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과 마찬가지로 통산 기록이 아닌, 한시즌에 얼마나 파괴적인 성적을 거뒀나 여부로 꼽았으며, 그 선수의 커리어 하이가 아닌 '해당 팀' 성적을 기준으로 합니다. 한 예로 이전 글에서 빅맥은 세인트루이스 시절이 아닌 오클랜드 시절 성적을 썼습니다. 물론 한두시즌 해당 팀에서 뛴 선수는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꼽는 건 넌센스같고, 최소 네댓시즌 이상 뛴 선수들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스크롤이 개 깁니다 흥미있으시면 시간 있을때 틈틈히 보시길 추천..
타선:
1. Maury Wills. SS.
다저스 역대 최고의 1번타자. 데뷔를 너무 늦게해서 통산 기록에서 손해를 보는 바람에 불행히도 명전 헌액은 되지 못했지만, 60년대 리그 최고의 쌕쌕이로 활약했습니다. 60년부터 65년까지 6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최고의 대도로, 특히 61년에 35도루로 도루왕 할 정도로 도루가 적던 시절에 62년 역대 최초로 104도루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스피드를 선보였고 이를 통해 리드오프로서 MVP까지 수상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1962년은 그에게 특별한 해였는데, 당시만 해도 리드오프는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었기에 올스타전에도 선발이 아닌, 6회에 스탠 뮤지얼의 대주자로 출장했습니다. 한데 이런 불리한 환경에서도 다리로만 3득점을 올리며 내셔널리그에 승리를 가져왔고, 사상 최초로 아치 워드 트로피(올스타 MVP)를 수상하게 됩니다. 이런 Wills의 활약으로 다저스는 101승 61패를 기록하며 100승을 넘기게 되지만, 이런 완벽한 시즌에도 불구하고 같은 지구의 자이언츠가 동률을 기록해 타이브레이커 3경기를 가지게 됩니다. (여담이지만 극도의 투수친화 구장인 새 홈구장을 벗어난 샌디 쿠팩스는 1차전에서 무너지게 되고 이 때문에 다저스는 탈락,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게 됩니다.)
Wills는 1루까지의 빠른 진출을 위해 스위치로 타격을 바꾸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출루율에서 많은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은퇴 후 다저스 주루담당 코치가 되었으며, 85년 스프링캠프에선 삼성 라이온즈를 코칭하기도 한 인연이 있습니다. 통산 MVP 1회, 득표 8회, 올스타 5회, 골든글러브 2회, 도루왕 6회를 기록했습니다(수비에서도 레팩 1위 차지하는 등 준수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의 최고의 시즌으로 MVP를 수상한 1962년을 꼽아보았습니다.
1962 LAD AVE .299 OBP .347 R 130 2B 13 HR 6 RBI 48 SB 103(89%)
2. Jackey Robinson. 2B
사실 다저스의 1번타자+유격수 포지션은 다른 레전드도 있습니다. 피 위 리즈라는 선수인데, 명전 헌액 선수이지만 초기 시절 선수라 3자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스탯의 측면에선 큰 감흥이 없어 고민하다 윌스를 뽑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2번+2루수 포지션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재키 로빈슨입니다.
재키 로빈슨의 이름은 아마 대부분의 야구 팬 분들이 아실 텐데요. 최초의 흑인선수로 유명세를 탄 그이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기록적인 부분이 부각되지 않는 단점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뛰다 적응에 실패하고 성적을 못 낸 한국 선수들이 여럿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이란 건 야구선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어려서부터 가장 인종차별 심한 조지아주에서 자라나 니그로 리그에서 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거쳐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선수가 되지만 KKK등의 살해 협박, 타 선수들의 폭행과 욕설 등을 이겨내고 1947년 최초의 신인왕 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합니다(이후 49년 MVP 수상으로 사상 최초로 신인왕-MVP를 모두 차지한 선수가 됩니다).
비록 28세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 커리어는 짧지만 최초의 흑인 선수로써 리그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고 실력 면에서도 리그에서 첫손 꼽히는 리드오프로 각광받았습니다. 특히 데뷔해부터 7년 연속 MVP 투표 득표, 49년부터 6년 연속 올스타 등은 흑인 선수로써 센세이션이라 할 만한 대단한 수상기록입니다. 62년에 영구결번 되었으며 90년대 후반에 전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되게 되나 당시 42번을 쓰고 있었던 마리아노 리베라와 호세 리마는 은퇴때까지 등번호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되었습니다.
최고의 시즌은 역시 MVP를 수상한 1949년이 되겠죠. 역대 최초로 타격왕과 도루왕을 한 타자가 동시에 차지한 해입니다. 사실 재키는 테이블세터보다 3번이 더 잘 어울리는 유형이기도 합니다만, 워낙 희생번트를 위시한 작전에 능했던 점을 감안해 2번으로 써봤습니다. MVP 1회, 도루왕 2회, 타격왕 1회, WAR 1위 2회, PSN 1위 4회. 수비WAR 1위 1회, 병살성공 1위 4회, 수비율 1위 3회 등.
1949 BRO AVE .342 OBP .432 SLG .528 R 122 HR 16 RBI 124 SB 37.
3. Matt Kemp. CF
자 이제 그럼 무대를 현대로 옮겨보죠. 브루클린 시절의 탁구구장에서 다저 스타디움으로 오면서 다저스는 수비의 팀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로이 캄파넬라를 필두로 준수한 공격력을 선보이던 다저스였지만 이후 역사에선 타자보다 투수들이 훨씬 부각되게 되었구요. 고작 8시즌을 보낸 외야수가 역대 로스터에 들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캠프는 수준급 선수가 모두 사라진 2000년 중반 이후의 다저스에서 명운을 걸고 키우던 타자입니다(투수는 커쇼, 빌링슬리). 포텐셜은 있었으나 마이너 시절 싱글 A때의 20-20을 제외하면 크게 볼 것이 없었던 그를 올리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캠프는 플래툰 속에서도 꾸준히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것이 2011년 대폭발하게 되는데, 당시 다저스는 캠프를 제외하면 이디어의 67득점 62타점이 최고일 정도로 타자들이 도저히 눈뜨고 보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이 떄문에 투타에서 트리플크라운급 성적을 찍은 타자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플옵 진출에 실패하게 됩니다.
작년 부상 이후 계속된 부진을 보여주고 있지만 드디어 믿을만한 조력자도 얻었고 팀 재정이 안정된 지금, 부활한 그가 보여 줄 모습이 더욱 기대됩니다. 40-40에서 홈런 하나가 모자랐던 커리어하이 시즌인 2011년 스탯입니다.
2011 LAD .324 HR 39(1) RBI 126(1) R 115(1) SB 40.
4. Adrian Beltre. 3B
다저스 영광의 4번타자는 FA로이드라는 신조어를 처음으로 만들어 낸 Third basement of 2004, 애드리안 벨트레입니다. 사실 다저스에는 리그를 씹어먹었다고 할 만한 역대급 강타자는 없습니다. 4번을 칠만한 타자는 영구결번 된 듀크 슈나이더 정도인데, 지금 꼽는 올타임 로스터는 통산성적은 배제하고 한시즌 성적을 더 중요하게 평가하는지라 슈나이더와 론 세이를 제치고 벨트레를 꼽았습니다.
벨트레는 다저스 팜 출신으로, 수비는 준수하지만 장타 포텐셜이 도무지 터지질 않는, 한국으로 치면 수비 좋은 김주형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루수 자원이 워낙 없었던 시절이라 눈물을 머금고 풀타임으로 쓰던 계륵같은 존재였죠(당시만 해도 3루수는 어느정도 장타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선호되었습니다. 롤렌-칩대장 시절이라..). 그러던 것이 FA를 맞는 해에 엄청난 성적을 내며 미친듯이 타오릅니다. 비록 같은 지구에 242볼넷을 얻은 미친 타자가 있어서 MVP 투표에선 2위로 밀렸지만, .331 46홈런-123타점-133득점-51 2루타라는 괴물같은 성적을 찍은 푸홀스를 3위로 밀어낼 정도였으니까요. 수비야 뭐 현역 3루수 중 수비WAR 1위를 차지할 정도이니 말할것도 없고...
비록 그 이후로는 중장거리 타자로 전락(?)해버렸지만, 가니에와 함께 약체 다저스를 플옵까지 견인했던 벨트레의 2004년을 다저 네이션의 4번타자로 꼽아봤습니다.
2004 LAD AVE .334 .338 .629 HR 48 RBI 121
5. Roy Campanella. C.
역대 최고의 포수를 꼽는다면 항상 3손가락 안에 드는 포수. 커리어가 짧은 점 때문에 퍼지 등에게 밀리는 면이 있지만 커리어동안 퍼지의 수비와 피아자의 타격을 합쳐놓은듯한 꿈의 포수였습니다(개인적으론 양키즈의 요기 베라 바로 다음으로 놓습니다).
매일 끼니를 때우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우한 시절을 보낸 캄파넬라는 생계를 위해 야구로 뛰어든 케이스입니다. 흑인이라 니그로 리그에서밖에 뛰지 못했지만 그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유색인종에게 열린 태도를 보이던 다저스에 스카웃되게 됩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비시즌에도 라티노 리그에서 뛰며 포수로써 10년 가까이 휴식도 없이 뛰던 그였던지라 프로 데뷔땐 이미 무릎 연골과 어깨가 너덜너덜해져 있던 상태였습니다(한국의 최동원 선수가 실업리그 시절 혹사로 인해 비슷한 상황이었죠).
그러나 이런 상황도 어린 시절부터의 꿈을 드디어 이루게 된 그의 열정엔 장애물이 되지 못합니다. 포수로써 보기 드문 30홈런과 100타점을 넘기며 MVP를 차지한 그는 마침내 포수 최초로 40홈런, 140타점을 넘기며 리그 최고의 강타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게다가 로이 캄파넬라가 더욱 위대했던 점은 이미 만신창이가 된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포수로써도 역대급 성적을 찍었던 부분에 있습니다.
통산 도루저지율 57%, 데뷔 후 5년 연속 도루저지율 1위(6할 이상 4회), 수비율 1위 2회, 포수 레펙 1위 9회(커리어 10년. 8년 연속 포함) 등 실로 압도적인 수비실력을 보입니다. 그는 아직까지도 도루 저지율 부동의 역대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와는 1할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내셔널리그 올스타 팀을 꼽는다면 포수 포지션에 1순위로 들어갈 그의 최고의 시즌으로 40홈런-타점왕, MVP를 차지했던 53년을 꼽아봤습니다. (수상경력: MVP 3회, 올스타 8회, 타점왕 1회 등)
1953 BRO AVE .312 OBP .395 SLG .611 R 103 HR 41 RBI 142.
6. Shawn Green. LF.
사실 숀 그린과 게리 셰필드는 4~5년정도밖에 안 뛴 선수들이라 올타임 로스터에 넣기가 좀 애매하긴 합니다. 하지만 다저스 올스타가 워낙 외야 라인이 약하고 꼽을만한 타자들이 극히 적어서..(이 둘을 빼면 짐 길리엄이나 잭 위트, 딕시 워커 등을 넣어야 하는데 너무 애매하죠) 그래도 둘 다 넣는건 치팅같아서 숀 그린만 넣겠습니다.
숀 그린은 박찬호 선수 전성기때 커리어를 같이 보낸 선수라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하죠. 그린 특유의 홈런 치고 장갑 던지는 세레모니는 처음 메이저리그를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한국 팬들에겐 신선한 흥밋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린도 사실 토론토에서 FA로이드 맞기 전까지는 그냥 준수한 타자 정도였는데 다저스로 이적 후 엄청난 타자가 됩니다. 특히 당시 막 완공되었던 AL의 세이프코필드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친화 구장에서 그 성적이라니요. 비록 2002년 약물단속이 강화된 이후 끝도 없는 내리막을 걷다 은퇴해서 약물 의혹을 받는 선수 중 하나가 되었지만, 미첼 리포트 등에 언급되진 않았으니 혐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2001년 다저스 타자 역대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세우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습니다.
2001 LAD .297 HR 49 RBI 125 R 121
7. Steve Garvey. 1B
다저스 물타선중에서도 가장 취약한게 바로 1루수가 아닐까 합니다. 보통 1루수는 거포들이 맡는다는 통념이 있는데, 다저스 1루수들 중엔 거포 타자가 없죠.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을 찍은 투수가 70년대 다저스 돌풍에 일조한 스티브 가비입니다.
구장 밖에서의 깨끗한 이미지와 어느정도 대조되는 그의 악바리 근성은 '페르난도 매니아'와 함께 70년대 다저스를 중흥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전성기의 마이클 영을 연상케하는 중장거리 교타자에 가까운 선수였죠. 특히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인 내셔널리그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은 경기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항상 200안타 언저리, 3할 언저리를 꾸준히 찍으며 올스타에 10회나 선정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의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1977년을 꼽았습니다(MVP시즌보다 성적이 좋습니다). 특이하게도 커리어 거의 전부를 뛰던 다저스가 아닌 샌디에이고에서 영구결번을 받았습니다.
1977 LAD .297 HR 33 RBI 115
8. Duke Snider. RF
다저스 최고의 전설 중 하나인 듀크 슈나이더. 사실 8번 칠 선수는 아니고 4번 쳐도 전혀 문제 없는데 OBP가 비교적 높은 하위 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위해 넣었습니다. NL은 9번이 투수타석이라 8번에서 해결을 해 주는게 효과적이 아닐까 싶어서요.
듀크 슈나이더는 다저스 영욕의 세월을 같이 한 타자입니다. 어린 나이에 군복무를 마치고 다저스에서 데뷔해 핵타선을 이루던 로이 캄파넬라의 안타까운 은퇴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맹활약했습니다. 하지만 타자 친화적 구장이던 에벳필드에서 벗어나 투수 친화 목적인 다저 스타디움으로 옮기게 되자 40홈런에서 15홈런으로 급락하며 이후 다시는 25홈런을 넘기지 못한 채 은퇴하게 됩니다.
초기 서부 개척시대를 연 타자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그의 4번은 다저스의 영구결번이 되었습니다. 홈런왕 1회, 타점왕 1회, 득점왕 3회, 안타왕 1회. 4년 연속 커리어하이라 할만한 시즌을 찍었지만 타순 상 타점이 가장 많은 1955년을 선택했습니다.
1955 BRO AVE .309 HR 42 RBI 136 R 126
9. 투수타석.
대타: Mike Piazza
1997 LAD .362 HR 40 RBI 124 R 104. 다저스 역대급 시즌 성적이지만 로이 캄파넬라가 워낙..
타 팀의 올타임 올스타에 비해 타격은 그렇게까지 강하지 못한데요, 그럼 투수를 보겠습니다.
선발:
1선발:
Sandy Koufax
너무나도 유명한 샌디 쿠팩스가 당연히 다저스의 1선발로 꼽혔습니다. 그의 위대함은 '왼팔의 신'이라는 별명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초기의 쿠팩스는 불꽃같은 강속구에 제구가 전혀 잡혀있지 않은 투수였습니다. 월터 존슨 이후 최고의 강속구라 불리던 그의 불펜피칭에 포수의 손가락이 부러질 정도로 강했습니다. 하지만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아 경기 후 대학교 야간과정을 들으러 다닐 정도로 본인도 투수로써 성공 가능성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초기엔 불같은 강속구와 잡히지 않는 영점 탓에 불펜 위주로 나오게 됩니다(브루클린 시절 마지막 공을 던진게 쿠팩스입니다). 계속된 불펜 피칭에 지친 그는 은퇴를 마음먹게 되지만, 한 해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장 열심히 담금질을 하게 되고 마침내 영점을 잡게 됩니다.
이 때 다저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생기는데, 바로 홈구장 이전입니다. 서부로 이동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때라 풋볼 구장을 함께 쓰던 다저스는 외야가 두배가 넘는 다저 스타디움이 완공되어 이전하게 되고 쿠팩스는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나게 됩니다. 흔히 '위대한 4년'이라 불리던 시기의 시작이 바로 이 때입니다. 이 시기 쿠팩스는 300이닝을 세차례나 넘겼으며 사이영상 3회(최초 만장일치 포함), 투수로써 MVP 1위 한번, 2위 두번, 25+승 3번, 1점대 방어율 3번, 300+탈삼진 3번(역대 최다 탈삼진 382개 포함. 이후 놀란 라이언이 383개로 경신), 그리고 트리플크라운 3회를 기록하며 리그를 씹어먹습니다. 특히 9이닝당 홈런 0.55개는 (물론 시대가 엄청나게 다르긴 하지만) 페드로의 그것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기간 월드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에서도 상당히 솔리드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현대 다저스 황금시대를 여는 주역이 됩니다. (여담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론 대단히 고평가된 투수라고 봅니다. 구장빨, 시대빨 등 시대를 굉장히 잘 타고난 투수죠. 실제로 개인 조정방어율 커리어 하이가 190인데 페드로의 커리어 하이인 291, 매덕스의 272에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사실 4년 중 어느 시즌을 꼽아도 되지만, 최고의 조정방어율을 기록했던, 은퇴 직전 해인 1966년을 꼽아보겠습니다.
1966 LAD W27 L9 ERA 1.73 IP 323.0 ERA+ 190 WHIP 0.985 CG 27 SHO 5 (싸이영 1위, MVP 2위)
2선발:
Don Drysdale
돈 드라이스데일은 샌디 쿠팩스와 함께 다저스의 원투펀치를 구성했던 투수입니다. 사실 쿠팩스를 빼면 다 비슷비슷한 정도의 선수들이라 줄세우기가 큰 의미는 없습니다.
드라이스데일은 메이저리그 불호그의 계보를 잇는 선수이자 오리지널 DDD입니다(페드로를 처음 봤을 떄 드라이스데일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더군요). 쉴링이나 매덕스에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칼날 제구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취미삼아 타자들을 맞추곤 했던 그에게 타자들은 맞서 싸우기보다 오히려 그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이곤 했었죠. 페드로의 유명한 발언인 '밤비노가 살아 나온다면 그의 대가리를 깨버리겠다'는 원래 드라이스데일의 '몸쪽으로 붙는 놈은 내 할머니라도 머릴 맞추겠다'에서 온 말이죠. 심지어 다저스에서 같이 뛰던 동료가 트레이드 소식을 듣자 제일 먼저 연락한 것은 단장도 가족도 아닌 드라이스데일이었습니다. '제발 맞히지 말아달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죠.
아직도 깨지지 않는 역대 완봉 최고 기록인 6연속 완봉, 역대 최고 기록인 58.2이닝 무실점(이후 같은 다저스 투수인 오렐 허샤이저에게 깨짐) 등 어느 팀을 가도 에이스로써 대접받을 수 있었지만, 불타는 승부욕의 그조차 샌디 쿠팩스에게 한 수 접어 줄 정도로 팀을 생각하는 선수이기도 했습니다(마치 불스 왕조의 피펜이 생각나는 포지셔닝). 비록 스팟라이트는 쿠팩스가 전부 가져갔지만 동기간 리그 최다 선발등판, 최다이닝 투구를 하며 실질적인 마당쇠 역할을 했습니다. 타격에서도 타율 3할, 장타율 5할을 심심치않게 해낼만큼 재능있는 투수였고요. 은퇴 후에는 다저스 해설위원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만 빈 스컬리의 아성을 깨지 못한 채 에인절스 장내 아나운서로 가게 됩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사이영상을 수상한 1962년이 되겠습니다.
1962 LAD W25 L9 ERA 2.83 IP 314.1 SO 22 ERA+ 128 CG 19 SHO 2
3선발:
Dazzy Vance
라이브볼 시절이 시작되었을 즈음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대지 밴스를 3선발로 꼽아봤습니다. 사실 스탯만 놓고 보면 드라이스데일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죠. 이 당시는 데드볼에서 라이브볼로 바뀌고 루스의 등장으로 리그가 미친 타격의 시대로 바뀌었던 때입니다. 요즈음 데뷔했다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법한 타입인 아주 클래시컬한 파워피쳐입니다. 7년 연속 탈삼진왕, 트리플크라운 2년 연속 다승왕, 방어율왕 3회 등 타자들의 시대임에도 엄청난 성적을 밥먹듯 찍었으며 특히 데드볼 시절 타자들의 습관인 '장타 없이 어떻게든 맞추려는' 시도가 여전히 남아있던 때라 삼진을 거의 못잡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평균보다 120% 더 많은 삼진(역대 최고. 대지 밴스 외엔 100%를 넘는 선수조차 없음)을 잡아내며 파워피쳐의 진수를 보여줬습니다.
대지 밴스가 진정 불가사의했던 건 등판 횟수에 있습니다. 당시 다저스는 40~60년대 투수들과는 달리 정해진 로테이션을 지키며 등판하는 현대 야구와 흡사한 등판 횟수를 가지는 팀이었는데, 따라서 밴스는 코팩스나 밥 펠러 등과는 달리 30번 중반 정도의 지극히 상식적인 등판 횟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경기에서 완투하며 내리막 걷기 이전 커리어 대부분을 디시전 경기로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34번 선발등판해 34디시전, 30완투, 승률 .824를 찍은 24년은 전설 중 하나죠(이듬해에도 31번 등판해 31번 디시전).
대지 밴스 최고의 시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1924년을 꼽습니다.
1924 BRO W28 L6 ERA 2.16 IP 308.1 SO 262 ERA+ 174 CG 30 SHO 3 (34번 선발등판 33완투 28승 6패..)
4선발:
Don Newcombe
투수 특성 상 브루클린 시절 투수들이 많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조정방어율을 더 높이 평가해서 LA시절 투수들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스탯은 50년대 이전 스탯들이 갑이죠. 해서 돈 뉴컴을 4선발로 선택했습니다.
돈 뉴컴이 가장 유명한 부문 중 하나는 역대 최초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에는 양대리그 수상이 아닌 통합 수상이었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었죠. '양대리그 수상으로 바뀐 후' ROY도 처음으로 수상했습니다. 게다가 MVP까지 사이영과 같은 해 동시 수상.. 이 해엔 아직도 투수 한시즌 최다 홈런으로 남아있는 7홈런 기록도 세운, 소위 '인생시즌'이었죠(돈 드라이스데일도 타이기록. 통산 타율 .271).
처음으로 20승을 거두던 해, 뉴컴은 한국전쟁에 2년동안 차출되어 참전하게 됩니다. 이후 시즌 중반 돌아온 그는 9승 8패 방어율 4.55를 기록하며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잊혀지는 듯 했지만 바로 다음해 승률왕, 그 다음해 싸이영과 MVP를 동시 수상하며 부활합니다(불행히도 이 시즌이 마지막 전성기가 되고 맙니다).
비록 짧은 전성기로 별다른 커리어를 남기지 못한 채 은퇴했지만, 그의 56년 기록은 한번 쯤 볼만한 가치가 있네요.
1956 BRO W27 L7 ERA 3.06 IP 268.0 WHIP .989 CG 18 SHO 5
5선발:
Orel Hershiser
한국인에겐 흔히 '허사형'으로 불리는 그 분이 5선발로 뽑혔습니다. 사실 커쇼와 발렌수엘라 중 누굴 할까 고민했었는데 기록상 조금 더 뛰어나고 임팩트있던 허샤이저를 꼽았습니다.
허샤이저는 타자와의 끈질긴 승부로 불독이라고 불리던 선수였습니다. 페드로의 형 라몬이 나타나기 전엔 다저스의 에이스로써 활약했었고 지역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투수였지만 동시대 같은 리그 최고의 선발인 드와이트 구든에 밀려 비운의 2인자가 된 투수입니다. 17라운드 지명을 받았는데 이는 피아자의 42라운드 지명과 함께 다저스 역대 하위픽 레전더리 중 하나로 남습니다.
85년부터 89년까지 5년 연속 230+이닝을 던지고 결국 탈이나서 이후 재기하지 못합니다(사실 이후에도 꾸준하게 잘해주긴 했는데 과거의 그 포스가 안나왔을 뿐. 게다가 당시 다저스 타선이 실로...). 커리어하이는 1988년으로 드와이트 구든의 58과 2/3이닝을 1/3이닝 차이로 넘어서서 역대 최다이닝 무실점을 달성합니다. 또한 다승왕, 최다이닝, 최다완투, 최다완봉을 기록하며 불독으로써의 진면목을 보이고 싸이영까지 차지하죠.
1988 LAD W23 L8 ERA 2.26 IP 267.0 CG 15 SHO 8
롱맨:
Clayton Kershaw
2011 LAD W21 L5 ERA 2.28 IP 233.1 SO 248 WHIP .977 CG 5 SHO 2(트리플크라운, 싸이영)
Fernando Valenzuela
1981 LAD W13 L7 ERA 2.48 IP 192.1 SO 180 CG 11 SHO 9 (단축시즌, 싸이영, 신인왕)
페르난도 신드롬을 불러온 바로 그 해. 이후 6년 연속 250이닝 이상 던지며 혹사당하다 결국 재기 못하고 저니맨 신세가 됨.
토미 존도 있고 페란노스키, 로에, 찰리 휴 등등 있는데 쓰기 귀찮다...
셋업맨
Clem Labine
1955 BRO W13 L5 G60 ERA 3.24 IP 144.1 SV 11
Closer:
Eric Gagne
2003 W2 L3 ERA 1.20 IP 82.1 SV 55 BS 0 (싸이영)
1이닝 마무리 시대가 정착한 이후 유일무이한 마무리 싸이영상을 수상한 시즌(라루사이즘의 선구자격인 애커슬리 시절은 1이닝 마무리가 평가절하 되기 이전이라 약간 과대평가 된 부분도 있음). 애커슬리의 90년 시즌과 함께 역대 최고의 마무리 시즌이 아닌가 싶음. '불칸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활용한 최초의 선수이며 강속구와 제구력을 모두 갖췄던 마무리 중의 마무리. 사실 초기엔 선발로 등판했었는데 서드피치가 없어서 무너지는 바람에 결국 마무리가 됨. 아직 근처조차 간 선수가 없는 84경기 연속 세이브 기록은 실로 후덜덜..(한국 기록은 오승환의 28경기. 근데 미국은 '세이브상황이 아닐때 등판'하는 건 연속세이브 기록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점이 달라서.. 즉, 블론만 아니면 연속세이브 기록 이어진다는 얘기. 실제로 가니에도 03년에 3패가 있기도 하고.)
대체 어떻게 3패나 했는지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지만 '아무리 좋은 직구도 몰리면 넘어간다'의 가장 훌륭한 교보재로 사용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본즈한테 가운데 몰린 100마일 그냥 넘어가는 경기가 있었는데..). 가니에 직구는 실로 레이저빔처럼 쭉쭉 뻗어가는 특급 직구. 한시즌만 놓고 보면 리베라든 호프먼이든 죄다 씹어먹을만한 역대 최고 마무리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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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실로 가슴아픈 댓글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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