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중 이진영이 노경은에게 “어제 고등학교 후배에게 홈런 2개를 맞지 않았느냐”며 슬쩍 시비를 걸었다. 노경은의 성남고 2년 후배인 넥센 박병호(27)를 두고 한 말. 노경은 전날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박병호에게 연타석 홈런을 얻어 맞고 5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노경은은 살짝 민망해 하면서도“앞으로는 절대 박병호에게 맞지 않을 것이다. 박병호를 막을 비법을 찾았다”고 자신만만하게 밝혔다.
8개 구단 모든 투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인 박병호 공략법이 있다는 말에 이진영도 솔깃했다. 이어진 노경은의 대답이 걸작이다. 노경은은 “박병호는 상대를 안 하면 된다. 무조건 고의4구로 내보내면 된다. 홈런 맞는 것보다 나은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어이 없어 하는 이진영의 표정을 보고서도 노경은은 “LG도 박병호만 상대하지 않으면 포스트시즌에서 넥센을 만나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넥센에 5승11패로 철저하게 눌린 LG를 위한 ‘조언’이었다.
기가 찬 이진영은 “잘 알았다. 우리 투수들에게 전해주겠다”며 자리를 떴다. 과거 ‘이승엽급’위압감을 풍기는 박병호의 올 시즌 행보, 그리고 화기애애한 ‘한지붕 라이벌’의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두 선수의 재미 있는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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