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 쪽 관람석에 있던 34살 하 모 씨는 날아오는 야구공을 피하지 못해 머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하 씨는 관람석 그물망의 높이가 낮아 피해를 당했다며,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시를 상대로 치료비 등 4천여만 원을 물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하 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파울볼의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과 안전요원이 충분히 있었고, 야구장을 찾은 이상 스스로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잠실야구장을 찾은 7살 정 모 양도 파울볼에 얼굴을 크게 다치자 소송을 냈습니다.
이번엔 한국야구위원회, KBO를 상대로 치료비를 청구한 소송이었는데, 법원의 판단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물망이 찢어진 틈으로 야구공이 날아오는 등 관리에 하자가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어린이의 경우라도 보호자를 통해 스스로 위험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인터뷰: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야구공이 관람석으로 날아온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스스로 위험을 피해야 할 의무가 있어서, 구단이나 지자체 등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야구장에서 열띤 응원 끝에 종종 일어나는 욕설과 폭력에 대해서는 엄격한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퇴장하는 야구 선수에게 윗옷을 벗고 욕을 하던 36살 윤 모 씨는 경호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고, 야구장 안전요원에게 욕을 하고 뺨을 때린 회사원 김 모 씨에게도 업무방해죄로 벌금 100만 원이 내려졌습니다.
스스로 지키는 '안전'과 '배려', 가을 야구를 만끽할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단어입니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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