 않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선발 투수의 기본 임무인 5이닝이 종료 현재 리드한 경기에서 8개 구단 평균 승률은 0.826이다. 롯데의 승률은 이보다 1할 이상 낮은 0.704(19승 7패). 5월 24일부터 6월 4일까지 10경기에서 롯데는 4승 5패 1무를 기록했다. 특히 6월 들어 세 경기는 모두 중후반 불펜이 무너진 역전패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롯데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는 사이드암 임경완이다. 평균자책점(2.66)과 피안타율(0.226), 피출루율(0.290) 모두 고원준을 제외하곤 최고다. 그 고원준은 지금 선발 투수로 뛰고 있다. 그런데 이 10경기에서 임경완은 고작 세 번 등판했을 뿐이다.
원래는 이렇지 않았다. 5월 23일까지 임경완은 팀의 44경기 가운데 24번이나 등판했다. 확률로는 54.5%. 그러나 5월 24일 이후에는 30%로 뚝 떨어졌다. 최근 10경기에서 주력 셋업맨을 아껴야 할 원사이드 경기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이 가운데 8경기가 3점 차 이상의 접전이었다.
임경완의 구위가 나빠진 것도 아니다. 5월 피안타율은 0.206으로 4월(0.233)보다 더 좋았다. 반면 구위가 뚝 떨어졌다는 게 초보자의 눈에도 보이는 코리가 5경기 등판했고,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온 강영식도 5회 등판이다. 강영식은 6월 1일 사직 넥센전에 37구를 던진 뒤 다음날에도 나와 25구를 던졌다. 이 날 강영식은 9회 송지만에게 역전 결승 홈런을 맞았고, 이어 등판한 코리도 추가 실점을 했다.
왜 이럴까. 양승호 감독은 “지금 중간 계투진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는 임경완”이라고 말한다. 등판 횟수가 적었던 건 5월 말 이재곤을 불펜으로 쓰느라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임경완에게 기회가 적었을 뿐이라는 의미다. 그럼 뭔가 부상이 있을까. 하지만 임경완은 “아픈 곳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등판이 적은 이유에 대해선 “감독의 지시에 따를 뿐”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내가 믿음을 못 준 건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5월 24일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걸까. 이날은 삼성과의 사직 3연전 첫 날이었다. 롯데 구단 최고위급 관계자는 이틀 동안 구장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를 지켜보던 그는 갑자기 “임경완 같은 투수를 왜 중용하는가”라는 불만을 나타냈다. 그 발언 뒤 임경완은 무려 7일을 쉬고 난 뒤인 5월 29일에야 등판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등판일은 4일 뒤였다. 5월 24일 이전에 임경완은 하루나 이틀을 쉰 뒤 등판하는 투수였다.
양승호 감독은 아마 이 관계자의 발언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구단 내에 돌아다니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돈을 내는 구단 고위 관계자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별 뜻 없는 말 한 마디는 선수나 코치들에게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프런트가 선수단 운영에 간섭해선 안 된다’는 말은 그래서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받아들여져야 한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605n05375?mid=s1001
확실한 건 아니지만 롯데병신프런트라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롯데 | 608명이 읽었어요. 3.144.232.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