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입력 2014.10.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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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의 경기 시간이 너무 길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경기 시간을 줄이려는 작은 노력들도 필요하다.
올해 정규시즌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4분이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 평균 3시간 52분이다. 30분 가량 훌쩍 늘어났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와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가장 빨리 끝난 경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득점이 가장 많이 나온 준PO 1차전의 3시간 40분이었다. 27일 PO 1차전은 3시간 59분, 앞서 준PO 3차전은 정확히 4시간이었다.
물론 매 순간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벤치에서 작전이 많이 나오고, 주자만 나가면 포수들은 벤치 사인을 보느라 바쁘다. 주자가 나가면 공격측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타자는 자주 타석에서 벗어난다. 경기 시간이 늘어진다. 투수 교체도 많다. 경기 후반 주자가 나가면 이닝 도중에 투수가 교체되면 경기 시간을 잡아먹는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5차전까지 진행된 월드시리즈 경기 시간을 보면 평균 3시간 28분이다. 양팀 15득점으로 4시간이 걸린 4차전을 제외하곤 대부분 3시간 30분 이하로 끊었다.
국내 PO 1차전과 월드시리즈 4차전을 들여다보자. 2경기 모두 9회말 홈팀 공격은 없었다. 월드시리즈 4차전은 양팀 76명의 타자가 들어서 15득점 28안타 8볼넷을 기록했다. 양팀 투수는 11명이 등판했고, 총 투구수는 317개였다. 반면 PO 1차전은 양팀 59명의 타자가 공격했고, 9득점 17안타 9볼넷을 주고받았다. 양팀 투수는 9명, 총 투구수는 333개였다. 월드시리즈는 타자가 17명이나 더 공격했다. 득점과 안타도 더 많았다. PO 1차전에서 심판 합의 판정이 2차례 나오면서 4분이 걸렸는데, 그걸 빼더라도 3시간 55분이나 된다.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있다. 1경기 투수들은 대략 300개 가량의 공을 던진다. 투수가 인터벌을 1초만 줄여도 300초, 5분을 줄일 수 있다. 투구 리듬을 빨리빨리 하는 것이 오히려 타자와의 수싸움에도 유리하다. 타자도 타석을 벗어나 쉼 호흡을 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1초만 줄이자. 투수와 타자가 공 한 개당 각각 1초씩만 줄여도 10분을 단축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도 공 한 개를 보고 타석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재빨리 돌아온다.
공수 교대 시간은 2분이다. 이것도 줄일 수 있다. 수비수가 달려서 자기 위치로 가고, 투수도 연습 투구를 최대한 빨리 하면 된다. 꼭 2분을 다 채우지 않고, 1분 30초~40초에 투수와 타자가 준비를 마치면 좋을 것이다. 공수 교대 때 10초씩만 줄여도, 3분을 줄일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경기 스피드업을 위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심판들이 공수 교대와 타격 준비를 빨리 하도록 독려해도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따라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며 "포스트시즌에 보니 LG 신재웅이 스피드업 측면에서 최고다. 신재웅은 주자가 있어도 빨리빨리 공을 던지더라"고 말했다.
지금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고 나면 대략 밤 10시반이다. 관중들이 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 감독, MVP의 인터뷰까지 보고 야구장을 빠져나가면 거의 밤 11시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려면 귀가전쟁이다. 프로야구도 상품이다. 경기 내용의 '질'도 중요하지만, 경기 시간의 '양'도 중요하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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