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의 한심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측펜스가 짧은) 양키스타디움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투수가 체인지업을 던지다 홈런을 맞으면, 코치는 이내 ‘이 구장에서 그 공을 대체 왜 던지는거야!’ 라고 소리친다. 하지만 2주 후, 같은 곳에서 같은 타자를 같은 투수가 체인지업으로 잡아낸 후라면 코치는‘야구에서 체인지업만큼 훌륭한 구질은 없지. 넌 확실히 타자 속일 줄 아는구나.’라고 할 것이 뻔하다. 그들에게 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들은 항상 ‘원인’을 알고 있으니까.
양키즈 시절, 화이티 포드는 내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었다. “스프링 캠프 때 감독이랑 코치한테 잘 보이려면 살을 좀 태워두는 게 좋을 거야. 그러면 그들은 자네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체중 조절도 완벽하게 한 것처럼 생각하거든.” 난 오늘 그의 말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발투수가 공을 던지는 내내 일부러 벤치의 햇볕 드는 쪽에 앉아 있었다.
경기 전 미팅은 정말 쓸모없다. 코치와 감독은 당연한 것들만 이야기하고, 우리 팀 스코어러(정보원)라는 작자는 말도 안 되는 정보들만을 제공한다. 투수코치인 매글리에만 해도 트윈스 타선을 훑어보며 이렇게 지껄이고 있다. “그 놈한테 안쪽 높게 던질까요?”, “아니야. 놈은 그걸 좌측펜스 위로 날려 버릴 꺼야.”, “그럼 바깥쪽 낮게요?”, “바깥쪽은 우중간으로 맞기 십상이지.”, “음…. 그러면 커브볼을 줄까요?”, “어허, 놈은 죽여주는 변화구 킬러야. 절대 안돼.”, “그럼 어떻게 합니까?”, “… 슬슬 피해가며 던져!” 라인업 분석이 끝날 때 즈음엔 무려 1번에서 5번까지 내리 다섯 명의 타자가 ‘피해가며 상대해야 할’ 선수들로 지목되었다. 도대체 우리 투수코치는 경기 시작도 하기 전에 포볼만 다섯 개 줘 놓고 시작하란 말인가?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팀 스코어러가 분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더욱 한심하다. 한번은 카디널즈와의 경기에서 스카우팅 노트북을 살펴보는데 팀 맥카버(훗날 야구 해설자로 성공한 선수)에 대해서는 ‘샌디 쿠팩스의 높은 직구에 삼진 당했음’이라고 쓰여 있었다. 참 멋진 분석이다. 하지만 도대체 쿠팩스의 무시무시한 높은 직구에 삼진을 당하지 않는 타자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이거 번역판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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