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수다 242-1
가장 어렵고도 쉬운 SK 편으로 다시 시작합니다 ㅜㅜ
서로의 멀어진 마음의 거리가 5회가 끝난 뒤 전광판 점수로서 새겨졌다. 그렇게 리드 당한 점수 차이의 크기가 모든 상황을 정리하고 대변하는듯 하다. 어느 팀이나 똑같듯 이제 남은 이닝은 4개 뿐이다. 벌어진 6점의 점수 차이를 어떻게 쫓아갈지... 하지만 '야구 몰라요' 는 그저 웃자고 만들어진 얘기가 아니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문제는 스스로 끈을 마지막까지 놓느냐 안 놓느냐 그리고 얼마 만큼 이전의 마음과 자세로 돌아가는 가 이다. 야구는 감독이 아닌 선수가 하는 거라고 말했던 것이 지금도 뚜렷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됐다. 실제 이제는 그 방법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SK WYVERNS 라는팀 이름이 유니폼 앞 가슴에 새겨진 의미를 어느 팀보다 잘 알고 있다는 선수들의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6점을 뒤진 채 6회가 시작된다, 이 어려운 상황이 '벌써' 가 될지 아니면 '아직' 될지는 유니폼 가슴에 달린 팀 이름으로 다시 모이느냐 아니면 등에 달린 자신의 이름으로 남고 자 하느냐 에 따라 갈릴 것이다. 많은 이들은 아직도 2007년 KS에서 2연패 후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최악의 상황에서든'벌써' 에서 '아직'을 얻을 수 있음을 배우고 깨닫게 해 준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이대로 끝내지 않고 반드시 보여줄 것 같은 그들의 꿈틀거림을 기대해 본다.
시작과 함께 늘 저만치 앞서 가던 승리의 DNA가 추출되고 의도대로 이제는 전혀 다른 DNA로 바뀌었다. SK 왕조라 불리던 지난 5년간, 늘 하던 것처럼 초반부터 승기를 잡지 못하고 많은 이들에게 당황 감을 넘어서 실망감을 주니 그렇게 좋은 양성 DNA는 아닌 듯 하다. 1회 수비의 출발부터 삐걱댔다. 주축 투수 들의 늦은 합류로 불안했던 전력은 경기 시작전 불안했던 평가 와 다르게 의외로 훨씬 더 강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모습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에서 늘 밀린다. 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결과는 늘 리드하고 있었던 지난 날의 기억과는 아주 다르다. 외국인 용병, 신진급 등 새로운 얼굴들이 겁 없는 활약 을 보이며 팀을 주도해 이끌어 가는 듯 했지만 야구가 그리고 조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게 바뀌지는 않았다. 그래도 SK다. 그동안 해왔던 것들이 감춰져 있었지만 라이벌 상대로 하니 자연스레 숨겨져 있던 것들이 본능처럼 살아났다. 바로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늘 최악의 경우에도 리드 하고 동점을 허용하고 다시리드를 잡는 등 경기의 주도권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이전의 경기 흐름과는 다르다. 리드를 허용하고 쫓아가기 바쁘다. 동점까지는 쫓아가나 역전을 하지 못하고 도망가는 찬스를 맞아서는 번번이 병살타다. 그렇게 쫓기듯 이닝이 빠르게 지나가다 보니 부상 선수까지 나오는 악재가 팀을 깊은 수렁속으 로 떨어뜨린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팀 내부의 예민한 촉이 또 한번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격을 강화하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트레이드도 하고 당근도 풀고 이것저것 다 해본다. 5회가 끝나기 전까지 최소한 쫓아갈수 범위까지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결과는 미비했다. 많이 벌어진 리드를더이상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그리고 조금은 살아나기 시작하는 듯한 기존 전력의 모습과 그에 대한 기대치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제 더 이상 그라운드 안에서 빨간 유니폼은 상대에게 무서운 존재가 아님을 재확인 시킨 채 그렇게 그들 답지 못한 5회 까지의 경기는 끝이 났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리고 신생팀 다운 빠르고 패기가 넘치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는 않았지만 1회 수비의 현실은 가혹했다. 날씨까지 차가웠다. 이대로라면 시즌전 김경문 감독의 출사표, 리그 운영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던 의지와 약속을 지키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게 만 보여졌다. 경기가 끝나고 잠을 이룰 수는 있을까. 막 떠오른 달만 쳐다보게 됐다. 겨우 겨우 팀 첫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고 잠시 마음을 놓기 무섭게 다시 위기는 계속됐다. 기존 형님 팀들과의 전력 차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수비에서 무너진 것이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다.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스스로 수비만 다시 다 잡는다면 해 볼만하다 였다. 날이 따듯해 지기를 기다렸고 1회 공격이 채 끝나기도 전이지만 움직였다.수비를 다잡기 위해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문제를 바로 짚었고 결국 성공했다. 중심타자도 부상에서 합류 했다. 이제 야구가 재미있어졌다. 투수들도 흥이 나기 시작했다.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공격은 상대팀 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경기의 흐름도 상대의 일방적인 공격이 아니고 서로 공방을 주고 받는 등 공 하나 하나에 아웃 카운트 하나 하나에 따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긴장감이 생겨났다. 욕심에는 끝이 없다고 했는가 초반의 대량 실점이 못 내 아쉽기만 하다. 지금 내용이라면 내일의 경기에 이처럼 야구가 잘 될 수 있을 까, 오히려 걱정이 될 정도이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격렬했던 4회까지 지나니까 역시 기존 팀들과의 힘의 차이를 느낀다. 우선 이닝 이닝마다 투수가 버텨 내는게 버겁구나 몸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찬스를 거머쥐고 초반부터 뜨거웠던 선수 들도 더위에 그리고 부담에 조금씩 지쳐간 다.경험의 차이가 나타난다. 5회 공격에서 찬스가 있었으나 살리지 못하고 벌어진 점수차를 조금이나마 좁히는데 실패했다. 결국 수비에서 위기의 흐름이 있었고 시작되었지만 홈 구장은 언제나 든든했다. 나름 이닝의 마무리는 양호했다. 오늘의 경기보다 내일의 경기가 중요하다. 언틋 맞는 얘기 같으면서도 조금은 아쉽다.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행동으로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이미 초반의 대량 실점은 뒤집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6회부터 남은 4개의 이닝은 무엇을 의미하고 또 무엇을 해야는가, 우선 '만족' 은 아닐 듯 하다. '부족' 을 채우기 위한 무단한 노력과 절실함이 있어야 오늘의 경기가 내일의 경기와 흐름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1회가 시작되고 13실점을 한다. 최대 점수 차 역전 기록이 몇 점차인지 KBO 역대 기록을 뒤져본다. 그 예가 없다. 팀으로선 지금 이 상황이 상식적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남들이 말하는 상식 선에서 움직이는 것 또 한 오히려 프로로써 상식이 아닐 수 있다. 그렇게 했다. 그리고 일단은 이닝을 막아냈다. 하지만 다음 투수를 앞당기고 앞당겨서 쓴 댓가는 이후에도 계속 경기 내용을 더 깊은 혼란 속에 빠뜨리고 말았다. 이미 시작하기 전 준비가 제대로 안 되었고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준비할 기회가 있었으나 다시 그에 대한 준비가 늦었다. 이제는이미 내일의 경기를 생각하고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앞서 말했지만 이것은 상식적이지 않고 아주 특별한 경우다. 좋은 상황은 아니니 하나의 상식을 넘어선 참사라고 말해도 틀리지는 않다.모든 참사는 다 이유가 있다. 억울하게 도 그렇게 큰 이유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 그것은 평상시 위험을 사소하게 생각하고 넘어간 둔감증에서 온다. 공은 둥글고 방망이도 둥글다.승부가 어디로 갈 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게임에 걸고 있는 최대 기대치가 되어서는 결과는 가보 지 않아도 이미 나와있고 알 수도있다. 살며 '혹시나' 했던 기대가 다른 좋은 결과를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역시나' 하는 기대의 반대로 나오게 되어 있었다.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승부의 세계지만 그래도 승리하는 팀들은 승리를 계획하고 확인하고 게임에 들어가려 노력 한다. 그 계획에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있지 만 동시에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다. 주로 경기를 운영하는데 있어 기반에 깔고 가는 것은 최선의 시나리오가 아닌 최악의 시나 리오다. 1회 시작과 함께 13실점, 최악 중에서도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아마도 뭐 해주겠지, 어느 정도는 하겠지 라는 기대감, 최상의 시나리오 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 밖에 들고 들어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었다. 위기 상황에 믿고 의지하기에는 버팀목이 너무 어린 나무였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부러 지고 말았다. 방송 중계를 해도 한 팀이 1회부터 13점을 주고 무너지는 일방적 경기진행이 된다면 나머지 8이닝의 이야 기를 어떻게 채우지라며 순간 호흡이 막힌다 그나마 준비를 많이 했다면 이것저것 문제 점을 파고들며 할 이야기도 나름 많겠지만 그렇지도 않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길게만 느껴질 듯 하다. 이미 경기의 승패는 넘어 갔고 오늘의 경기에 미련을 버리고 내일의 경기를 바라본다. 그렇지만 이것조차 뚜렷한 확신이 없다. 5회가 끝나니 이제야 어디에서 부터 다시 시작했어야 했는지 조금씩 감이 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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